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두천 24.9℃맑음
  • 강릉 25.6℃맑음
  • 서울 24.4℃맑음
  • 대전 25.5℃맑음
  • 대구 26.2℃구름많음
  • 울산 25.4℃맑음
  • 광주 26.4℃맑음
  • 부산 29.2℃구름많음
  • 고창 25.8℃맑음
  • 제주 26.8℃구름많음
  • 강화 23.4℃맑음
  • 보은 24.6℃맑음
  • 금산 26.1℃맑음
  • 강진군 26.8℃맑음
  • 경주시 27.1℃구름많음
  • 거제 26.4℃구름많음
기상청 제공

2026.09.15 (화)

[전문가가 본 세제개편 ①] 곽상준 "생산적금융 ISA, 정책취지‧상품설계 괴리"

'생산적금융 ISA, 한도 이월 불가 및 계약기간 최대 10년까지 제한돼 장기투자에 불리
2024년 도입 10주년 맞아 혜택 강화 및 투자구조 단순화한 '日 신(新) NISA' 참고해야

 

(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이달 초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 중 ISA 관련 개선안과 ‘주가누르기 방지 법안’의 내용이 추후 각각 어떤 식으로 수정될지를 두고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가 공개한 ISA 개선안과 ‘주가누르기 방지 법안’은 시장 기대에 한 참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3일 정부는 국내주식·국내주식형 펀드 등에 투자할 경우 세제혜택을 강화한 ‘생산적금융 ISA’를 공개했다. 또한 기존 ISA의 만기를 최대 5년으로 제한하고 사용하지 않은 연간 납입한도를 다음해로 이월할 수 있도록 한 현행 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을 세제개편안에 담았다.

 

정부가 ISA와 관련해 이같은 방침을 세우자 시장에서는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개인투자자, 청년층 등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일었다.

 

이와함께 공개한 이른바 ‘주가누르기 방지 법안’ 역시 시장으로부터 외면 받았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의 의원이 앞서 발의한 법안에 비해 실효성이 크게 후퇴했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주가누르기 방지 법안’은 대주주 및 오너일가 등이 상속·증여세 부담을 낮추고자 의도적으로 기업의 주가를 낮게 유지하는 유인을 줄이기 위한 상속·증여세제 개편안이다.

 

주가누르기 행위를 막기 위해 이소영 의원이 발의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대주주가 주가를 아무리 낮게 유지하더라도 상속·증여시 주식 평가액이 순자산가치의 80% 아래로 내려가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에 반해 정부안은 ‘장기 저평가 기업을 선별할 때 최근 13개 반기 중 12개 반기 동안 PBR(주가순자산비율)이 코스피 업종별 하위 25%, 코스닥 하위 10%에 해당하는지’ 등을 살펴보도록 했다.

 

정부안을 접한 투자 전문가들은 “기업이 지속적으로 주가를 관리하도록 유도하기보다 일부 기간에만 기준을 벗어나도록 관리하면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세제개편안을 통해 공개된 ISA 개선안과 ‘주가누르기 방지 법안’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일 관계부처에 즉각 관련 내용을 전면 재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에 정부는 입법예고 기간 동안 수렴한 의견을 반영해 수정된 법안을 내달 초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한편 ‘조세금융신문’은 정부 세제개편안 중 ISA 개선안 및 ‘주가누르기 방지 법안’에 대한 전문가의 시각을 알기 위해 투자전문가인 곽상준 매트릭스투자자문 대표에게 분석·평가를 요청했다.

 

곽상준 대표는 지난 25년간 신한투자증권에서 근무한 투자전문가다. 최근 10년 동안에는 증권사가 고객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자산을 운용하는 계좌인 랩어카운트(자문형 일임)를 직접 운용했다. 아울러 2020년부터 현재까지 유튜브 ‘증시각도기 TV’를 운영 중이며 현재는 다수의 지상파 방송에도 출연 중이다.

 

◇ ‘생산적금융 ISA’, 장기투자시 절세혜택 및 복리효과 발생폭 제한

 

먼저 ‘조세금융신문’은 곽상준 대표에게 정부가 공개한 ‘생산적금융 ISA’ 도입 취지와 제도 설계를 전반적으로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대해 문의했다.

 

이에 곽상준 대표는 “가계자본의 방향을 부동산이 아닌 국내 주식시장으로 돌리겠다는 정책 목표 자체는 방향이 옳다. 저도 오랫동안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며 “문제는 정책의 취지와 상품 설계가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금 시행 중인 ISA는 연 2000만원씩, 총 5년간 최대 1억원 한도까지 납입 가능하다. 연간 한도를 덜 채운 경우에는 남은 한도를 다음연도로 이월하는 것도 가능하다. 가입기간도 의무가입기간 3년 이후 제한없이 무기한 연장할 수 있다”며 “이에반해 정부는 세제개편을 통해 기존 ISA의 연간한도를 이월하지 못하도록하고 가입기간도 총 5년까지만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려 했다. 또한 신설 예정인 ‘생산적금융 ISA’는 연간 납입한도는 동일해도 남은 한도의 이월이 불가능하고 계약기간이 최대 10년까지 제한된다는 점에서 장기투자에 대한 절세혜택 및 복리효과의 발생폭을 제한한다”고 문제삼았다.

 

그러면서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장기투자를 통해 자산형성을 돕는다는 것이 ISA 제도의 근본 취지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특히 청년들은 수입이 불규칙하고 초기 납입 여력이 작기 때문에 연간한도 이월과 가입기간 무기한 연장이 가장 중요한데, 정작 그 두 가지를 제거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물론 이자배당소득 비과세 한도 폐지는 매력적이지만 사실 자산 규모가 크지 않은 청년층에게는 덜 와닿는 것도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 정부 공개 ‘생산적금융 ISA’, 투자대상 제한으로 청년층 기피 예상

 

정부가 ‘생산적금융 ISA’의 투자대상을 국내 주식·주식형 펀드 등으로 제한한 것을 두고 시장 내에서는 국내 증시 장기투자를 유도할 수 있다는 긍정적 평가와 투자자의 글로벌 분산투자를 제약한다는 비판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이같은 시장 반응에 대해 곽상준 대표는 ‘생산적금융 ISA’가 투자대상을 제한하는 측면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곽상준 대표는 “현장의 관점에서는 투자대상 제한이라는 비용이 훨씬 크다고 본다. 국내 상장 해외 ETF 등의 상품이 ‘생산적금융 ISA’ 투자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사실상 국내 주식으로 ‘몰빵’하라는 신호를 준 셈”이라며 “저 역시 한국 기업들이 상당히 저평가됐다고 보고 국내 주식 투자를 적극 권해온 사람이지만, 그것은 선택의 결과여야지 선택지를 없애서 만들어낼 일은 아니다. 최근 시장의 큰 파도를 겪고 나서 분산투자의 중요성을 깨달은 청년층이 오히려 해외투자가 불가능한 ‘생산적금융 ISA’를 기피하는 역효과를 낳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일본은 절세계좌(NISA)의 혜택 기한을 평생으로 늘리고 해외 ETF와 개별주 직접투자까지 허용해 투자자 선택권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갔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결국 국내 증시로 돈이 오게 하는 근본적인 해법은 억지로 유도하는 임시방편이 아니라 우리 시장의 펀더멘탈과 구조 개선”이라고 덧붙였다.

 

◇ 기존 ISA 개선안으로 정부 ‘정책 신뢰성’까지 훼손

 

정부가 기존 ISA의 계약기간을 최장 5년으로 제한하고 사용하지 않은 연간 납입한도의 이월을 폐지하는 내용을 포함하자 시장에서는 ISA의 장기투자 및 복리·과세이연 효과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곽상준 대표는 이같은 시장의 비판에 동의하면서도 이번 세제개편안에 따른 정부의 ‘정책 신뢰성’ 훼손을 우려했다.

 

그는 “기존 ISA는 의무가입기간 3년이 지나도 무제한 연장이 가능해 얼마든지 장기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었는데, 정부안은 총 계약기간을 5년으로 제한해 기존 이용자들을 절세 울타리 밖으로 강제 퇴출시켰다”면서 “이는 어떻게 보아도 해당 상품의 ‘장기투자·과세이연’이라는 목표와 정면 충돌한다”고 밝혔다.

 

뒤이어 “그러나 제가 보다 심각하게 보는 것은 ‘정책 신뢰성’의 훼손”이라며 “새로운 제도를 신설하는 것과 별개로 이미 수 많은 국민들이 이용하고 있는 기존 제도를 수정하는 것은 앞으로 아무리 좋은 제도를 만들어도 나중에 언제든지 정책이 바뀔 수 있다는 불신을 남길 수 있다. 국민들이 정책을 믿고 장기적인 생애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이런 선례가 남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 곽상준 대표 “ISA의 최우선 목적 ‘국민의 자산형성 지원’”

 

곽상준 대표는 기존 ISA를 통해 국내 상장 S&P500·나스닥100 ETF 등 해외자산에 장기투자하던 투자자들이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반발해 기존 ISA 이탈이 가속화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미 기존 ISA 가입자의 이탈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판단된다. 지금 시장에서는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국내 투자에 특혜를 주는 것이 아니라 해외 투자를 틀어막는 조치라고 받아들이고 있다”며 “기존 ISA의 혜택 축소에 대한 반응은 말할 것도 없다. 국내 주식과 해외 주식은 1:1로 대응하는 대체재가 아니다. 예전에 중개형 ISA가 빠르게 성장한 배경에는 해외시장 추종 ETF를 절세계좌에서 굴릴 수 있다는 이유가 컸는데 그 창구를 없애면 자금이 국내 주식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ISA라는 그릇, 더 크게는 주식시장 자체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는 이번이 한국 자본시장 선진화의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고 청년들에게도 적극적으로 국내 시장 투자를 권해왔다”며 “하지만 정부의 이런 방식은 오히려 ‘국장’에 대한 청년층의 반감을 키울 수 있어 매우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곽상준 대표는 ‘국민 자산형성 지원’과 ‘국내 자본시장으로의 장기적 자금 유입’이라는 ISA 두 가지 정책 목적이 충돌할 경우 ‘국민 자산형성 지원’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곽상준 대표는 “ISA의 최우선 목적은 ‘국민의 자산형성 지원’이다. 국내 자본시장이 국민의 자산형성에 유리하다면 오히려 막으려 해도 거대한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며 “따라서 저는 이 둘이 본질적으로 충돌하는 관계가 아니라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원인이 따로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두 가지 정책 목적이 충돌하는 원인에 대해선 “즉 배당을 하지 않고 소액주주를 홀대하며 주가를 눌러야 대주주가 상증세에서 이득을 보는 현재의 구조가 그 원인”이라며 “그 유인 구조를 바꾸는 것이 정공법이고 그래야 국민 자산형성과 자본시장 발전이 같은 방향을 보게 된다”고 지목했다.

 

◇ 정부, ISA 재설계 과정에서 ‘일본 新 NISA’ 도입 사례 참고해야

 

정부가 기존 ISA의 만기·납입한도·비과세 혜택과 ‘생산적금융 ISA’를 재설계할 경우 일본의 NISA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곽상준 대표는 “한국 ISA의 모델이 된 일본판 ISA인 NISA의 개념을 그대로 살리는 작업이 필요하다. 특별히 상품의 타이틀을 ‘생산적금융 ISA’라고 달았던 만큼 생산적 금융의 물꼬를 트는 상품으로 구조화되는 것이 옳다고 본다”며 “기존의 ISA를 폐지하고자 한다면 ‘생산적 금융ISA’를 더욱 강화해서 자발적 이전을 도모하는 것이 정책 효율성을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또 “일본 정부의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24년 ISA 도입 10주년을 맞아 혜택을 강화하고 투자구조를 단순화한 신(新) NISA를 도입했다. NISA 제도 자체를 영구화하고 비과세 보유기간도 무기한으로 변경했고 연간 투자한도도 기존보다 3배인 최대 360만엔까지 늘렸다”면서 “여기에 평생 누적 비과세한도까지 1800만엔으로 증액해 일본인들의 노후 자산 형성에 결정적 기여를 하는 상품으로 설계했다. 세금이 아깝다는 생각보다는 국민들의 자산 형성으로 노후 문제를 안정화시킨다는 개념의 접근이 필요하다. 당연히 생산적 금융 차원에서 자본을 머물게 하는 효과도 있다”고 부연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3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