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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06 (화)

[이슈체크] 증권사 호황의 그림자…신용·미수 유도 ‘배불리기 영업’에 경고등

과당매매·임의매매 등 내부통제 미흡 사례 확인…준법감시 ‘레드팀’ 주문
상품 출시 전 과정 투자자 보호 점검…책무구조도 아래 관리 책임도 강화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금융감독원이 증권사에 투자자 보호를 중심으로 내부통제 체계를 다시 점검하라고 주문했다. 증시 거래가 늘면서 증권업계의 수익 규모가 빠르게 커진 가운데 신용·미수거래, 해외투자, 고위험 금융상품 등 영업 영역 전반에서 사전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서재완 금융투자부문 부원장보는 이날 주요 증권사 21곳의 준법감시인이 참석한 간담회를 개최해, 과도한 신용·미수거래 유도와 수수료·비용 전가 등을 거론하며 투자자 중심의 내부통제 강화를 요구했다.

 

금감원의 이번 주문은 증시 거래 확대와 함께 증권사 영업 규모가 빠르게 커지는 상황에서 투자자 보호 체계도 그에 맞게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금감원이 이달 10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61곳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5조1914억원으로 전분기 4조3268억원보다 8646억원(20.0%) 늘었다. 전년 동기 2조8502억원과 비교하면 82.1% 증가했다.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9조5182억원이다.

 

거래 증가에 따른 수수료 수익 확대가 실적 개선의 한 축을 차지했다. 2분기 증권사 수수료수익은 8조867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2.5% 증가했다. 이 가운데 수탁수수료는 5조7708억원으로 34.0% 늘었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2775조원에서 4438조원으로 59.9% 증가했다.

 

반면 실적 성장과는 별개로 영업 현장에서는 내부통제 미흡 사례가 잇따라 확인됐다.

 

금감원은 이날 최근 검사·점검 과정에서 일부 거점점포를 중심으로 위법 과당매매와 불법 임의·일임매매, 고객 신용정보 무단 조회 등 내부통제 미흡 사례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신용·미수거래를 과도하게 유도하거나 각종 수수료와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하는 영업 관행도 문제로 지적했다.

 

신용거래도 최근 증시 거래 확대와 맞물려 다시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 7월 말 28조9350억원에서 8월26일 33조1024억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8월4일 27조4038억원까지 낮아졌던 것과 비교하면 20여 일 만에 5조6986억원(20.8%) 늘었다.

 

금감원이 이날 신용·미수거래 관련 영업 관행을 별도로 언급한 것도 이 같은 흐름과 맞닿아 있다. 거래 규모가 커지는 과정에서 과도한 권유나 비용 전가가 발생하지 않도록 영업 현장의 내부통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 판매 이후 아닌 기획부터…상품 출시 전 과정 내부통제 강화

 

금감원은 이번 간담회에서 금융상품의 기획·제조 단계부터 투자자 보호 장치가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증권사 3곳과 자산운용사 2곳 등 5개사를 대상으로 책무구조도에 따른 금융상품 출시단계별 관리조치를 점검한 결과, 제조·판매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와 내부통제 공백을 사전에 점검하는 절차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상품 제조단계에서 심의기구의 실효성을 높이고 상품의 위험성과 이해상충 가능성을 충분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판매 단계에서도 절차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위반 원인을 파악해 개선조치까지 이어지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해 서 부원장보는 “최근 고위험 상품 설계·제조 적정성 점검 결과, 사전예방적 투자자 보호 프로세스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상품 기획·심의 단계부터 준법감시부서가 회사 내부의 ‘레드팀’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금융소비자보호 담당 임원(CCO)의 역할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신규 금융상품의 제조·출시나 성과평가체계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소비자 피해 가능성을 사전에 검토하고, 필요한 경우 CCO가 재검토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 책무구조도 본격 적용…내부통제 실제 작동 여부 본다

 

이 같은 사전 통제 강화 요구에는 증권업계에 책무구조도가 본격 적용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또는 운용재산 20조원 이상인 대형 금융투자회사는 지난해 7월2일까지 책무구조도를 제출했고, 그보다 규모가 작은 금융투자회사도 올해 7월2일까지 제출 대상에 포함됐다. 책무구조도를 제출한 금융회사의 임원은 담당 책무와 관련한 내부통제가 효과적으로 작동하도록 관리조치를 수행해야 한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현업 부서가 자체적으로 관리조치를 수행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봤다. 준법감시부서가 현업의 관리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다시 확인하고 미흡한 사항의 개선 여부를 추적하는 사후관리·모니터링 등 ‘2차 점검’까지 작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이사를 포함한 경영진의 역할도 함께 강조됐다. 서 부원장보는 경영진이 책무구조도에 따른 내부통제 관리의무를 실효성 있게 수행하고, 준법감시부서가 독립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필요한 권한과 인적·물적 기반을 갖추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짚었다.

 

금감원이 이번에 강조한 것은 위법행위가 발생한 뒤 책임을 묻는 데 그치지 않고, 상품을 기획하고 판매하는 단계부터 위험 요인을 미리 점검하라는 것이다. 판매 이후에도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사후관리까지 이어지는 내부통제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증권사들의 영업 규모와 수익이 빠르게 커지고 있어 투자자 보호에 대한 책임도 함께 무거워지고 있다. 특히 책무구조도가 본격 적용된 만큼 각 단계에서 정해진 내부통제 장치가 실제 영업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가 앞으로의 핵심 점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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