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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08 (목)

[전문가 칼럼] 교통사고 후 오래 앉아 있을수록 허리·목 통증이 심해지는 이유

(조세금융신문=정기훈 서이한방병원 대표원장) 교통사고 이후 "가만히 앉아 쉬고 있는데도 허리와 목이 끊어질 듯 아픕니다"라고 호소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일반적으로는 몸을 많이 움직일수록 통증이 심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교통사고 후유증은 오히려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할 때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흔하다.

 

특히 하루 대부분을 컴퓨터 앞에서 보내는 사무직 종사자나 장시간 운전을 하는 사람들은 업무에 복귀한 뒤 통증이 다시 심해졌다고 호소하는 사례가 많다. 이는 단순히 체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사고 충격으로 손상된 근골격계가 회복되는 과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교통사고 시 발생하는 강한 가속·감속 충격은 목과 허리에 채찍이 휘둘리듯 손상이 발생하는 '편타성 손상(Whiplash Injury)'을 유발한다. 이 과정에서 골절이나 탈구 같은 구조적 이상이 확인되지 않더라도 척추를 지지하는 심부 근육과 인대, 관절낭 등 연부조직에는 미세 손상이 남을 수 있다.

 

특히 앉은 자세는 체중이 골반과 요추에 집중되면서 서 있을 때보다 허리 디스크(추간판)에 가해지는 압력이 더 커진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주변 근육이 이를 분산하지만, 사고로 지지 기능이 저하된 경우에는 손상 부위에 반복적인 부담이 가해지면서 통증이 쉽게 악화될 수 있다.

 

손상 부위에 염증과 부종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으면 국소 혈액순환이 저하되고, 통증을 유발하는 물질이 축적되면서 근육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긴장하게 된다. 이러한 방어성 근육 긴장이 반복되면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설 때 척추가 굳은 듯 뻣뻣하고 순간적으로 심한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오래 앉아 있으면 근육이 상한다'는 구좌상육(久坐傷肉)의 원리와 외상으로 발생한 어혈(瘀血)의 정체로 설명한다. 사고 당시 충격으로 생긴 어혈은 척추 주변 기혈 순환을 방해하고 조직 회복을 더디게 만든다.

 

이 상태에서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기혈의 순환 장애가 더욱 심해져 통증이 만성화되기 쉽다. 결국 손상 조직의 회복력이 떨어지면서 증상이 오래 지속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오래 앉아 있을 때 심해지는 척추 통증은 단순히 통증만 줄이는 치료보다 손상의 원인을 함께 교정하는 접근이 중요하다. 임상에서는 척추의 움직임뿐 아니라 골반의 정렬과 심부 근육의 균형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해 치료 계획을 세운다. 신경 압박 등 중증 질환이 배제된 기능적 손상 단계라면 양·한방 통합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침과 약침 치료는 손상 부위의 혈액순환 개선과 염증 완화에 도움을 주고, 추나요법은 골반과 척추의 불균형을 교정해 특정 부위에 집중되는 부담을 줄이는 데 활용된다. 또한 개인의 상태에 맞춘 한약 치료는 어혈 개선과 근골격계 회복을 돕는 보조적인 치료법으로 시행된다.

 

치료와 함께 생활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한 자세를 50분 이상 유지하기보다는 중간중간 일어나 가볍게 걷거나 스트레칭을 하며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교통사고 후 오래 앉아 있을 때 심해지는 통증은 손상된 척추와 주변 조직이 보내는 회복 신호일 수 있다.

 

통증을 참고 버티기보다는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와 생활관리를 병행하는 것이 만성적인 척추 통증으로 이어지는 것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프로필] 정기훈 서이한방병원 대표원장

•現) 대한고금의학회장

•前) 대전한의사회부회장

•前) 대전대 한의예과 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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