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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07 (수)

[이슈체크] 매파·비둘기파 선 그은 권민수…기준금리 인상 갈림길

27일 첫 금통위 등판, 성장 물가 금융안정 종합 판단
취임 첫날 '유연' 강조, 상황과 데이터 따라 결정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권민수 한국은행 신임 부총재가 취임 첫날부터 통화정책의 ‘균형’을 강조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예상보다 강해지고 물가와 금융불균형 부담도 이어지고 있지만, 금리 인상에 따른 부작용과 환율 등 대외 변수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 오는 27일 기준금리를 다시 올릴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는 가운데 신임 당연직 금융통화위원이 특정 방향에 무게를 싣기보다 데이터에 따른 유연한 판단을 예고한 셈이다.

 

권 부총재는 21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반도체 호조로 성장세는 예상보다 나아지고 있지만, 물가는 목표 수준을 웃돌고 있고 가계부채와 주택가격을 중심으로 금융 불균형 위험도 이어지고 있다”며 “환율 변동성과 지정학·통상 리스크까지 감안하면 앞으로도 신중하고 유연한 정책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취임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같은 기조를 이어갔다. 오는 27일 금통위에서 중요하게 살펴볼 요인을 묻는 질문에 권 부총재는 “성장세와 물가 등을 다 감안해야 하고 금융안정 측면과 금리 인상에 대한 부작용도 살필 것”이라며 “균형있고 신중하면서도 유연하게 정책 결정을 해야되는 시점”이라고 답했다.

 

통화정책 성향을 미리 규정하는 데도 선을 그었다. 권 부총재는 “아직 비둘기파냐, 매파냐를 놓고 결정짓고 싶지 않다”며 “상황과 데이터에 따라 그 때 그 때 유연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 커지는 ‘연속 인상론’…성장세가 변수

 

권 부총재의 첫 금통위는 시작부터 금리 방향을 놓고 시장의 관심이 높은 회의가 될 전망이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달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p 올렸다. 2023년 1월 이후 3년 6개월 만의 인상이었다. 당시 금통위는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강화되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고 금융안정 리스크도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인상 배경으로 제시했다.

 

한 달 사이 경기 지표는 추가 인상론에 힘을 보태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보다 0.6%,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성장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호조도 이어지고 있다. 이달 1~20일 수출은 55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6.0% 증가했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은 26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금통위 직후에는 8월보다 10월 추가 인상에 무게를 두던 시장 전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8월 금통위에서 금통위원 전원이 기준금리 0.25%p 인상에 동의할 것으로 전망했다. 7월 금통위 직후 연속 인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봤던 기존 전망을 바꾼 것이다.

 

iM증권과 한국씨티은행 등도 8월 추가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에 시장의 시선은 한은의 ‘두 달 연속 인상’ 여부로 향하고 있다.

 

오는 27일 기준금리가 0.25%p 추가 인상되면 연 3.00%가 된다. 한은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은 2022년 4월과 5월 이후 처음이다.

 

◇ “인상 효과 있지만 부작용도”…동결론도 여전

 

다만 시장의 전망이 8월 인상으로 완전히 기운 것은 아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7월 금통위 직후 8월 연속 인상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고, 다음 인상 시점을 10월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7월 인상의 파급 효과와 2분기 성장 지표, 7~8월 물가 흐름 등을 확인한 뒤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권 부총재 역시 금리 인상이 가져올 효과와 부담을 동시에 언급했다. 그는 “금리를 올림에 따라서 정책적으로 효과를 내는 게 있지만,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며 어느 한 지표만으로 금리 방향을 결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환율 역시 변수로 남아 있다. 권 부총재는 최근 원·달러 환율 흐름에 대해 “근본적으로 하향쪽으로 가는게 맞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향후 주식시장이나 중동 상황 등 대외 변수가 많기 때문에 환율을 (통화정책에) 아예 고려를 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8월 금통위에서는 강해진 성장세와 목표 수준을 웃도는 물가, 가계부채·주택가격 등 금융안정 부담이 두 달 연속 금리 인상을 뒷받침할 정도인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반대로 지난달 금리 인상의 파급 효과와 환율 움직임, 중동 정세 등 대외 불확실성은 속도 조절의 근거가 될 수 있다.

 

한은은 오는 27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와 함께 수정 경제전망도 내놓는다. 성장률 전망의 조정 폭과 물가 경로에 대한 한은의 판단이 기준금리 결정과 향후 인상 속도를 가늠할 주요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권 부총재는 이날부터 3년 임기를 시작해 오는 2029년 8월 20일까지 부총재직을 맡는다. 한은 부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당연직 위원으로, 권 부총재는 27일 회의부터 기준금리 결정에 참여한다. 취임 첫날 내놓은 메시지만으로 인상과 동결 어느 쪽에 무게를 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첫 금통위를 앞두고 ‘신중’과 ‘유연’한 태도를 동시에 강조하면서 성장·물가·금융안정을 함께 보겠다는 판단 기준은 분명히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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