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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3 (목)

[이슈체크] 레버리지 ‘2배’에 비상브레이크…긴급조치권 꺼낸 당국

홍콩 가변배율 참고해 급변장 배율 하향 추진
투자한도·모의거래도 검토…예탁금 상향 첫날 거래 76% 감소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금융당국이 시장 급변 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배율을 낮출 수 있는 권한을 마련한다.

 

기본예탁금을 올려 개인투자자의 진입을 제한하는 데서 나아가, 상품의 손익 구조와 거래 조건까지 직접 조정할 수 있도록 규제 수단을 확대하는 것이다.

 

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관련 시장 안정과 투자자 보호가 시급한 상황에서 레버리지 배율 조정과 투자 제한 조치를 신속하게 시행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2배인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배율을 시장 상황에 따라 낮추는 방안이 핵심이다. 개인별 투자한도와 모의거래 의무화, 과도한 주문에 대한 비용 부과 등도 추가 대책으로 검토되고 있다.

 

◇ 수익자총회 한계 보완…급변장 즉시 배율 조정

 

금융당국이 긴급조치권 도입에 나선 것은 현행 절차로는 시장 변동성에 맞춰 레버리지 배율을 신속하게 바꾸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ETF의 배율은 상품의 수익 구조를 결정하는 주요 조건이다. 이를 변경하려면 투자자 권리 보호를 위한 수익자총회 등의 절차가 필요해 급변장에 즉각 대응하기 어렵다.

 

당국은 자본시장법에 별도 근거를 마련해 일정한 시장 불안 요건이 충족되면 배율 하향이나 거래 제한을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배율을 낮추면 운용사가 목표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사고파는 주식과 선물 규모가 줄어든다. 장 마감 무렵 리밸런싱 주문이 기초주식의 기존 등락을 확대하는 현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다만 배율을 어느 수준까지 낮출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1.5배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금융당국이 확정한 기준은 아니다. 발동 조건과 적용 기간, 기존 투자자 처리 방식도 법안 마련 과정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 홍콩 ‘가변 배율’ 참고…국내 적용 방식은 미정

 

금융당국은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가 도입한 가변 레버리지 제도를 참고하고 있다.

 

홍콩은 운용사가 시장 유동성과 파생상품 포지션 한도 등을 고려해 정해진 범위 안에서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의 목표 배율을 조정할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마련했다.

 

국내에서는 당국이 위기 상황에 배율을 낮추도록 명령하는 방식이 우선 거론된다. 평상시에도 배율을 탄력적으로 운용하도록 할지, 시장이 급변할 때만 한시적으로 조정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기존 상품에 즉시 낮은 배율을 적용할지, 신규 매수분부터 적용할지도 쟁점이다. 기존 투자자의 예상 손익 구조를 바꾸는 조치인 만큼 배율 조정 전에 공시와 매도 기회를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투자금의 20% 제한도 검토…예탁금 규제와 병행

 

개인별 투자 규모를 제한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금융당국은 개인이 보유한 전체 금융투자상품 중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비중을 일정 수준 이하로 묶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는 총투자금액의 20% 이내가 예시로 제시됐다.

 

20%는 확정된 기준이 아니다. 금융당국은 투자금액을 계좌별로 계산할지, 여러 증권사에 분산된 자산을 합산할지 등을 추가로 검토할 예정이다.

 

선물시장처럼 과도한 주문을 반복하는 투자자에게 비용을 부과하고, 실제 매매 전 모의거래를 의무적으로 이수하도록 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앞서 지난달 31일부터 국내외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신규 또는 추가 매수하려는 개인 일반투자자에게 현금 3000만원의 기본예탁금 요건이 적용됐다. 종전에는 현금과 주식·ETF·채권 등 대용증권을 합쳐 1000만원을 충족하면 거래할 수 있었다.

 

규제 시행 첫날인 지난달 31일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의 거래대금은 약 3조원으로 집계됐다. 전날 약 12조4000억원보다 76% 줄었다.

 

◇ 권한 확대 앞서 발동 기준 구체화 필요

 

긴급조치권이 도입되면 금융당국은 투자자의 진입뿐 아니라 상품의 배율과 거래 조건에도 직접 개입할 수 있게 된다.

 

시장 안정 수단이 늘어나는 만큼 발동 요건은 구체적으로 정할 필요가 있다. 당국의 판단에 따라 상품 구조가 갑자기 바뀌면 투자자 손익에 또 다른 불확실성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배율 조정의 기준이 되는 시장 변동 폭과 적용 기간, 사전 공시 절차, 기존 투자자 보호 방식, 정상 배율로 돌아가는 조건 등이 법률이나 하위 규정에 명확하게 담겨야 한다.

 

기본예탁금 규제가 투자 수요를 줄이는 장치라면 긴급조치권은 상품이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줄이기 위한 수단이다. 금융당국의 대응 범위가 투자자 진입 제한에서 상품 구조와 운용 방식에 대한 관리로 넓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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