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송기현 기자) 대법원이 '부모를 부양한 자녀가 받은 증여재산은 유류분 산정 대상에서 제외한 개정 민법을 헌법불합치 결정 당시 재판중이던 사건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A씨 등 4명이 형제인 B씨를 상대로 낸 유류분반환청구소송(2024다222922)에서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한 원심 중 B씨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6월 11일 대구고법으로 환송했다.
유류분이란 고인의 유언과 별개로 가족 개개인에게 일정 비율만큼은 반드시 물려주도록 한 재산을 의미한다.
사실관계를 보면 2020년 11월 사망한 망인에게는 딸 4명과 아들 2명이 있었다. 딸들은 두 아들이 망인으로부터 증여·유증받은 재산 때문에 자신들의 유류분이 침해됐다며 2020년 부동산 지분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냈다. 이들은 아들 B 씨 명의로 이전된 아파트 2채도 실질적으로 망인이 생전에 증여한 재산이므로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망인은 과거 딸들에게 아파트 분양대금을 빌려줬다가 이를 돌려받는 대신 다른 아파트의 소유권을 넘겨받았다. B 씨는 2003년 6월과 2006년 6월 해당 아파트 2채에 관해 각각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이후 2006년 6월 아파트 한 채를 1억8,100만 원에, 2018년 2월 나머지 한 채를 2억7,300만 원에 처분했다.
B씨는 아파트 2채를 망인에게서 증여받은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설령 증여받았다고 하더라도 망인과 장기간 동거하며 병원비와 간병비를 부담하는 등 망인을 특별히 부양한 데 대한 대가이므로 특별수익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심은 딸들의 청구를 받아들여 두 아들에게 유류분 부족액에 해당하는 부동산 지분을 이전하라고 판결했다.
항소심도 B씨 명의로 이전된 아파트 2채를 망인의 생전 증여로 봤다. 망인이 딸들에게 빌려준 아파트 분양대금 대신 취득한 아파트의 소유권이 B씨에게 이전된 사실은 인정되지만, B씨가 망인에게 해당 아파트의 매수대금을 지급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는 이유였다.
1심과 항소심은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 전인 2022년 6월과 2024년 1월 이뤄졌기 때문에 B 씨가 주장한 장기간의 동거와 간병, 병원비 부담 등이 특별한 부양·기여에 해당하는지, 아파트 증여가 그에 대한 보상인지에 관해서는 별도로 심리·판단하지 않았다.
2024년 1월 항소심 선고 이후 피고 중 1명이 상고한 가운데 같은 해 4월 헌법재판소는 관련 민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오랜 기간 피상속인을 부양하거나 상속재산의 유지·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상속인 기여분을 유류분에 반영하지 않는 민법 1118조가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다만 법률을 즉시 무효로 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법적 공백을 고려해 입법자가 법을 개정할 때까지 효력을 유지하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부양에 대한 보상 증여를 특별수익에서 제외하는 조항이 담긴 민법이 개정됐다.
대법원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옛 민법이 아닌 위헌성이 제거된 신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대법은 "민법은 특별부양·기여에 대한 보상적 증여를 특별수익에서 제외하도록 했다"며 "이 사건처럼 헌법불합치결정 당시 법원에 계속 중이던 사건에는 그 소급효가 미친다"고 판단했다.
이어 "하지만 원심은 옛 법 조항이 적용됨을 전제로 피고가 받은 아파트 2채가 특별수익으로 유류분 산정을 위한 기초재산에 산입된다고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대법은 해당 아파트가 부양·기여에 대한 보상적 증여인지 다시 심리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대구고법으로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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