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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06 (화)

매일 대조했다는데 6개월 몰랐다…기업은행 833억 사고의 허점

차주 원리금 유용에도 자체 점검서 이상 징후 못 잡아
외부 플랫폼 의존한 상환 구조, 내부통제 실효성 논란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IBK기업은행 중국법인에서 833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외부 플랫폼에 맡긴 원리금 상환 관리와 내부통제 체계가 이상 거래를 조기에 걸러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이 금융감독원과 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업은행 중국법인은 현지 비은행 금융기관 A사와 협약을 맺고 현지 차주를 대상으로 비대면 대출을 취급했다.

 

대출 과정에는 온라인 대출 플랫폼 B사가 참여했다. B사는 차주 모집과 원리금 상환 관련 업무를 담당했고, 기업은행은 차주에게 대출금을 직접 지급했다. 다만 차주가 납부한 원리금은 B사가 지정한 계좌를 거쳐 기업은행에 전달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사고는 이 같은 상환 과정에서 발생했다. B사가 기존 상환계좌를 임의로 변경한 뒤 차주들이 낸 원리금을 기업은행에 넘기지 않고 유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자금이 기업은행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전산에는 차주가 정상적으로 상환한 것처럼 정보가 반영됐다.

 

그 결과 일부 차주는 이미 원리금을 납부했음에도 기업은행 시스템에서는 미상환 또는 연체 상태로 남았다. 이 과정에서 추심이나 신용도 하락 등의 피해가 발생했으며 기업은행도 해당 원리금을 회수하지 못했다.

 

금감원에 보고된 사고 발생 기간은 지난해 12월 1일부터 올해 6월 29일까지다. 기업은행이 이상 징후를 처음 파악한 시점은 지난 6월 24일이었다.

 

기업은행은 신 의원실에 원리금 상환 내역과 실제 입금 내역을 매일 대조·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 사고는 지난 6월 24일 정산금이 입금되지 않고 차주 민원이 증가한 뒤에야 확인됐다. 수개월간 이어진 미정산 문제를 자체 점검 과정에서 발견하지 못한 셈이다.

 

외부에서 감지된 위험 신호 역시 적시에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금융기관 5곳은 지난 3~4월 B사를 협력기관 명단에서 제외했지만 기업은행은 이 같은 조치를 사고 발생 전 파악하지 못했다.

 

기업은행은 지난달 15일 이번 금융사고 규모를 833억7600만원으로 공시했다. 현재 현지 수사기관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최종 사고 금액과 회수 규모, 손실 예상액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사고 이후 기업은행은 차주가 B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상환금액을 확인하거나 조기 상환할 수 있도록 별도 시스템을 구축했다.

 

사고 이후 금감원의 대응 역시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감원은 기업은행으로부터 사고를 보고받은 뒤 내부 보고와 유사 사고 사례 전파, 사고 금액 변동 여부 확인 등을 진행했다. 그러나 기업은행 관계자에 대한 대면 확인이나 서면조사, 현장검사에는 착수하지 않았다.

 

금감원은 피해금액 보전 등 사고 수습 절차가 마무리되고 기업은행이 종결 보고를 제출하면 사고 처리의 적정성을 확인한다는 입장이다.

 

신 의원은 “기업은행은 대출금은 직접 내주면서 원리금 회수는 외부 플랫폼에 맡겼고, 800억원대 사고가 터지고서야 직접 상환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해외법인의 허술한 내부통제와 종결 보고만 기다리는 금감원의 뒷북 감독도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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