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관세청이 마약류 국내 반입 차단과 관세행정의 인공지능(AI) 전환, 현장 맞춤형 연구개발(R&D)에 중점을 둔 2027년도 예산안을 편성했다.
관세청은 2027년도 예산안을 전년보다 385억원(5.6%) 늘어난 7,284억원 규모로 편성했다고 31일 밝혔다. 관세청 예산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내년도 예산안은 인건비 4,076억원, 주요 사업비 2,841억원, 기본경비 367억원으로 구성됐다.
관세청은 내년도 예산안의 핵심 과제로 ▲마약 반입 차단을 위한 국경 방어망 구축 ▲관세행정의 AI 대전환과 업무 방식 혁신 ▲관세국경 관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현장 맞춤형 R&D 지원을 제시했다.
관세청은 마약류 반입 차단 사업에 213억원을 배정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마약류 적발 건수는 767건, 중량은 1,007㎏으로 국내 유입 목적 마약류 적발 실적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관세청은 마약 밀반입 차단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국경 단계의 반입 경로별 단속 시설과 장비를 대폭 보강할 계획이다.
인천공항에서는 우범 항공편 여행객의 위탁수하물 검사를 강화하기 위해 제1여객터미널(T1)과 제2여객터미널(T2)의 개별 판독센터를 통합한다. 우범화물을 2명이 동시에 판독하는 ‘X-ray 복수 판독통합센터’ 설치에 52억원을 투입한다.
3D X-ray 검색기와 밀리미터파 신변검색기 등 첨단 과학검색 장비 확보에는 46억원을 배정했다. 신종 마약류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액체크로마토그래피 등 정밀분석 장비 확충에도 21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전자상거래와 국제우편을 통한 불법물품 반입을 차단하기 위한 시설 투자도 진행한다. 관세청은 노후화된 국제우편 세관검사센터를 신축하는 데 94억원을 편성했다.
새 검사센터에서는 화물 반입부터 분류·반출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하고, 검사자가 마약류에 직접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마약 전용 검사실도 마련한다.
관세행정의 AI 전환에는 65억원이 배정됐다.
관세청은 해외직구를 통한 마약·총기 등 위해물품 반입을 차단하기 위해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연계한 ‘불법물품 AI 선별 모델’을 고도화한다. 물품별 공급망 위험도를 입체적으로 분석하는 사업으로 18억원이 투입된다.
수출입가격 왜곡과 불법 외환거래 조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AI 통합분석 시스템도 구축한다. 내·외부 과세자료와 수사자료를 AI로 분석하는 사업에 26억원을 배정했다.
법무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이 보유한 데이터 및 위험정보를 연계해 수입물품의 반입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을 점검하는 AI 모니터링 시스템도 도입한다. 관련 예산은 14억원이다.
관세청 모바일 앱에는 민간인증·간편납부·AI 상담 등 국민 편의 기능을 강화하고 7억원을 투입한다.
관세청은 이와 함께 수출입 관계기관 사이에 불법·불량·유해물품 정보를 연계·공유할 수 있도록 관세법 개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범정부 차원의 위험관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는 취지다.
현장 맞춤형 R&D에는 49억원이 투입된다.
관세청은 첨단화·다양화하는 관세국경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현장 담당자가 혁신 기술 개발 단계부터 참여하는 맞춤형 연구개발을 추진한다. 기존의 인력과 장비 확충만으로는 새로운 밀수 수법과 범죄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수십 년간 축적된 컨테이너 밀수 적발 사례 43만건을 AI가 학습해 밀수품을 자동 선별하는 시스템 개발에 12억원을 배정한다. X-ray 판독 데이터를 표준화하는 사업에는 9억원을 투입해 수입물품 검사체계의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포장지를 개봉하지 않고 바늘을 삽입한 뒤 센서를 통해 마약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휴대용 검사 키트 개발에는 7억원이 투입된다. 현안이나 현장에서 긴급하게 요구되는 기술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단기 연구개발 사업에는 21억원을 배정한다.
관세청은 정부의 재정운용 방향에 맞춰 사업별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공공부문 경비를 절감하는 등 고강도 지출 구조조정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마련한 재원을 마약 반입 차단과 AI 기반 관세행정 혁신 등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핵심 사업에 집중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나종태 관세청 기획재정담당관은 “2027년 예산안이 국회 심의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되면 국정 현안 해결에 적극 대응하는 동시에 국민이 주신 소중한 예산을 가장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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