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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5 (화)

[이봉구의 세무맛집] 자녀 결혼자금 2억 원, ‘축의금’으로 처리해도 될까

국세청은 돈의 이름이 아니라 돈의 출처와 귀속을 본다

(조세금융신문=이봉구 세무사)

 

1  핵심 결론

결론부터 말하면, 매우 조심해야 한다.

축의금이라고 해서 무조건 자녀의 돈이 되는 것은 아니다.

세금 문제의 핵심은 축의금의 액수가 아니라 ‘그 축의금의 실제 귀속자가 누구인가’이다.

부모의 지인이 낸 축의금을 자녀에게 넘기면, 세법상 이는 ‘부모 → 자녀 증여’로 전환될 수 있다.

 

2  배경 설명 — 축의금은 원래 비과세 아닌가

자녀가 결혼할 때 부모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신혼집 마련이다. 서울·수도권의 전셋값과 집값을 생각하면 부모가 1억~2억 원을 보태주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상담 현장에서는 이런 질문을 자주 받는다.

 

“세무사님, 결혼식 때 축의금이 많이 들어왔는데 그 돈으로 자녀에게 2억 원 정도 줘도 되지 않습니까? 축의금은 세금이 없다고 들었습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축하금 등에 대해서는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국세청도 ‘기념품·축하금·부의금 기타 이와 유사한 금품으로서 통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금품’을 비과세 증여재산으로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이 비과세는 무제한이 아니며, 정확히는 ‘누구의 돈인가’에 대한 문제로 귀결된다.

 

3  주요 쟁점 — 누구의 하객이 낸 축의금인가

결혼식장에서 받은 축의금이라고 해서 모두 신랑·신부 본인의 돈이 되는 것은 아니다. 과세관청은 신랑·신부와의 친분관계에 기초해 받은 축의금은 신랑·신부의 재산으로 보지만, 부모의 친구·직장동료·거래처 관계자 등 부모와의 관계로 들어온 축의금은 원칙적으로 혼주인 부모에게 귀속되는 재산으로 본다.

 

 

부모 하객이 낸 축의금 2억 원을 부모가 자녀에게 넘겨주었다면, 세법상으로는 다음과 같은 자금 흐름이 성립할 수 있다.

 

부모 하객 → 부모에게 축의금 지급 → 부모 → 자녀에게 현금 증여

 

바로 이 마지막 단계에서 증여세 문제가 시작된다.

 

4  사례 — 축의금 2억 원이 세금폭탄으로 돌아온 이유

30대 직장인 A씨의 사례를 보자. A씨는 결혼 직후 8억 원 상당의 아파트를 매수하며 자금조달계획서에 부모로부터 받은 2억 원을 ‘결혼 축의금’으로 기재했다. 부모가 수십 년간 사회생활을 하며 받은 부조금이었기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 여긴 것이다.

 

그러나 2년 뒤 진행된 자금출처조사는 매서웠다. 국세청은 축의금 방명록과 계좌 입금 내역을 대조해 다음 사실을 확인했다.

 

▪  축의금 접수대는 부모가 관리했다.

▪  방명록에는 부모의 친척과 사업 거래처 관계자가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  아들 본인의 친구·직장동료 축의금과 구분되어 있지 않았다.

▪  부모 계좌에서 아들 계좌로 2억 원이 한 번에 일괄 이체되었다.

 

대조 결과 실제 신랑·신부 본인의 하객이 낸 금액은 2,000만 원에 불과했고, 나머지 1억 8,000만 원은 부모 재산을 무신고로 이전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처음부터 정상 신고했다면 신고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었지만, 신고 자체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뒤늦게 과세되면서 무신고가산세와 납부지연가산세까지 더해졌다. ‘축의금이니까 괜찮겠지’라고 여겼던 2억 원이 수천만 원의 세금 고지서로 돌아온 것이다.

 

5  실무상 유의사항 — 혼인 증여재산공제부터 검토하라

결혼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라면 축의금으로 포장하기보다, 세법이 이미 마련해 둔 혼인·출산 증여재산공제를 활용하는 편이 훨씬 안전하다. 거주자인 자녀가 직계존속으로부터 혼인신고일 전후 2년 이내에 증여받으면, 기존 기본공제(5,000만 원)와 별도로 최대 1억 원을 추가로 공제받을 수 있다. 두 공제를 합산하면 최대 1억 5,000만 원까지 세금 없이 지원할 수 있다.

 

동일한 2억 원을 처음부터 정식으로 증여·신고했다면 세액은 다음과 같이 크게 달라진다.

 

실무 체크리스트

① 부모 측 하객과 신랑·신부 측 하객의 축의금을 처음부터 구분해 관리한다.

② 방명록, 축의금 봉투, 계좌 입금 내역을 사후 소명 자료로 보관한다.

③ 부모 자금을 자녀 명의 주택·전세자금으로 지원할 때는 혼인·출산 증여재산공제부터 검토한다.

④ 공제를 초과하는 금액은 정식 차용증(법정이자율 연 4.6%)과 실제 상환 내역으로 뒷받침한다.

⑤ 증여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에 증여세를 신고한다

 

6  결론 및 실행 제안

세금은 돈에 붙인 이름을 보지 않는다. 통장 적요에 ‘결혼축의금’이라고 적어 놓았다고 해서 부모의 돈이 비과세 축의금으로 바뀌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그 돈이 어디에서 와서 누구에게 갔는지, 즉 자금의 실질이다.

 

자녀 결혼자금 2억 원을 지원하고 싶다면, 축의금이라는 이름 뒤에 숨기기보다 세법이 인정하는 혼인·출산 증여재산공제를 활용해 당당하게 증여하고 신고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절세다. 특히 부동산 취득자금은 금융거래 내역을 통해 흐름이 그대로 드러나므로, 사전 설계 없이 축의금으로 소명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세무조사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프로필] 이봉구 세무사

•(현) 세무법인 석성 경기북부지사 대표

•(현) 한국세무사회 연수원교수(세무조사과목)

•(전) 국세청 19년 근무

•세무조사·상속세·증여세·가업승계·조세불복 전문

•유튜브: 세무사이봉구 / 세무조사 5분 특강

•가천대학교 회계세무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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