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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07 (수)

제5차 국가철도망에 600조 몰렸다…전국 지자체 ‘노선 유치전’ 후끈

4차 신규사업 43조원인데 지자체 건의 600조 넘어…정부, 재정 한도 확대 추진
인천 대장홍대선·광명 신천~하안~신림선 등 막판 총력전
비수도권은 지자체 공동 대응…철도망 기대 지역 분양시장도 관심

 

(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향후 10년간 대한민국 철도 인프라의 밑그림을 그릴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6~2035)’ 발표를 앞두고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의 노선 반영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자체가 정부에 건의한 사업 규모만 6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한정된 재원을 놓고 수도권은 광역교통망 확충을, 비수도권은 지역 접근성 개선과 균형발전을 앞세우며 막판 유치전에 나선 모습이다.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은 국토교통부가 수립하는 철도 분야 최상위 법정계획이다. 국가계획에 반영돼야 예비타당성조사 등 후속 절차를 밟아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자체 입장에서는 지역 숙원 철도사업의 첫 관문으로 꼽힌다.

 

◇ 건의사업 600조 넘어…한정된 재원 놓고 ‘바늘구멍’ 경쟁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진 가장 큰 이유는 지자체의 요구와 실제 반영 가능한 사업 규모 사이의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방정부가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해 달라고 건의한 철도사업의 총규모는 600조원을 넘어선다.

 

앞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신규 반영된 사업 규모가 약 43조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지자체가 요구하는 사업 규모와 정부의 재정 여력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정부도 이런 상황을 고려해 제5차 계획의 신규사업 재정 한도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정부가 최종 투자 규모를 확정하지 않은 만큼 ‘40조~43조원’ 등을 제5차 계획의 확정 예산으로 보는 것은 이르다.

 

노선 선정 과정에서는 경제성뿐 아니라 정책성과 지역균형발전, 기존 철도망과의 연계성 등이 함께 고려될 전망이다. 특히 정부가 비수도권 철도사업에 대해서는 단순 비용 대비 편익뿐 아니라 정책적 필요성과 균형발전 효과를 종합적으로 살펴보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지방 철도사업의 반영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인천 대장홍대선·광명 신림선…수도권도 총력전

 

수도권에서는 인천과 경기 광명·남양주 등 주요 지자체가 광역철도망 확보를 위해 정부 설득에 나서고 있다.

 

인천에서는 ‘대장홍대선 청라 연장’과 GTX-D 노선 등이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다.

 

계양구는 지난 8월 부천 대장지구에서 끝나는 대장홍대선을 계양지역으로 연결하기 위해 민·관 합동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계양구는 3기 신도시인 계양테크노밸리의 교통 여건 개선을 위해 대장홍대선 연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인천시의회도 이달 초 대장홍대선 청라 연장과 GTX-D 노선의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을 촉구하는 결의에 나서는 등 정부를 상대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경기 광명시에서는 ‘신천~하안~신림선’ 신설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광명시가 지난 2일부터 18일까지 진행한 범시민 서명운동에는 당초 목표인 1만명을 넘어 1만5336명이 참여했다. 시는 이달 말 서명부를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에 전달할 예정이다.

 

신천~하안~신림선은 시흥 신천역에서 광명시흥 3기 신도시와 광명 하안동을 거쳐 서울 독산·신림을 연결하는 16.4㎞ 규모의 광역철도 구상이다.

 

광명시는 광명시흥 3기 신도시와 테크노밸리 조성에 따른 향후 교통 수요를 감안하면 수도권 서남부 광역교통망 확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남양주시도 왕숙신도시 조성 등에 따른 교통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GTX 등 광역교통망 확충을 요구하고 있다. 대규모 주택 공급에 맞춰 서울 접근성을 높일 교통 인프라 확보가 필요하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 비수도권은 13개 시·군 ‘공동 전선’…균형발전 승부수

 

비수도권에서는 단일 지자체 차원의 건의를 넘어 여러 지역이 공동 대응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충남·충북·경북 3개 도의 13개 시·군은 충남 서산에서 천안과 청주를 거쳐 경북 울진까지 동서를 연결하는 ‘중부권 동서횡단철도’의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을 공동 요구하고 있다.

 

13개 시·군 시장·군수 협력체는 올해 1월 국토교통부를 방문해 공동 건의문을 전달하고 사업의 국가계획 반영을 촉구했다.

 

이들 지자체는 기존 국가 철도망이 상대적으로 남북축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만큼 동서축 철도망을 확충해 지역 간 접근성을 개선하고 국토균형발전을 촉진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정부가 제5차 계획에서 경제성뿐 아니라 정책성과 균형발전 효과를 함께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비수도권 노선이 실제 계획에 얼마나 반영될지도 관심사다.

 

◇ 철도망 기대감 부동산시장으로…‘계획 반영=개통’은 경계해야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둘러싼 관심은 부동산 시장으로도 번지고 있다.

 

광역철도가 실제 건설될 경우 출퇴근 시간 단축과 생활권 확대, 지역 접근성 개선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신규 철도망이 추진되는 지역의 주택과 분양시장에서도 기대감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다만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노선이 반영됐다고 해서 철도 건설이나 개통이 곧바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계획 반영 이후에도 사업별로 예비타당성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설계, 재원 조달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한다. 사업성과 재정 여건 등에 따라 추진 일정이 장기간 늦어지거나 사업 내용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부동산 시장에서도 국가철도망 반영 추진만을 근거로 특정 지역을 직접적인 ‘수혜 지역’으로 단정하기보다는 실제 계획 반영 여부와 후속 사업 진행 상황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대규모 광역 철도망 신설은 물리적인 출퇴근 시간 단축을 넘어 지역의 경제적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변수인 만큼 신규 분양시장에도 영향력이 크다”며 “아직 노선이 최종 확정되지 않은 만큼 지자체가 연장안이나 신규 노선 유치를 추진하는 지역은 향후 국가계획 반영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철도망 확충이 추진되는 지역에서는 신규 주택 공급도 예정돼 있다.

 

인천 계양신도시에서는 반도건설이 10월 ‘계양신도시 카이브 유보라’를 분양할 예정이다. 계양신도시 AC3·AC4블록에 지하 2층~지상 15층 규모로 조성되며 아파트 1110가구와 단지 내 상업시설로 구성된다. AC3블록 인근에는 인천지하철 1호선 박촌역이 있으며, 대장홍대선의 계양·청라 연장이 추진되고 있다.

 

경기 광명시 소하동에서는 시티건설이 ‘광명 시티프라디움 에듀하임’을 공급할 예정이다. 전체 930가구 가운데 1차 물량은 지하 2층~지상 22층, 6개 동, 전용면적 59~84㎡ 426가구 규모다. 광명시는 현재 신천~하안~신림선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충남 아산시 배방읍에서는 한성건설의 ‘천안아산역 그랑시티 필하우스 1BL’이 10월 분양을 앞두고 있다. 지하 2층~지상 최고 28층, 14개 동, 전용면적 84·103㎡, 총 1534가구 규모로 KTX·SRT 천안아산역과 수도권 전철 1호선 아산역 생활권에 들어선다.

 

경기 남양주시 진건읍에서도 ‘남양주왕숙 A-17’ 공급이 예정돼 있다.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이 향후 10년간 국가 철도정책과 신규사업 추진의 기본 틀이 된다는 점에서 어떤 노선이 최종 계획에 이름을 올릴지 지자체와 지역 주민들의 관심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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