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두천 24.9℃맑음
  • 강릉 25.6℃맑음
  • 서울 24.4℃맑음
  • 대전 25.5℃맑음
  • 대구 26.2℃구름많음
  • 울산 25.4℃맑음
  • 광주 26.4℃맑음
  • 부산 29.2℃구름많음
  • 고창 25.8℃맑음
  • 제주 26.8℃구름많음
  • 강화 23.4℃맑음
  • 보은 24.6℃맑음
  • 금산 26.1℃맑음
  • 강진군 26.8℃맑음
  • 경주시 27.1℃구름많음
  • 거제 26.4℃구름많음
기상청 제공

2026.09.15 (화)

[설미현의 세무 인사이트] 해외금융계좌 신고를 놓쳤다면?

과태료만 내면 끝?...신고 시 기억해야 할 숫자 '5억원과 50억원'

 

(조세금융신문= 설미현 변호사) 해외에 금융계좌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세금이 부과되는 것은 아니다.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는 해외재산 자체에 세금을 매기는 제도가 아니라 일정한 요건을 갖춘 거주자와 내국법인에게 해외금융계좌 정보를 신고하도록 하는 제도다.

 

문제는 신고기한을 놓쳤을 때다. 흔히 “뒤늦게 신고하고 과태료를 내면 끝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기 쉽다.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해외금융계좌 신고에서 기억해야 할 숫자는 우선 두 개다. 5억원과 50억원이다. 5억원이 신고의무의 출발점이라면, 50억원은 사건의 성격이 달라질 수 있는 경계선이다.

 

◇ 5억원을 넘었다면 신고의무부터 확인해야 한다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해외금융계좌를 보유한 거주자와 내국법인 중 해당 연도의 매월 말일 가운데 어느 하루라도 계좌 잔액 합계가 5억원을 초과하면 원칙적으로 다음 해 6월 해외금융계좌 정보를 신고해야 한다.

 

해외금융계좌가 예금계좌만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해외 금융회사에 개설한 주식·증권계좌는 물론 일정한 해외 가상자산 계좌도 포함될 수 있다. 명의자와 실질적 소유자가 다른 경우에는 실질적 소유자에게도 신고의무가 문제될 수 있다.

 

따라서 신고누락 사실을 발견했다면 과태료부터 계산할 것이 아니라 신고대상 연도에 국내 세법상 거주자였는지, 신고의무 면제사유가 있는지, 계좌의 실질적 소유자가 누구인지, 실제 신고의무 위반금액이 얼마인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거주자 판단도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 대법원은 2025. 4. 17.자 2024마6881 결정에서 구법상 해외금융계좌 신고의무의 ‘거주자’는 소득세법상 거주자를 의미하고, 조세조약상 상대국 거주자로 판정된다는 사정만으로 당시 국내법상 신고의무가 당연히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해외금융계좌 사건에서는 얼마를 신고하지 않았는가에 앞서 애초에 신고의무가 존재했는지가 선결문제가 될 수 있다.

 

◇ 신고하지 않으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신고의무가 있음에도 신고하지 않았거나 실제보다 적게 신고했다면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현행 제도상 미신고·과소신고 과태료는 원칙적으로 신고의무 위반금액의 10%이고, 한도는 10억원이다.

 

다만 신고기한을 놓쳤다고 해서 그대로 방치할 이유는 없다. 과세당국이 과태료를 부과하기 전이라면 기한 후 신고가 가능하고, 신고 시점 등 법령상 요건에 따라 과태료를 최대 90%까지 감경받을 수 있다. 결국 신고누락 사실을 발견했다면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어떤 방법으로 자진시정하느냐이다.

 

◇ 50억원을 넘으면 문제가 달라진다

 

두 번째로 기억해야 할 숫자는 50억원이다. 조세범 처벌법 제16조는 해외금융계좌 신고의무 위반금액이 5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정당한 사유가 없다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신고의무 위반금액의 13% 이상 20%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상에 따라 징역형과 벌금형을 함께 부과할 수도 있다.

 

따라서 50억원을 초과하면 더 이상 과태료 액수만 계산해서는 충분하지 않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과태료와 형사처벌은 서로 다른 제재라는 점이다. 과태료는 신고의무 위반에 따른 행정질서벌인 반면, 일정 규모를 초과하는 신고의무 위반에 대해서는 조세범 처벌법이라는 별도의 형사처벌 가능성을 두고 있다.

 

그러므로 “과태료를 모두 냈으니 형사문제도 당연히 끝났다”고 단정할 수 없다. 국세청 역시 미·과소신고 금액이 50억원을 초과하면 통고처분이나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로 50억원을 넘으면 곧바로 형사처벌이 확정된다고 보는 것도 정확하지 않다. 법률 자체가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를 처벌대상에서 제외하고 있기 때문이다. 50억원은 자동적으로 처벌되는 숫자라기보다 과태료의 영역을 넘어 형사책임까지 함께 검토해야 하는 경계선이라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도 살펴야 한다

 

단순히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를 몰랐다는 사정만으로 정당한 사유가 인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실제 해외자산의 보유관계는 다양하고 복잡하다. 장기간 해외에서 생활하여 국내 거주자 해당 여부가 문제되는 경우도 있고, 가족이나 법인 명의 계좌의 실질적 소유관계가 복잡한 경우도 있다. 해외법인이나 신탁 등을 통하여 자산을 보유하여 자신이 신고의무자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 쉽지 않은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정당한 사유의 존부는 단순히 신고제도를 알았는지 몰랐는지만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신고의무의 기초가 되는 사실관계와 법률관계, 신고하지 못한 구체적인 경위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 기한 후 신고를 하면 형사문제도 끝날까

 

실무적으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신고누락 사실을 뒤늦게 발견해 스스로 기한 후 신고를 하고 과태료까지 납부했다면 형사책임은 어떻게 될까.

 

여기에서는 두 문제를 구별해야 한다. 기한 후 신고에 따라 과태료를 감경받는 것과 형사책임이 소멸하는 것은 법적으로 같은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기한 후 신고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50억원 초과 신고누락에 대한 형사책임이 당연히 사라진다고 단정할 수 없다.

 

특히 조세범 처벌절차법 시행령의 통고처분 벌금상당액 감경기준 중 수정신고·기한 후 신고에 관한 일반 감경규정은 조세범 처벌법 제3조의 조세포탈 범칙행위를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해외금융계좌 신고의무 위반에도 동일한 형사상 감경효과가 당연히 발생한다고 단정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자진시정의 의미를 과소평가해서도 안 된다. 위반 사실을 스스로 확인하여 언제 기한 후 신고했는지, 과태료를 자진납부했는지, 과세당국의 소명 요구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등은 사건을 처리할 때 함께 살펴야 할 중요한 사정이다. 고액 신고누락 사건에서 기한 후 신고는 단순한 ‘늦은 신고’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과태료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사건이 범칙절차로 확대될 위험까지 함께 관리하는 대응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 국세청의 연락을 기다리는 것이 답은 아니다

 

해외에 있는 계좌이니 국내 과세당국이 알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도 이제는 위험하다. 국가 간 금융정보 교환이 확대되면서 해외 금융정보의 투명성은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국세청은 해외금융계좌 미신고에 대한 신고포상금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과거 신고누락을 발견했다면 국세청에서 연락이 올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신고의무와 위반금액을 정확하게 확인하고 자진시정이 가능한 시점에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볼 것이다.

 

 

[프로필] 설미현 (유)법무법인 린 파트너 변호사

· 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 변호사시험(2회) 합격

· 국세청 개인납세국, 서울지방국세청 국제거래조사국 등 근무

· 2025년 3월 법무법인 린 파트너 변호사로 합류
 

 

[주요 저서 및 활동]

· 국세청 과세사례, 조세심판원·행정법원 판례 분석
· 기업 경영자·전문가 대상 세무조사 대응, 불복 절차 강의
· 국제조세·디지털세·가상자산 과세 관련 학술 세미나 발표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8건의 관련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