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한국씨티은행이 6년 만에 수장을 교체한다. 차기 은행장 최종 후보에는 김경호 기업금융그룹장 부행장이 이름을 올렸다. 유명순 현 행장이 세 번째 임기에 도전하지 않으면서다.
2021년 소비자금융 철수를 결정한 뒤 기업금융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해온 한국씨티은행은 차기 수장에도 기업금융 출신을 낙점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전날 회의를 열고 김 부행장을 차기 은행장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 김 후보는 향후 주주총회와 이사회 절차를 거쳐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유 행장의 임기는 오는 10월 27일까지다.
김 후보는 2001년 한국씨티은행에 입행한 뒤 기업금융 부문에서 경력을 쌓았다. 대기업금융부장과 금융기업영업본부장 등을 거쳐 2021년부터 기업금융그룹장을 맡고 있다. 현재 기업금융그룹은 국내 대기업과 금융회사, 공기업, 다국적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 기업금융 사업을 담당한다. 한국씨티은행 공식 경영진 명단에서도 김 후보는 기업금융그룹 담당 부행장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 세 번째 기업금융그룹장 출신 행장
김 후보가 최종 선임되면 한국씨티은행에서는 기업금융그룹장 출신이 세 차례 연속 행장을 맡게 된다.
2014년 은행장에 오른 박진회 전 행장은 2007년부터 2014년까지 기업금융그룹장을 맡았고, 2020년 취임한 유 행장 역시 은행장 직무대행에 앞서 기업금융그룹장을 거쳤다. 김 후보까지 같은 경로로 행장에 오를 경우 기업금융그룹장이 사실상 한국씨티은행의 주요 최고경영자(CEO) 승계 경로로 이어지는 셈이다.
한국씨티은행은 2004년 한미은행과 씨티은행 서울지점의 통합을 거쳐 출범했다. 이후 하영구 전 행장에 이어 박 전 행장, 유 행장이 차례로 은행을 이끌었다. 김 후보가 취임하면 한국씨티은행 출범 이후 네 번째 행장이 된다.
특히 이번 인선은 한국씨티은행의 기업금융 중심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한국씨티은행은 2021년 10월 소비자금융 업무의 단계적 폐지를 결정한 뒤 관련 사업을 순차적으로 축소해왔다. 반면 기업금융과 외환·자본시장 등 씨티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사업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 후보가 기업금융그룹을 이끌어온 기간도 이 같은 사업 재편 시기와 겹친다. 소비자금융 축소 이후 한국씨티은행이 기업금융 중심의 수익구조를 굳혀온 만큼 차기 행장 인선에서도 기존 사업에 대한 이해도와 연속성이 주요하게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 반기 순익 3196억원 ‘최대’…비이자수익이 견인
김 후보가 넘겨받을 실적은 양호하다. 한국씨티은행은 올해 2분기 3682억원의 총수익과 186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 86% 증가한 수준이다. 2분기 순이익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상반기 누적 총수익은 698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5%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3196억원으로 75% 증가했다. 상반기 순이익 역시 반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실적 개선은 이자수익보다 비이자수익 증가가 주도했다.올해 2분기 비이자수익은 2571억원으로 전년 동기 1623억원보다 59% 증가했다. 자본시장 호조에 따라 외환·파생상품·유가증권 관련 수익이 늘어난 영향이다. 반면 같은 기간 이자수익은 1287억원에서 1111억원으로 14% 감소했다. 순이자마진(NIM)도 2.34%에서 1.81%로 0.53%p 하락했다.
기업금융과 자본시장 부문이 실적을 견인했지만, 이자수익 감소세를 보완하면서 안정적인 이익 기반을 확보하는 것은 차기 경영진의 과제로 남는다.
김 후보가 공식 취임할 경우 기업금융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외환·파생상품과 유가증권 등 시장 관련 수익에 치우치지 않는 수익구조를 구축하는 데 경영 역량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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