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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2 (수)

[이슈체크] 공정위 대기업집단 규제강화 시사에 재계 반응은?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올 하반기 부당내부거래 집중감시 및 지정자료 제출 의무 강화 등 추진 예고
재계 "제도 개선 전 충분한 논의 과정 거쳐 제도 시행 후 발생할 수 있는 충격에 대한 보완점 마련해야"

 

(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집단의 경제력이 집중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부당내부거래 집중감시 ▲지정자료 제출 의무 강화 ▲공시제도 개편 ▲지주회사의 중복상장 유인 축소 등을 추진한다.

 

공정위는 이를 통해 올해 하반기부터 ‘독과점 구조개혁과 공정성장 기반 구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 4일 공정위가 발표한 ‘2026년 하반기 주요업무 추진계획’에 따르면 대기업의 부당 내부거래에 대한 감시가 하반기부터 강화된다.

 

공정위는 식품 물류·의약품 등 민생밀접 분야, 건물 관리·경비·건설자재 조달 등 중소기업 주력업종, 대부업 등 서민금융 분야에서 대기업의 계열사 일감몰아주기를 집중 감시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공정위는 총수 2세 회사에 대한 사업기회 제공, 무상 신용보강 행위 등을 지속 모니터링해 오너일가의 부당한 경영권 승계도 차단하기로 했다.

 

대기업의 지정자료 제출의무에 대한 제재 수위도 강화한다. 지정자료 제출 과정에서 계열회사를 누락할 경우 법 개정을 통해 총수 개인에게 과징금을 부과하는 제도를 도입한다. 과징금 규모는 누락된 계열사들의 자산합계액과 연평균 매출액 합계 중 큰 금액의 최대 10%까지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중대·반복 누락 행위에 대한 공정위의 고발기준(예규)도 함께 강화하기로 했다.

 

사익편취 규율 체계도 보완·개선한다. 공정위는 관련 법을 개정해 지정자료 제출시 계열회사 누락으로 인해 해당 대기업집단이 공시집단으로 지정되지 않은 경우 미지정 기간에도 사익편취 규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아울러 사업기회 제공 등 사익편취를 통해 총수일가가 얻은 부당이익에 비례한 적정 수준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사익편취규제 적용회사의 지분율 산정시 발행주식총수에서 자사주를 제외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2월 공정위는 성기학 영원그룹 회장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공정위에 의하면 성기학 회장은 2021~2023년 지정자료 제출 과정에서 본인 및 자녀·남동생 등이 소유한 총 82개의 계열사를 누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지난 3월에는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과거 지정자료 제출 당시 계열사를 누락한 혐의로 공정위에 의해 검찰에 고발됐다. 정몽규 회장은 지난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지정자료를 제출하면서 2021년 17개사, 2022년 19개사, 2023년 19개사, 2024년 18개사 등 총 20개의 계열사 자료를 누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자율 감시 기능 강화를 위해 공시제도도 개편한다. 공정위는 관련 고시를 개정해 대기업집단의 ESG 경영 강화를 위해 분리선출 감사위원수, 소수주주권 행사결과, CP(Compliance Program, 내부 준법시스템) 도입 여부·운영현황 등 지배구조 관련 공시 항목을 추가하기로 했다.

 

또한 반복 공시의무 위반시 실효성 있는 제재를 가하고자 ‘현행 5년간 반복 공시의무 4회 이상 위반시 10%, 7회 이상 위반시 20%’ 가중하는 과태료 비율을 ‘위반 2회 이상시 10%, 4회 이상시 50% 가중’하는 방향으로 개선한다.

 

그간 중복상장에 앞장섰던 지주회사 관련 제도도 한층 보완된다. 현재 지주회사의 자·손자회사 의무지분율은 비상장회사 50%, 상장회사 30%로 각각 이원화돼 있다. 이를 법령 개정을 통해 자·손자회사가 신규로 중복상장할 때 상장회사도 비상장회사와 동일하게 50%의 의무지분율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 재계 “대기업집단 규제에 앞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 고려해 보완해야”

 

한 재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제시한 대기업 관련 핵심과제 상당수가 법률 개정이 필수인 만큼 국회에서의 여야 합의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지정자료 제출 과정에서 계열사 누락 행위에 대한 과징금 강화는 재계·기업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은 과거 보다 복잡해진 기업 구조와 친족간 소통 단절 등에 따른 단순 실수 및 정보 접근의 한계로 인한 계열사 누락까지 공정위가 과도한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에 대해 과잉 규제라며 강력히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여기에 총수일가가 사익편취를 통해 얻은 부당이익을 정확한 수치로 계량화하는 것이 현재까지도 실무적으로 까다로운 상황에서 공정거래법 개정 이후 부당이익 입증을 두고 공정위와 기업간 행정소송이 확대될 가능성도 크다. 정상적인 시장거래로 획득한 적정 이익과 부당 지원으로 얻은 초과이익을 명확히 분리해 과징금을 산정해야 하는데 과거 공정위가 과징금 산정 근거 부족으로 인해 법원에서 패소한 사례도 많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신규 상장시 지주회사의 의무지분율을 50%로 상향하면 중복상장을 방지해 소액주주 보호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주회사는 사업부문 상장 후에도 막대한 자금을 지분 유지 명목 하에 묶어두어야 하므로 대규모 자금 조달을 통한 신사업 투자라는 기업공개(IPO) 본연의 기능이 퇴색된다”며 “실제 금융당국이 지난 3일 중복상장 규제를 시행하면서 상장을 포기하거나 일정을 미루는 기업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우려했다.

 

이어 “사익편취 규제 대상 지분율 산정시 발행주식총수에서 자사주를 제외하면 분모가 작아지면서 총수일가의 실제 보유 지분율이 상승한다. 해당 규제를 회피하고자 기업들이 보유 중인 대량의 자사주를 주식시장에 급매물로 처분한다면 주가가 급락해 오히려 일반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입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공정위는 제도 개선에 앞서 학계·전문가·재계 등과의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제도 시행 후 발생할 수 있는 충격에 대한 보완점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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