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백정숙 노무사) 인사노무관리 실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2026년 하반기 법령 개정 사항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근로기준법상 휴게시간 규정 완화, 남녀고용평등법·고용보험법 시행령 개정에 따른 배우자 육아지원제도 확대, 그리고 임금·퇴직급여 체불에 대한 처벌 강화와 도산 사업장 체불근로자 보호 확대 및 산재보험법 개정에 따른 공인노무사의 무료 조력이 대표적이다.
근로시간과 임금지급의 실질을 더 엄격하게 확인하되, 근로자의 일·가정 양립과 생계 보호는 더 두텁게 하는 방향으로 법의 보호범위가 확대되었다. 사업주 입장에서는 어느 것 하나 지나칠 수 없는 변화들이므로, 시행일 순으로 그 내용과 실무 대응방안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휴게시간·육아지원제도 확대…일·가정 양립 제도 손질
첫 번째로 근로기준법 제54조는 근로시간이 4시간인 경우 30분 이상의 휴게시간을 근로시간 도중에 부여하도록 정하고 있다.
문제는 반차 등으로 하루 4시간만 근무하는 근로자가 늘어나면서 발생했다. 4시간 근무를 마치고 바로 퇴근하고 싶어도, 법상 30분의 휴게시간을 사업장에 머물며 소진해야 하는 불합리가 계속 지적되어 온 것이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휴게시간 면제를 명시적으로 신청하는 경우에는 휴게시간을 부여하지 않고 바로 퇴근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했으며, 2026년 12월 10일부터 시행된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근로자의 신청을 전제로 한 선택적 완화이며, 근로자가 별도로 신청하지 않는 한 사업주는 종전과 같이 30분의 휴게시간을 부여할 의무를 진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사업주로서는 반차·시차출퇴근 등으로 4시간 근무가 발생하는 경우를 위해 휴게시간 면제 신청서 양식을 미리 마련해두고, 신청·승인 이력을 서면으로 남겨두는 것이 향후 분쟁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두 번째는 남녀고용평등법 시행령과 고용보험법 시행령 개정이다. 정부는 지난 8월 11일 국무회의에서 두 시행령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우선 8월 20일부터는 자녀 소속 기관의 휴원·휴교·방학이나 자녀의 질병·사고로 인한 입원 등 단기간 집중적인 돌봄이 필요한 경우, 연 1회 1주 또는 2주 단위의 단기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기존 육아휴직 기간(최대 1년 6개월) 안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분할 사용 횟수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며, 급여도 지급된다. 9월 18일부터는 임신 중인 배우자에게 유산·조산 등 건강상 위험이 있는 경우 남성 근로자도 자녀 출생 전에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게 되고, 배우자 출산전후휴가는 종전 출산 후 120일 이내 사용에서 출산예정일 50일 전부터 출산 후 120일까지로 확대된다.
배우자가 유산·사산한 경우에는 5일의 범위(최초 3일 유급)에서 배우자 유산·사산휴가가 신설되며, 우선지원대상기업 소속 근로자는 통상임금 100%의 급여도 지원받는다.
아울러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의 허용 예외 사유 중 ‘대체인력 채용이 불가능한 경우’가 삭제되어, 사업주가 단축 신청을 거부할 수 있는 범위도 좁아진다.
제도가 세분화되고 시행일이 8월 20일과 9월 18일로 나뉘어 있는 만큼, 취업규칙과 인사관리 시스템에 각 제도의 요건·기간·신청기한을 미리 반영해 두어야 현장에서 신청·승인 절차가 지연되거나 누락되는 사고를 막을 수 있다.
임금·퇴직급여 체불 처벌 강화…산재 근로자 조력도 확대
세 번째는 사업주의 체불 리스크와 직결되는 부분이다. 임금 체불 사업주에 대한 법정형이 현행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에서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으로 10월 8일부터 상향되고, 퇴직급여 체불 범죄의 법정형도 같은 수준으로 9월 18일부터 상향된다.
종전에는 임금체불을 경영상 불가피한 문제로 다소 가볍게 취급하는 경향이 있었다면, 이제는 형사처벌 수위 자체가 대폭 높아지는 만큼 사업주의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여기에 더해 8월 20일부터는 도산 사업장에서 퇴직한 근로자에 대한 대지급금 지급 범위가 확대된다. 종전에는 임금(또는 휴업수당, 출산전후휴가기간 중 급여)에 대해 최종 3개월분까지만 대지급금이 지급되었으나, 앞으로는 최종 6개월분까지 지원된다.
네 번째는 산재보상 절차에서 근로자에 대한 조력이 법적으로 강화된다는 점이다. 국회는 지난 9월 3일 본회의에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을 의결하여 제126조의2에 ‘국선대리인 지원’제도를 신설했다.
업무상 질병 입증 등에 어려움을 겪는 사회·경제적 취약계층 산재 근로자가 보험급여를 청구하거나 그 지급 결정에 대해 심사청구·재심사청구를 하는 경우, 공인노무사의 대리·조력을 국가가 무료로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구체적인 지원 대상의 범위, 지원 내용, 보수 기준 등은 고용노동부령으로 위임되어 있어 하위법령 정비를 거쳐야 하며, 시행일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다. 사업주 입장에서는 앞으로 산재 심사·재심사 단계에서 근로자 측이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대응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재해 발생 초기부터 재해경위와 안전보건조치 이행 여부를 객관적 자료로 남겨두는 것이 이전보다 더 중요해졌다.
이번 개정의 공통된 메시지는 분명하다. 사업주가 ‘몰랐다’ 또는 ‘관행이었다’고 해명할 수 있는 영역이 그만큼 좁아졌다는 것이다. 체불 법정형 상향과 국선대리인 제도 신설은 사후 대응 비용을 크게 높이는 변화인 만큼, 지금 시점에 임금대장·근로시간 기록·재해경위 자료를 한 번 점검해 두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책이다.


[프로필] 백정숙 이산HR그룹 부대표/공인노무사
• 지방공기업평가원 평가위원
• 여성가족부 가족친화인증 심사위원
• 가족친화지원센터 컨설턴트
• 성균관대학교 법학학사/ 고려대학교 대학원 법학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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