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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2 (수)

[이슈분석] 본주 올라도 ETF는 하락?…‘하루 2배’의 맹점

일간 수익률만 2배 추종…누적수익률은 단순 배율과 달라
괴리율 벌어지고 종가 매매 몰리면 본주 변동성까지 키울 가능성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급변장에서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냈다.

 

해당 상품은 기초주식의 하루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지만, 투자기간 전체의 수익률까지 정확히 두 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 간 괴리가 커지면 본주가 상승해도 ETF 가격은 하락할 수 있다. 장 마감 무렵 리밸런싱 주문이 몰리면, 오르는 주식은 더 사고 내리는 주식은 더 파는 거래가 겹쳐 주가 변동 폭도 커질 수 있다.

 

최근에는 ETF 거래가 기초주식의 수급에 역으로 영향을 미치는 경로도 부각되고 있다.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가 투자자 진입 요건을 넘어 리밸런싱 방식과 유동성공급자(LP) 거래까지 제도 개선 범위를 넓힌 배경이다.

 

◇ 하루 2배 추종의 함정…주가 제자리여도 손실 가능성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첫 번째 특징은 추종 기준이 장기 누적 수익률이 아니라 일간 수익률이라는 점이다.

 

기초자산이 하루 10% 하락한 뒤 다음 날 11.11% 오르면 가격은 원래 수준으로 돌아온다. 반면 일간 수익률의 두 배를 추종하는 상품은 첫날 20% 하락한 뒤 이튿날 22.22% 상승하더라도 손실을 모두 회복하지 못한다. 최초 투자금을 100으로 가정하면 평가액은 80까지 줄었다가 97.78로 회복하는 데 그친다. 수수료와 추적오차를 제외해도 약 2.22%의 손실이 남는다. 상승과 하락이 반복될수록 기준금액 자체가 달라지면서 손실이 누적되는 이른바 ‘음의 복리 효과’다.

 

이 때문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수익률은 기초주식의 일정 기간 등락률에 단순히 두 배를 곱한 값과 일치하지 않는다. 방향성이 뚜렷한 장세에서는 배율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등락 폭이 크고 방향이 자주 바뀌면 기초자산이 출발점으로 돌아와도 ETF 가격은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수 있다.

 

실제 지난 6월 8일부터 10일까지 SK하이닉스는 1.06% 하락하는 데 그쳤지만,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6.13% 떨어졌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8.05%,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는 17.95% 내렸다. 레버리지 ETF는 하루 수익률의 두 배를 따라가기 때문에, 주가가 여러 날 오르내리면 레버리지 ETF의 누적 수익률은 기초주식 등락률의 단순 두 배 수치와 차이가 생길 수 있다.

 

◇ 본주는 7.68% 하락, ETF는 49.7% 급등…동시호가서 괴리율 확대

 

ETF 시장가격이 상품의 실질가치를 나타내는 순자산가치와 벌어질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ETF에는 거래소에서 실제로 사고파는 가격과, ETF가 보유한 자산을 기준으로 계산한 적정가치가 따로 있다. 두 가격이 벌어진 정도를 괴리율이라고 한다.

 

통상 LP가 매수·매도 호가를 제시해 가격 차이를 좁히지만 주문이 한쪽으로 급격히 몰리거나 기초자산 가격이 빠르게 움직이면 괴리율이 확대될 수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한 종목만 추종하는 데다 주가 움직임을 두 배로 반영해 이런 가격 왜곡에 더 취약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6월 8일 발생했다. 당시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7.68% 하락했지만 AC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49.7% 상승했다. 장 마감 동시호가 시간대 대량 매수 주문이 들어오면서 실시간 순자산가치(iNAV) 기준 괴리율은 90.18%까지 벌어졌다.

 

다음 거래일에는 반대 현상이 나타났다. SK하이닉스가 15.91% 상승했지만 해당 ETF는 27.03% 하락했다. 전날 비정상적으로 높아졌던 시장가격이 순자산가치에 가까워지는 과정에서 기초주식과 ETF 가격이 반대로 움직였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AC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와 1Q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레버리지, KIWOOM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레버리지 등 3개 상품을 투자유의종목으로 적출했다.

 

당시 가격 왜곡은 오후 3시20분부터 3시30분까지 진행되는 장 마감 동시호가 시간에 발생했다. 이 시간에는 LP의 의무호가 제출이 적용되지 않아 매수·매도 가격 차이가 벌어지기 쉽다. 여기에 시장가 매수 주문이 몰리면 ETF 가격이 실제 가치보다 과도하게 높아진다.

 

따라서 투자자가 기초주식의 상승 방향을 맞혔다고 해서 반드시 수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ETF를 실제 가치보다 비싸게 샀다면 이후 기초주식이 오르더라도 가격 차이가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수익이 줄거나 손실로 바뀔 수 있다.

 

◇ 하락하면 더 팔고 오르면 더 산다…종가에 몰린 리밸런싱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리밸런싱 거래가 기초주식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레버리지 ETF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는 기초주식의 하루 수익률을 두 배로 맞추기 위해 보유 규모를 매일 조정한다. 기초주식이 오르면 운용사가 주식이나 선물을 더 사고, 내리면 일부를 판다.

 

이러한 리밸런싱 주문이 장 마감 직전에 몰리면 주가의 기존 움직임이 더 커질 수 있다. 상승할 때는 매수 주문이, 하락할 때는 매도 물량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기초주식 가격이 더 움직이면 자산운용사가 조정해야 할 물량도 다시 늘어날 수 있다.

 

다만 최근 증시 급락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경계와 외국인 매도, 기존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기보다 장 마감 무렵 기초주식과 같은 방향의 주문을 집중시키면서 주가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에서는 지난 28일과 29일 사상 처음으로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함께 발동됐다. 29일 코스피는 5.98% 내린 5663.24, 코스닥은 6.12% 하락한 662.68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도 각각 9.61%, 5.23% 떨어졌다.

 

금융투자협회와 자산운용사, 유동성공급자(LP)를 맡은 증권사들은 지난 29일 긴급회의를 열고 종가 부근에 집중됐던 리밸런싱 거래를 장중과 장 마감 이후로 분산하기로 했다. 업계가 투자자 위험 고지에 그치지 않고 실제 거래 방식을 조정하기로 한 것은 상품 운용 과정이 본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 50일 만에 11.9조 몸집…뒤늦게 안전장치 보강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국내외 상품 간 규제 차이를 줄이고 해외로 빠져나가던 투자 수요를 국내 시장으로 돌리기 위해 지난 5월 27일 도입됐다.

 

출시 당시 16개 ETF의 시가총액은 4조4000억원이었으나 7월 15일 기준 11조9000억원으로 불어났다. 금융위원회가 집계한 하루 거래대금도 같은 기간 10조4000억원에서 13조원으로 늘었다. 짧은 기간에 자금과 거래가 집중되면서 기존 ETF 관리체계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규모와 변동 속도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지를 놓고 논란이 커졌다.

 

초기 대응은 투자 문턱을 높여 과도한 수요를 억제하는 데 맞춰졌다. 7월 31일부터 국내외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새로 사거나 추가 매수하려는 개인 일반투자자는 현금으로 기본예탁금 3000만원을 보유해야 한다. 기존에는 현금과 주식·ETF·채권 등 대용증권을 합쳐 1000만원을 충족하면 거래할 수 있었다.

 

시장 관리도 강화된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괴리율 관리 책임을 확대하고 투자유의종목 지정 절차를 단축하는 조치가 8월 19일부터 시행된다. 최소 매매수량을 늘리는 방안은 전산 개발과 단주 처리 절차가 필요한 만큼 별도로 시행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개인별 투자한도를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금융당국은 29일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개인이 보유한 전체 금융투자상품 가운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을 일정 수준 이하로 제한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기준으로는 20% 이내가 예시로 제시됐다. 모의거래 도입과 과도한 주문에 대한 비용 부과, 긴급 상황에서 상품의 배율을 조정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이들 조치는 신규 투자와 잦은 매매를 줄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다만 투자 문턱을 높이는 것만으로 ETF 가격과 순자산가치의 차이가 벌어지는 문제나 장 마감 무렵 리밸런싱 주문이 집중되는 현상까지 해소하기는 어렵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본지 취재진에 “기본예탁금 상향이 소액투자자의 무분별한 진입을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3000만원이 거래를 포기할 정도로 높은 문턱은 아닌 만큼 투자 수요를 크게 낮추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예탁금 상향은 투자자의 진입을 제한하는 장치일 뿐 상품 규모가 기초주식의 유동성에 비해 빠르게 커지면서 발생하는 시장 충격까지 줄이지는 못한다”며 “개별 투자자의 보유액뿐 아니라 같은 종목을 추종하는 상품의 전체 규모와 거래 집중도도 함께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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