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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5 (화)

美 공시에 ‘9월 심의’ 띄운 쿠팡…7890원 와우 쪼개지나 [유통노믹스]

美 SEC 2분기 보고서에 잠정 심의 시점 첫 제시
공정위 심사관 “쿠팡이츠 결합 판매 소비자 선택권 제한”
비싸면 ‘무늬만 선택권’·싸면 회원 이동

 

(조세금융신문=신경철 기자) 쿠팡이 미국 공시를 통해 ‘와우 멤버십’과 배달 앱 ‘쿠팡이츠’ 끼워팔기 의혹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심의의 잠정 시점을 9월로 처음 명시했다. 지난 5월 제출한 직전 보고서에는 “심의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불과 석 달 만에 구체적인 시점을 명시한 것이다. 향후 공정위 심의 결과에 따라 월 7890원인 현행 와우 멤버십의 요금 구조가 근본적으로 개편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일 본지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분석한 결과, 쿠팡의 2분기 보고서에 명시된 공정위 심의는 이달로 잠정 예정됐다. 공정위가 일정을 최종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쿠팡 내부적으로 심의 임박을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와우는 월 7890원에 로켓배송 등 쇼핑 혜택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쿠팡플레이, 쿠팡이츠 무료 배달을 묶어 제공하는 멤버십이다. 공정위 심사관은 지난해 10월 "쇼핑과 배달 혜택을 묶은 것은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는 끼워팔기로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취지의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조사가 시작된 2024년 9월 이후 1년여 만이다. 쿠팡은 현재 소명 의견서를 낸 상태다.

 

심사관은 두 서비스의 가입·탈퇴를 완전히 분리하고, 쿠팡이츠 혜택을 뺀 단독 멤버십 출시를 시정안에 담았다. 이 안이 원안대로 확정되면 쿠팡은 기존 통합 요금제를 유지하되 ‘이츠 제외형’ 요금제 신설까지 검토해야 한다. 쿠팡 역시 이번 공시에서 "이츠 혜택 분리를 요구받을 가능성"을 핵심 경영 위험 요인으로 꼽으며 고강도 제재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 비싸면 ‘무늬만 선택권’, 싸면 수익성 타격

 

관건은 이츠 제외형 요금제의 가격 책정이다. 기존 통합 멤버십(7890원)과 가격 차이가 미미할 경우 소비자가 새 요금제로 갈아탈 유인이 없다. 당장 ‘무늬만 선택권 보장’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반대로 가격을 대폭 낮추면 배달 이용 빈도가 낮은 회원이 무더기로 이탈할 위험이 크다. 통합 요금제에 배달 수요가 많은 이른바 ‘헤비 유저’만 남게 되면, 쿠팡이 감당해야 할 무료 배달 비용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쿠팡이 통합형 요금제를 사수하려는 이유는 명확하다. 쿠팡은 2023년 3분기 "이츠를 이용하는 와우 회원(약 20%)이 미이용자보다 쿠팡에서 약 2배 더 지출한다"고 설명했다. 쇼핑과 배달을 결합했을 때 발생하는 강력한 ‘락인(Lock-in) 효과’와 회원 가치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 구글·MS 사례 보니…‘가격 격차’가 핵심 쟁점

 

글로벌 빅테크의 결합 판매 사례에서도 ‘분리 상품 간 가격 격차’는 최대 쟁점이었다. 공정위는 지난해 11월 구글 유튜브 프리미엄·뮤직 결합 사건 당시, 뮤직이 빠진 ‘프리미엄 라이트(8500원)’를 신설해 기존(1만4900원)과 6400원의 격차를 두는 자진 시정안을 확정했다. 기존 프리미엄 가격도 라이트 출시 후 1년간 동결하기로 했다.

 

유럽연합(EU)의 마이크로소프트(MS) ‘365·팀즈(Teams)’ 사건도 궤를 같이한다. MS는 2023년 팀즈를 뺀 기업용 상품을 월 2유로 저렴하게 내놨으나, EU는 경쟁 제한 우려가 여전하다고 판단했다. 결국 2025년 확정 약속을 통해 제품군별 최소 가격 차이를 월 1.5~8유로로 벌리도록 강제했다.

 

단순 구색 맞추기용 단독 상품 하나를 내놓는 것만으론 규제 당국의 칼날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심사관이 산정한 것으로 알려진 쿠팡의 관련 매출액은 약 5조2600억 원 규모다. 불공정거래행위 법정 상한율(4%)을 단순 적용할 경우 과징금만 최대 2104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쿠팡 입장에서 뼈아픈 대목은 일회성 과징금보다 멤버십 경쟁력 하락이다. 요금제 개편은 전체 회원 구성과 쇼핑·배달 연계 실적에 영구적인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징금 액수 자체보다 월 7890원 와우 멤버십의 구조가 어떻게 바뀌느냐가 하반기 쿠팡의 최대 경영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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