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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5 (화)

[심층취재] 반도체 폐수서 불소 0.32mg/L 확인…수처리 기술 어디까지 왔나

서울대 연구서 반도체 공정 폐수 불소 평균 81.32→0.32mg/L
투니카-서울대, 처리방식별 성능 비교…불소 제거율 최대 99.60%
SK하이닉스 방류수 2mg/L 미만…현장 실증·경제성은 다음 관문

 

(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반도체 공장에서 발생하는 폐수 속 불소는 어디까지 낮출 수 있을까.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는 웨이퍼 표면을 깎고 세척하기 위해 불산(HF)을 사용한다. 공정이 끝난 뒤에는 불소(F)가 포함된 폐수가 발생하고, 이를 정해진 기준에 맞게 처리한 뒤 방류해야 한다.

 

국내 대형 반도체 사업장은 통합환경허가 체계 아래에서 사업장별 한계배출기준을 적용받을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앞선 본지 취재에서 통합환경허가상 불소 배출기준 2.1mg/L를 적용받고 있으며, 방류수는 2mg/L 미만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최근 반도체 공정 폐수를 대상으로 불소 처리 수준을 확인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학교 연구진이 산업폐수 처리 기술기업 투니카(TUNICA)와 진행한 연구에서는 응집제 종류와 투입방식에 따라 불소 처리 성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비교했다.

 

연구 결과 소석회 처리 이후 PAC와 PAM·PolyDADMAC 복합 혼합액을 동시에 투입한 ‘복합’ 조건에서 불소 농도는 평균 0.32mg/L까지 낮아졌다. 보고서에 제시된 평균 제거율은 99.60%였다.

 

다만 0.32mg/L라는 숫자만으로 기술의 완성을 말하기는 어렵다. 처리 결과는 응집제 종류와 투입방식에 따라 달랐고, 불소를 낮추는 과정에서 다른 중금속의 거동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서 확인된 0점대 mg/L의 처리 성능을 대규모 반도체 생산현장에서도 안정적으로 재현하고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다음 단계의 과제다.

 

◇ 반도체 폐수, 왜 불소를 낮춰야 하나

 

반도체는 실리콘 웨이퍼 위에 미세한 회로를 반복해서 새겨 만드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필요 없는 부분을 제거하고 표면을 세척하는 식각(Etching)·세정(Cleaning) 공정이 반복되는데, 이때 사용되는 대표적인 화학물질 가운데 하나가 불산이다.

 

공정에서 사용된 불산은 폐수처리 과정으로 넘어간다. 반도체 생산량과 생산시설이 확대될수록 불소가 포함된 폐수를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문제도 중요해진다.

 

환경부는 불소를 수질오염물질 가운데 하나로 관리하고 있다. 물환경보전법상 불소 배출허용기준은 청정지역 3mg/L, 일반지역 15mg/L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대규모 반도체 사업장의 관리체계를 이 숫자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앞선 본지 취재에서 환경부는 대형 반도체 사업장이 통합환경허가 대상이며, 배출영향분석에 따라 일반 배출허용기준보다 강화된 사업장별 한계배출기준을 적용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사업장 입지를 고려해 통합환경허가상 불소 배출기준 2.1mg/L를 적용받고 있으며, 방류수는 2mg/L 미만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적 기준보다 강화된 자체 관리 기준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사업장과 공정별 적용 기준은 다르지만 법에서 정한 기준보다 강화된 수준으로 자체 관리하고 있다고 본지에 설명한 바 있다.

 

대형 반도체 사업장의 불소 관리는 법적 배출기준을 충족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낮은 농도의 방류수 수질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하느냐까지 이어진다.

 

◇ 반도체 폐수 처리해보니…불소 0.32mg/L까지

 

투니카와 서울대 연구진은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한 폐수를 대상으로 불소와 중금속을 제거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반도체 폐수 처리가 까다로운 이유는 물속에 불소만 들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폐수에는 불소와 함께 구리(Cu), 니켈(Ni), 아연(Zn) 등 여러 물질이 존재할 수 있다. 각각 제거에 유리한 화학적 조건이 다르고 처리 과정에서 서로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연구진은 먼저 혼합폐수에 소석회를 투입해 pH를 조정한 뒤 응집제의 종류와 투입방법을 달리해 처리 성능을 비교했다. 여기서 ‘순차’와 ‘복합’이라는 구분은 소석회 처리 여부가 아니라 소석회 처리 이후 응집제를 어떤 방식으로 적용했느냐를 뜻한다.

 

원리는 비교적 단순하다. 소석회는 폐수 속 불소와 반응해 불화칼슘(CaF₂) 형태의 침전물을 만들도록 돕는다. 이후 응집제를 이용해 물속에 남아 있는 미세입자를 서로 뭉치게 만들어 가라앉힌 뒤 물과 분리한다.

 

쉽게 말하면 물속 불소를 고체 형태로 만들어 가라앉히고, 미세하게 남은 입자까지 더 큰 덩어리로 만들어 제거하는 과정이다.

 

연구에 사용된 혼합폐수의 초기 불소 농도는 평균 81.32mg/L였다.

 

소석회만 처리했을 때 불소 농도는 평균 1.49mg/L까지 떨어졌다. 소석회 처리 후 제1 응집제인 PAC만 적용한 조건에서는 2.50mg/L, 제2 응집제인 PAM·PolyDADMAC 복합 혼합액을 적용한 조건에서는 0.41mg/L로 나타났다.

 

PAC를 먼저 투입한 뒤 PAM·PolyDADMAC 복합 혼합액을 후속 투입한 ‘순차’ 조건에서는 평균 1.10mg/L, 두 응집제를 동시에 투입한 ‘복합’ 조건에서는 0.32mg/L까지 낮아졌다. 보고서가 제시한 복합 조건의 평균 불소 제거율은 99.60%였다.

 

폐수 1L에 평균 81.32mg 들어 있던 불소가 가장 낮게 측정된 조건에서 평균 0.32mg까지 줄어든 것이다.

 

여기서 주의할 부분이 있다. ‘순차’ 조건과 0.32mg/L라는 결과를 같은 의미로 봐서는 안 된다.

 

순차 조건에서는 PAC를 먼저 투입해 미세 플록과 침전핵 형성을 유도한 뒤 PAM·PolyDADMAC 복합 혼합액을 후속 투입했고, 불소 농도는 평균 1.10mg/L를 기록했다. 반면 가장 낮은 0.32mg/L는 두 응집제를 동시에 적용한 복합 조건에서 나타났다.

 

연구진도 순차 방식이 항상 다른 방식보다 우수하다는 의미는 아니며, pH와 잔류 불소·중금속, 고액분리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 소석회만으로도 1.49mg/L…‘0.32’ 숫자만 봐선 안 돼

 

연구 결과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99.60%라는 제거율만이 아니다.

 

기존 폐수처리에 사용되는 소석회만 적용했을 때도 불소 농도는 평균 81.32mg/L에서 1.49mg/L까지 떨어졌다. 보고서에 제시된 제거율은 98.17%다.

 

복합 조건에서는 이를 0.32mg/L까지 더 낮췄지만 산업현장에서 이 차이가 어느 정도의 효율성과 경제성을 갖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폐수처리 기술은 특정 오염물질 하나를 얼마나 많이 없앴느냐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처리에 필요한 약품의 양과 비용, 슬러지 발생량, 다른 오염물질에 미치는 영향, 대량의 폐수를 장기간 처리할 때의 성능 유지 여부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연구에서도 이런 문제가 확인됐다.

 

일부 처리 조건에서는 불소 농도가 낮아진 반면 구리 농도가 다시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보고서는 PAC가 과량 투입되면서 pH가 낮아지고, 앞선 소석회 처리에서 침전됐던 구리 수산화물이 다시 녹아 나왔을 가능성을 원인으로 제시했다.

 

불소를 더 제거하기 위해 약품을 추가한다고 해서 폐수 전체의 처리 성능이 반드시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보고서는 소석회 중화·침전을 전체 불소 제거의 주요 단계로 평가했다. PAC는 후속 제거를 촉진할 수 있지만 과량 투입할 경우 pH 저하와 중금속 재용해 가능성이 있고, 유기 복합응집제는 플록 성장과 침강성 개선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불소 제거율만으로 최적의 처리방식을 결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pH와 중금속 잔류농도, 탁도, 슬러지 특성 등을 함께 고려해 처리조건을 찾아야 한다.

 

반도체 폐수처리는 불소 하나를 최대한 제거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물질이 섞여 있는 폐수를 전체적으로 안정되게 처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기술적 난도가 높다.

 

◇ ‘0.32mg/L’ 연구 결과, 반도체 공장에서도 가능할까

 

연구 결과를 실제 반도체 사업장의 관리 수준과 비교하면 또 하나의 과제가 드러난다.

 

앞선 본지 취재에서 SK하이닉스가 밝힌 방류수 불소 농도는 2mg/L 미만이다. 서울대 연구에서는 반도체 공정 폐수를 처리한 결과 복합 조건에서 평균 0.32mg/L가 측정됐다.

 

그러나 두 숫자를 단순 비교해 어느 쪽의 처리기술이 우수하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SK하이닉스의 2mg/L 미만은 대규모 생산시설에서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방류수 수준이다. 반면 0.32mg/L는 반도체 공정 폐수를 사용했지만 연구조건에서 확인된 결과다.

 

연구조건에서 폐수를 처리하는 것과 생산시설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대량의 폐수를 처리하는 것은 조건부터 다르다.

 

산업현장에서는 유입되는 폐수의 성상이 달라질 수 있고 처리해야 할 물의 양도 크게 늘어난다. 기존 설비와 기술을 연계할 수 있는지, 장기간 가동해도 처리 성능이 유지되는지, 약품 투입량과 슬러지 처리비용을 포함한 전체 운영비용이 경쟁력을 갖는지도 따져야 한다.

 

따라서 이번 연구 결과만으로 대규모 반도체 폐수처리시설에서도 0.32mg/L 수준을 지속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실제 반도체 공정 폐수를 대상으로 불소 농도를 0점대 mg/L까지 낮춘 결과가 확인됐다는 점은 산업현장에서도 이를 재현할 수 있는지 검증해볼 근거가 될 수 있다.

 

반도체 산업이 커질수록 사용하는 물과 처리해야 할 폐수의 규모도 함께 늘어난다. AI 반도체와 첨단공정 경쟁으로 생산시설 확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불소를 비롯한 수질오염물질을 얼마나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 처리하느냐도 반도체 산업을 뒷받침하는 기술 경쟁의 한 축이다.

 

이제 관건은 연구조건에서 확인된 0.32mg/L 수준을 대규모 생산현장에서도 안정적으로 재현할 수 있느냐다. 여기에 약품 투입과 슬러지 처리 등을 포함한 경제성까지 확보할 수 있는지가 실제 산업현장 적용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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