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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02 (금)

[금융지주 승계전] KB금융 양종희 연임 무게…이재근·권광석 반전 가능성은

역대 최대 실적·비은행 확대·주주환원…양종희 연임 명분 뚜렷
이재근 ‘내부 승계’·권광석 ‘외부 변화’…회추위 오늘 최종 1인 확정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KB금융그룹의 향후 3년을 맡을 차기 회장 후보가 오늘(11일) 가려진다. 양종희 현 회장과 이재근 KB금융 부문장,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이 최종 심사대에 오른 가운데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이날 심층 인터뷰를 거쳐 최종 후보 1명을 정한다.

 

정량 지표만 놓고 보면 양 회장이 앞선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취임 이후 그룹 순이익과 비은행 이익 비중, 주주환원 규모가 함께 확대되면서 연임을 뒷받침할 경영 성과가 쌓였기 때문이다.

 

다만 최종 심사의 초점은 지난 3년의 실적을 다시 확인하는 데만 맞춰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생산적금융과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 인공지능 전환(AX), 글로벌·자산관리(WM) 사업 확대 등 KB금융의 다음 성장축을 누가 가장 효과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지가 최종 선택의 기준이 될 전망이다.

 

◇ 최대 실적 앞세운 양종희…연임 여부 오늘 판가름

 

양 회장의 최대 강점은 재임 기간 만들어낸 실적 성적표다.

 

KB금융의 당기순이익은 2023년 4조5948억원에서 2024년 5조782억원으로 늘며 처음으로 5조원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5조8430억원까지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13.1% 늘어난 3조8846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수익원도 한쪽에 쏠리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 그룹 순이익 가운데 비은행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44%까지 올라왔다. 은행 이자이익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증권·보험 등으로 이익 기반을 넓혀온 전략이 실적에 반영된 셈이다.

 

자본 운용 측면에서도 양 회장의 성과는 뚜렷하다. KB금융은 올해 총주주환원 규모를 약 3조70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동시에 KB증권 증자 등 성장성이 높은 계열사에 자본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그룹 차원의 자본 재배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결국 양 회장에게 남은 과제는 재임 기간 쌓은 성과를 향후 3년의 성장으로 이어갈 수 있느냐는 점이다.

 

금리와 환율 등 대외 여건이 달라지는 상황에서 지금의 수익성을 유지하면서도 정부가 강조하는 생산적·포용금융을 확대해야 한다. 자본시장과 AI 분야 투자를 늘리는 과정에서는 수익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부담도 커진다.

 

◇ 이재근, 은행장 경험 앞세운 내부 승계 카드

 

이 부문장은 현 체제와 단절하지 않으면서도 수장을 교체할 수 있는 선택지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KB국민은행장을 맡아 그룹의 핵심 계열사를 직접 경영했고 지주 재무총괄(CFO)과 은행 경영기획·영업 부문을 거쳤다. 현재는 지주에서 글로벌과 WM, 중소기업금융(SME)을 맡고 있다.

 

양 회장이 그룹 전체의 포트폴리오와 비은행 부문에 강점을 가진 후보라면 이 부문장은 은행 영업과 재무·전략을 직접 다뤄본 경험에서 차별화된다. 특히 현재 맡고 있는 WM과 SME는 기업금융과 자산관리, 기업승계 등을 묶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KB금융의 전략과 연결돼 있다.

 

글로벌 사업 역시 평가 대상이다. 캄보디아 KB프라삭이 해외 핵심 이익원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인도네시아 KB뱅크의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과제는 은행과 특정 사업부문에서 쌓은 경험을 금융그룹 전체의 경영으로 확장할 수 있느냐다.

 

KB금융은 이미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 기여도가 40%를 넘어섰다. 회장에게는 은행 경영뿐 아니라 보험·증권·카드·자산운용 등 각 계열사의 성장 우선순위를 정하고 한정된 자본을 어디에 배치할지를 결정하는 역할이 요구된다.

 

이 부문장이 최종 선택을 받으려면 ‘국민은행장을 지낸 내부 후보’라는 강점을 넘어 그룹 CEO로서 어떤 포트폴리오와 자본 운용 전략을 가져갈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 권광석은 유일한 외부 카드…‘왜 지금 외부인가’가 관건

 

권 전 행장은 두 내부 후보와 평가 방식부터 다르다.

 

KB금융에서 만들어낸 실적이 없는 만큼 비교 대상은 우리은행장과 우리금융지주, 우리프라이빗에퀴티자산운용,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대표 등을 거치며 쌓은 경영 경험이다.

 

특히 우리은행장 취임 당시에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펀드 사태 등의 후유증이 이어지고 있었다. 조직 안정과 내부통제 강화, 실적 회복을 함께 추진한 경험은 위기관리 측면에서 평가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권 전 행장은 우리은행 IB그룹장과 우리프라이빗에퀴티자산운용 대표,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대표 등을 거치며 대출 중심의 은행 업무뿐 아니라 투자와 자본 운용 영역까지 경험했다. 금융그룹의 역할이 기업대출을 넘어 직접투자와 자본시장 자금 공급으로 넓어지는 상황에서 이 같은 경력은 내부 후보들과 구별되는 지점이다.

 

현재 KB금융은 실적이나 자본건전성 문제로 경영 정상화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다. 그럼에도 외부 인사를 차기 회장으로 택한다면 회추위가 KB금융에 일정 수준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권 전 행장은 2022년 우리은행장 퇴임 이후 대형 금융회사의 CEO를 맡지 않았다. AX와 디지털자산, 자본효율성 등 금융그룹의 경영 의제가 빠르게 바뀐 상황에서 과거의 위기관리·투자 경험을 현재 KB금융의 전략으로 얼마나 빠르게 연결할 수 있을지가 평가 대상이다.

 

◇ 최종 선택만 남았다…KB의 다음 3년 어디로

 

이번 인선은 단순한 3명의 경력 비교보다 KB금융이 향후 3년 어떤 경영 방향을 택할지를 결정하는 성격이 강하다.

 

양 회장을 선택하면 실적과 주주환원,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이끈 현 경영체제의 연속성에 힘을 싣는 결정이 된다. 이 부문장을 택할 경우 내부 승계의 틀은 유지하면서도 차세대 리더십으로 전환하는 의미를 갖는다. 권 전 행장이 낙점되면 외부 리더십을 통한 변화에 방점이 찍힌다.

 

금융당국이 추진해 온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 논의도 진행형이다. 금융위원회는 금융지주 CEO 연임 제한 등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해왔지만 구체적인 제도개선 내용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이번 KB금융 회장 선임은 기존 제도 아래 진행되고 있지만 금융권 CEO 승계의 투명성과 이사회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정책 기조 속에서 이뤄진다는 점은 이전 인선과 달라진 부분이다.

 

회추위는 이날 세 후보를 대상으로 2차 심층 인터뷰와 평가를 진행한 뒤 최종 후보 1명을 확정한다. 최종 후보는 관련 법령에 따른 자격 검증을 거쳐 다음 달 2일 회추위와 이사회 추천을 받고, 11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현 양 회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20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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