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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2 (수)

[이봉구의 세무맛집] 증여가 유리할까, 상속이 유리할까

무엇을, 언제, 누구에게 물려줄 것인가

(조세금융신문=이봉구 세무사) 

 

√핵심 결론

 

상속세와 증여세는 세율 구조가 동일하다. 그런데도 실제 세금이 크게 달라지는 이유는 세율이 아니라 공제금액, 증여 시기, 재산의 가치 상승 가능성, 수증자 수, 부모의 생활여건에 있다.

 

따라서 “증여와 상속 중 무엇이 유리한가”라는 질문은 “누구에게, 어떤 재산을, 얼마만큼, 언제 이전하는 것이 합리적인가”로 바꾸어야 한다.

 

부모가 평생 모은 재산을 자녀에게 물려주려고 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질문이 있다. “살아 있을 때 증여하는 것이 좋을까, 사망한 뒤 상속하는 것이 좋을까?” 상담 현장에서도 매우 자주 받는 질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답은 의외로 간단하지 않다. 증여와 상속에 적용되는 세율만 놓고 보면 두 세금의 세율은 동일하기 때문이다.

 

상속세와 증여세 모두 과세표준 1억원 이하는 10%, 1억원 초과 5억원 이하는 20%,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는 30%, 10억원 초과 30억원 이하는 40%, 30억원 초과분에는 50%의 초과누진세율이 적용된다.

 

◆ 상속은 공제금액이 크다

 

일반적인 가정에서는 증여보다 상속의 공제금액이 훨씬 크다. 거주자가 사망한 경우 상속인들은 기초공제와 인적공제를 합한 금액 대신 5억원의 일괄공제를 선택할 수 있다. 배우자가 있으면 배우자상속공제가 추가되며, 실제 상속받은 금액과 법정 계산 한도에 따라 최소 5억원의 공제가 가능하다.

 

반면 부모가 성년 자녀에게 재산을 증여하면 증여재산공제는 10년간 5천만원에 불과하다. 미성년 자녀는 2천만원, 배우자에게 증여하는 경우에는 10년간 6억원까지 공제된다. 혼인·출산 증여재산공제는 일정 요건 충족 시 통산 1억원이 추가된다.

 

 

재산 규모가 크지 않고 배우자가 있다면 서둘러 증여하는 것보다 상속이 유리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례 1 — 재산 8억원이면 상속이 유리하다

 

※ CASE 1

아버지가 8억원 상당의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하고 배우자와 자녀 2명이 있다고 가정한다. 사망 후 상속이 이루어지면 일괄공제 5억원과 배우자상속공제를 적용받아 상속세가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생전에 아파트 전부를 성년 자녀 한 명에게 증여하면, 증여재산가액 8억원에서 증여재산공제 5천만원을 차감한 과세표준은 7억5천만원이 된다.

증여세 산출세액 = 7억5천만원 × 30% − 6천만원 = 1억6,500만원

여기에 증여취득세와 등기비용까지 더해진다. 상속세가 나오지 않을 재산을 미리 증여하면서 오히려 증여세와 취득세를 부담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 증여의 장점은 미래의 가치 상승분을 옮기는 데 있다

 

그렇다고 상속이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니다. 앞으로 가격이 크게 상승할 재산이라면 현재의 낮은 가치로 증여해 두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증여가 완료되면 그 이후의 가격 상승분은 원칙적으로 자녀의 재산 증가분이 된다.

 

상속개시일로부터 10년보다 앞서 상속인에게 증여한 일반 증여재산은 원칙적으로 상속세 과세가액에 합산되지 않는다. 상속인이 아닌 손자, 며느리, 사위 등에게 증여한 재산은 원칙적으로 5년 이내 증여분이 합산된다.

 

증여의 절세효과는 ① 낮은 가액으로 과세가격을 확정하고 ② 향후 가치 상승분을 상속재산에서 제외하며 ③ 10년 단위로 공제와 낮은 세율 구간을 반복 활용하는 데 있다.

 

사례 2 — 개발 예정 토지는 사전증여가 유리할 수 있다

 

※ CASE 2

시가 5억원인 토지를 보유한 아버지가 있고, 주변 개발계획으로 12년 후 15억원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우자는 없고 상속인은 성년 자녀 1명이다.

지금 증여하면: 과세표준 4억5천만원(5억원−5천만원), 산출세액 = 4억5천만원 × 20% − 1천만원 = 8,000만원.

12년 뒤 증여재산이 상속세 과세가액에 합산되지 않는다면, 토지가 15억원으로 올라도 상승분 10억원은 상속재산에서 빠진다.

반대로 증여 없이 15억원 상태로 상속되면: 과세표준 10억원(일괄공제 5억원만 적용), 산출세액 = 10억원 × 30% − 6천만원 = 2억4,000만원.

단순 비교하면 증여 8,000만원 vs 상속 2억4,000만원 — 약 1억6,000만원의 차이가 발생한다. 장기간 보유할 가치 상승형 자산은 조기증여의 효과가 큰 대표적인 사례다.

 

◆ 증여는 사람과 시간을 나누면 누진세율이 낮아진다

 

상속세는 피상속인의 전체 상속재산을 기준으로 세액을 계산하지만, 증여세는 원칙적으로 수증자별로 계산한다. 자녀가 여러 명이라면 한 명에게 집중하기보다 분산해 증여하는 것이 누진세율을 낮추는 데 유리하다.

 

다만 동일인으로부터 받은 증여재산은 10년 단위로 합산하며, 부모는 동일인 범위로 묶여 아버지·어머니로부터 각각 5천만원씩 공제되는 것은 아니다.

 

사례 3 — 20억원을 두 자녀에게 장기간 분산 증여한다면

 

※ CASE 3

현금 20억원을 보유한 아버지가 배우자 없이 성년 자녀 2명에게 재산을 넘긴다고 가정한다.

사망할 때까지 보유하면: 과세표준 15억원(일괄공제 5억원), 산출세액 = 15억원 × 40% − 1억6,000만원 = 4억4,000만원.

두 자녀에게 각 5억원씩 1차 증여(자녀 1인당 과세표준 4억5천만원, 세액 8천만원 → 2인 합계 1억6,000만원), 10년 후 다시 각 5억원씩 2차 증여(2인 합계 1억6,000만원)를 하면 총 증여세는 약 3억2,000만원이다.

상속세 4억4,000만원보다 약 1억2,000만원 적고, 증여받은 현금의 투자수익까지 부모 재산에서 분리되는 효과가 있다. 다만 2차 증여일부터 10년 이내 상속이 개시되면 해당 증여재산이 다시 합산될 수 있어, 장기 분산증여의 핵심은 금액보다 시간이다.

 

◆ 사전증여는 10년 안에 사망하면 소용없을까

 

상속인에게 증여한 재산은 상속개시일 전 10년 이내 증여분이 상속세 과세가액에 합산된다. 그렇다고 10년 이내 증여가 모두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첫째, 합산되는 가액은 상속 당시가 아니라 증여 당시의 평가액이므로 그 사이의 상승분은 상속재산에서 제외되는 효과가 남는다.

 

둘째, 이미 납부한 증여세는 일정 한도에서 상속세 산출세액에서 공제되어 이중과세되지 않는다. 셋째, 증여 이후 발생하는 임대소득·배당소득·투자수익은 자녀에게 귀속되어 부모의 재산 증가를 억제한다.

다만 사전증여재산이 상속재산에 합산되면 상속공제의 종합한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증여 당시 세금이 적었다고 해서 상속세에서 모두 빠진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 부동산 증여는 취득세와 양도소득세도 살펴야 한다

 

현금 증여와 부동산 증여는 접근이 달라야 한다. 부동산을 증여받으면 증여세뿐 아니라 취득세도 부담하며, 담보대출이나 임대보증금을 자녀가 함께 승계하면 부담부증여에 해당할 수 있다.

 

부담부증여에서는 순수 증여 부분에는 증여세가, 자녀가 인수한 채무 부분은 유상이전으로 보아 부모에게 양도소득세가 과세될 수 있다.

 

배우자·직계존비속으로부터 부동산을 증여받은 후 일정 기간 내 양도하면 취득가액 이월과세가 적용되어, 자녀가 증여 당시 평가액이 아니라 부모의 당초 취득가액으로 양도소득세를 계산해야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곧 처분할 부동산을 절세 목적으로 증여하면 증여세·취득세·양도소득세를 모두 부담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 결론 — 증여와 상속은 경쟁이 아니라 조합의 문제다

 

재산이 많지 않고 배우자공제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면 상속이 유리하다. 반면 재산이 크고 앞으로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으며 장기간에 걸쳐 여러 자녀에게 분산할 수 있다면 사전증여가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두 제도를 조합하는 것이다.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은 재산은 미리 증여하고, 부모의 생활에 필요한 주택과 현금은 남겨둔다. 자녀에게는 10년 단위로 분산 증여하고, 배우자 간 재산 편중이 심하다면 배우자 증여재산공제 범위에서 재산을 분산한다. 나머지 재산은 상속공제와 배우자상속공제를 활용해 상속한다.

 

증여는 빠를수록 좋은 것이 아니라 준비가 충분할수록 좋다. 상속은 늦게 일어나는 증여가 아니라 가족의 재산과 책임을 최종적으로 정리하는 절차다.

 

따라서 증여와 상속 중 무엇이 유리한지 판단할 때는 현재의 세금계산서 한 장만 보아서는 안 된다. 앞으로 10년, 20년 동안 재산가치가 어떻게 변할지, 부모의 생활은 어떻게 유지할지, 자녀에게 언제 어떤 책임과 함께 재산을 넘길 것인지까지 함께 보아야 한다. 그것이 세금까지 아끼는 제대로 된 재산승계다.

 

[프로필] 이봉구 세무사

•(현) 세무법인 석성 경기북부지사 대표

•(현) 한국세무사회 연수원교수(세무조사과목)

•(전) 국세청 19년 근무

•세무조사·상속세·증여세·가업승계·조세불복 전문

•유튜브: 세무사이봉구 / 세무조사 5분 특강

•가천대학교 회계세무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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