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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2 (수)

쿠팡, '현금 10만원 배상' 소비자분쟁조정위 결정 수용 가능성은?

법조계 "국내 기업 다수 강제성 없는 위원회 조정결정 거부…행정소송 통한 대응 선호"

 

(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한국소비자원의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가 개인정보를 유출한 쿠팡을 상대로 피해고객들에게 현금 10만원 또는 쿠팡캐시 10만원을 배상하라고 31일 결정했다.

 

다만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이하 ‘위원회’)의 결정은 강제성이 없기에 쿠팡이 이를 수용할 지는 미지수다.

 

위원회에 따르면 작년 12월 8일 소비자 50명은 위원회에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따른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한 바 있다.

 

이에 위원회는 올해 4월 6일 집단분쟁조정을 개시한 뒤 개인정보 유출 관련 판례 등 법리 검토 및 조정안 마련을 위한 조정기일을 지난 10일과 22일 두 차례 동안 진행했다.

 

위원회는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인해 회원들의 성명, 이메일, 주소 등 일반적인 개인정보와 함께 공동현관 비밀번호, 주문내역 등 개인 사생활과 밀접한 정보가 유출된 점 등을 고려해 위자료 배상 책임이 쿠팡에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위원회는 ▲과거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서 법원이 통상 10만원 범위에서 배상액을 결정했던 점 ▲쿠팡이 자체보상안에 대한 신청인들의 사용 현황을 제출하지 않은 점 ▲유출 정보가 개인의 일상생활 영역에서 악용될 소지가 높다고 보이는 점 등을 검토해 손해배상 범위를 현금 10만원 또는 동일액 상당의 쿠팡캐시로 결정했다.

 

당사자인 쿠팡은 결정서를 받은 날부터 15일 이내 조정결정 내용에 대한 수락 여부를 위원회에 통보해야 한다. 쿠팡이 위원회의 조정결정을 수락하면 재판상 화해의 효력이 발생한다. 만약 쿠팡이 이 기간 동안 별도의 의사표시를 하지 않으면 조정결정을 수락한 것으로 본다.

 

쿠팡이 조정결정을 수락하면 법적 강제성이 발생하며 이후 쿠팡이 배상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소비자는 이를 근거로 강제 집행에 나설 수 있다.

 

다만 쿠팡이 공식적으로 조정결정을 수용하지 않겠다고 밝히면 해당 조정은 무효(불성립) 처리된다.

 

이때 소비자들이 실제 쿠팡으로부터 배상을 받아내려면 개별 혹은 집단으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뒤 법원 판결을 받아야 한다.

 

◇ 위원회 조정결정 강제성 無쿠팡, 위원회 조정결정 수용 가능성 희박

 

그간 다수의 국내 기업들은 위원회의 조정결과를 수용하지 않았다. 때문에 법조계 등에서는 쿠팡 역시 조정결과를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실제 작년 12월 위원회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한 SK텔레콤을 상대로 피해 보상 신청 고객들에게 1인당 10만원 상당(1인당 5만원 통신요금 할인 및 제휴처에서 사용이 가능한 티플러스포인트 5만 포인트 등)을 지급하라고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1월 SK텔레콤은 “총 보상규모가 2조3000억원에 달해 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상당하다”며 해당 조정결정을 거부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2023년 5월 위원회는 항공기 장시간 지연 사고를 일으킨 대한항공에 “‘205만1100원(항공운임)÷2×30%(조정비율)’에 따라 분쟁조정을 신청한 승객들에게 각각 30만7665원을 배상하라”고 결정했지만 대한항공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 2022년 10월 대한항공의 미국 뉴욕-인천 구간 항공편은 총 21시간 35분 동안 지연됐다. 이 과정에서 대한항공은 승객들을 대상으로 제대로된 지연사유를 설명하지 않았고 이에 일부 승객들이 소비자원에 피해구제를 신청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쿠팡이 위원회 조정결정을 수용한다면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한 50명 외에 다른 피해자들에 대한 동일 규모 보상까지 고려해야하기에 재무적 부담상 쿠팡이 해당 조정결정을 수용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며 “특히 위원회 조정결정이 강제성이 없는데다 이미 조정결정을 거부한 기업들이 수두룩해 쿠팡 입장에서는 수용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위원회의 강제성 없는 집단분쟁조정결정은 이미 20여년 전에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헌법상 재판받을 권리 보장’ 등 현행 법적 한계로 인해 지금도 기존 형식을 유지하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위원회의 조정결정을 거부하고 행정소송을 통한 대응을 더욱 선호하는 만큼 실효성 있는 피해자 구제를 위해선 주요 선진국처럼 ‘집단소송제’ 및 ‘징벌적 손해배상’을 전면 확대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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