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권대중 한성대학교 일반대학원 석좌교수) 정부가 장려했던 등록임대, 이제는 혜택 축소
민간 등록임대주택 사업자에 대한 세제혜택 축소 문제는 단순히 특정 집단의 세 부담이 증가하는 문제로만 볼 수 없다. 보다 본질적인 쟁점은 정부가 일정한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국민에게 장기간의 의무를 부담하도록 유도하고,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세제상 혜택을 제시한 뒤, 국민이 그 의무의 상당 부분 또는 전부를 이행한 시점에 정책의 방향을 변경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에 있다.
이는 단순한 조세정책의 변경을 넘어 정책의 일관성, 예측가능성, 그리고 국가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직결되는 문제다.
2026년 정부가 입법예고한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은 조정대상지역의 매입임대아파트에 대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배제 혜택을 원칙적으로 2027년 12월 31일까지 양도하는 경우로 제한하고, 아직 임대의무기간이 종료되지 않은 경우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기한을 적용하는 방향을 담고 있다.
일부 장기임대주택에 대해서도 종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양도기한을 설정하는 방향의 개편이 추진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개편이 등록임대주택에 관한 모든 세제혜택을 즉시 일괄 폐지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기존 등록사업자가 등록 당시 예상했던 장기간의 세제상 지위와 처분계획이 사후적으로 제한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중요한 정책적·법적 문제가 발생한다.
등록임대주택 사업자는 일반적인 주택소유자와 달리 일정 기간 주택을 계속 임대해야 했고, 임대료 증액률도 원칙적으로 5% 이내로 제한받았다. 의무임대기간 중에는 자유로운 처분에도 일정한 제한이 있었다. 이러한 공적 의무의 반대급부로 양도소득세 중과배제, 종합부동산세 합산배제, 취득세 감면 등 여러 세제상 혜택이 제공되었다.
특히 정부가 등록임대제도를 적극 장려한 이후 신규 등록임대사업자는 2017년 약 5만 7천 명에서 2018년 약 14만 8천 명으로 증가했고, 신규 등록임대주택 역시 같은 기간 약 19만 호에서 38만 2천 호로 증가하였다. 이는 세제와 규제정책이 국민의 주택 보유 및 임대사업에 관한 경제적 의사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번 제도개편의 핵심은 단순히 “등록임대사업자의 세금을 얼마나 줄여 줄 것인가”가 아니다. 정부가 과거 정책을 믿고 장기간 의무를 이행한 기존 사업자에게 어느 범위까지 새로운 과세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기존 사업자의 신뢰와 임차인의 주거안정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가 본질적인 쟁점이다.
세제 혜택은 ‘특혜’인가
공적 의무의 반대급부인가
민간임대주택법은 민간임대주택의 건설·공급 및 관리를 통해 민간임대주택의 공급을 촉진하고 임차인의 주거생활을 안정시키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한다. 이에 따라 등록임대사업자는 단순한 주택 보유자와 달리 임대료 증액 제한, 임대의무기간 준수, 임대차계약 유지, 임대차계약 신고, 표준임대차계약서 사용, 임대보증금 보증가입 등 여러 공적 의무를 부담하였다.
등록임대주택은 일반적인 주택 소유와 달리 임대인의 처분과 수익활동에 일정한 공법상 제한이 부과되는 제도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등록임대사업자에게 제공된 과세특례를 그 자체만 떼어내어 단순한 ‘다주택자 특혜’라고 평가하는 것은 제도의 전체 구조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 반대로 과세특례가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등록임대주택을 공공임대주택과 동일하게 평가하는 것 역시 적절하지 않다.
이 제도의 핵심은 등록사업자가 부담하는 공적 의무와 그에 상응하여 제공되는 과세특례 사이에 합리적인 균형관계를 유지하는 데 있다. 따라서 이번 개편안의 쟁점은 세제혜택의 존폐 그 자체보다는 이미 상당 기간 임대료 제한과 처분 제한 등을 감수한 기존 사업자에게 향후 양도시점의 과세효과를 어느 범위까지 변경할 수 있는지에 있다. 특히 그러한 변경으로 인해 등록 당시 전제로 삼았던 임대사업의 경제적·법적 기반이 사실상 무너지는 경우에는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의무는 과거 기준대로,
혜택은 새로운 기준으로?
과거 정부는 민간에게 장기간 안정적으로 임대주택을 공급하도록 유도하면서 그에 따른 세제상 혜택을 제시하였다. 사업자들은 이러한 정책을 신뢰하여 임대료 인상 제한, 장기임대, 처분 제한 등 여러 부담을 감수하였다.
그런데 의무임대기간을 모두 또는 상당 부분 이행한 이후 주택을 양도하려는 단계에서 종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양도기한을 새로 설정하거나 세제혜택의 적용범위를 축소한다면, 사업자 입장에서는 의무는 과거의 기준에 따라 이행하였으나 그에 대한 과세상 효과는 새로운 기준으로 판단받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물론 세제혜택을 국가가 영구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는 어렵다. 경제상황과 주택시장 여건이 변화하면 정부는 조세제도를 변경할 수 있고, 필요한 경우 기존 제도를 축소하거나 폐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부가 정책을 변경할 수 있다는 문제와 기존 정책을 신뢰하여 장기간 법적 의무를 이행한 국민의 신뢰를 어느 정도 보호해야 하는지는 구분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새롭게 등록하려는 사업자에게 세제혜택이 축소된다는 사실을 미리 예고하는 것과, 이미 8년 또는 10년 등 장기간에 걸쳐 임대의무를 수행한 기존 사업자에게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정책적 성격이 다르다.
조세감면은 일반적으로 국민에게 영구적으로 보장되는 기득권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가가 특정 행위를 유도하기 위해 명시적으로 일정한 혜택을 제시하였고, 국민이 이를 신뢰하여 장기간 재산권 행사를 제한받았다면 그 신뢰의 보호 가치는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
등록임대사업자는 단순히 세제 혜택만 향유한 것이 아니라 그 기간 동안 임대료 증액 제한, 임대의무기간, 처분 제한 등 실질적인 공적 의무도 함께 부담하였다. 따라서 등록 당시의 제도는 일방적인 ‘특혜’라기보다 공적 의무와 정책적 혜택이 결합된 구조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소급입법 문제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
헌법재판소의 일반적인 입장에 따르면 이미 완결된 사실관계에 새로운 법률을 적용하여 조세를 부과하거나 이미 확정된 법적 효과를 박탈하는 이른바 진정소급입법은 원칙적으로 제한된다. 반면 과거에 시작된 사실관계라 하더라도 아직 과세요건이 완성되지 않았다면 새로운 법을 적용하는 부진정소급입법은 일정한 범위에서 허용될 수 있으며, 이 경우 공익과 국민의 신뢰이익을 비교하여 판단하게 된다.
따라서 새로운 세제 개편안이 시행된 이후 실제로 주택을 양도하는 경우 새로운 세율이나 과세 기준을 적용하는 구조라면 이를 곧바로 위헌적인 진정소급입법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양도소득세의 과세요건은 원칙적으로 실제 양도 시점에 완성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과거 제도의 존속을 신뢰하여 주택을 취득하거나 등록하고, 장기간 임대계획을 세워 공적 의무를 이행한 국민에게는 별도의 신뢰 보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논란에서 보다 중요한 법적 쟁점은 “새로운 과세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무조건 위헌적인 소급과세인가”라는 문제보다는, 정부가 스스로 형성한 장기적인 신뢰 관계를 충분한 경과조치 없이 변경하는 것이 신뢰 보호원칙과 비례원칙에 부합하는가에 있다.
특히 등록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2027년까지 양도’와 같은 새로운 기한을 사후적으로 설정할 경우, 이미 대부분의 임대 의무를 이행한 사람에게 예상하지 못한 상당한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야 한다.
조세 형평성을 높이되
기존 사업자의 신뢰도 보호해야
정부의 입장에서도 반론은 가능하다. 등록임대사업자에게 장기간 양도소득세 중과배제 등의 특례를 계속 인정하는 것은 일반 다주택자와의 조세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이미 상당한 기간 세제 혜택을 받은 사업자에게 동일한 혜택을 계속 인정하는 것이 과도하다는 비판도 가능하다.
과거 등록임대제도가 일부에서 주택 매집이나 다주택자의 절세수단으로 활용되었다는 비판이 있었고, 조세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제도를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도 부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등록임대사업자에게 기존의 모든 과세특례를 아무런 제한 없이 영구적으로 유지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그러나 조세 형평성을 바로잡는 방법은 구분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등록하거나 새롭게 주택을 취득하는 사업자에게 새로운 기준을 적용하는 것과, 과거 정부의 제도와 권유를 신뢰하여 이미 장기간 공적 의무를 부담한 기존 등록 사업자에게까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다.
신규 사업자와 기존 사업자의 법적·경제적 상황이 다른데도 이를 동일하게 취급한다면 오히려 또 다른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조세형평성의 확보와 기존 사업자의 신뢰 보호는 어느 하나를 전면적으로 배제할 문제가 아니라, 서로 조화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하여야 할 문제다.
매물 확대를 서두르다
임차인 보호와 충돌할 수도
정부가 민간임대사업자에게 세제혜택을 제공했던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민간이 보유한 주택을 장기간 안정적인 임대시장에 머물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었다. 실제로 세제 혜택이 확대되었던 시기에 등록임대주택이 크게 증가했다는 사실은 임대인의 경제적 행동이 세제 인센티브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반대로 세제 혜택이 대폭 축소되거나 기존에 없던 처분 기한이 설정되는 경우 신규 등록의 유인은 감소하고, 기존 사업자는 의무기간 종료 후 가능한 한 빨리 임대사업에서 이탈하려는 유인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등록임대주택이 매각된다고 해서 주택 자체의 공급량이 감소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임대주택이 매매시장에 공급되고 실수요자에게 매각된다면 오히려 매매주택 공급은 증가할 수 있다. 그러나 해당 주택이 자가주택으로 전환되면 장기간 안정적으로 임대되던 민간임대주택의 재고는 감소할 수 있다.
즉 단기적으로 매매시장에 매물을 유도하는 효과와 장기적으로 민간 장기임대주택 재고가 줄어드는 효과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정책목표가 단기적인 다주택자 매물 확대라면 일정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민간임대시장이 축소될 가능성까지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임차인이 실제 거주하고 있는 주택은 정부가 정한 특정 기한에 맞추어 임대인이 언제든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자산이 아니다. 기존 임대차계약과 계약갱신요구권 등 임차인의 주거안정을 보호하는 제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세제 혜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정 시점까지 주택을 매각하여야 하는데, 한편으로는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 등을 보장하여야 한다면 현실적으로 매각이 곤란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한쪽의 주택정책에서는 임차인의 안정적인 거주를 보호하면서 다른 쪽의 세제정책에서는 임대인에게 신속한 처분을 요구하는 정책 간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새로운 양도기한을 설정하려면 세법상의 처분기한만을 일률적으로 정하기보다는 임대차보호 제도와의 관계를 함께 검토하여야 한다.
신규와 기존 사업자,
같은 잣대로 볼 수 없다
등록임대주택 제도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신규 사업자와 기존 사업자는 구분하여 접근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새롭게 등록하거나 향후 주택을 취득하는 사업자에게 변경된 세제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정책변경에 따른 일반적인 제도개편으로 평가할 수 있다. 새로운 제도를 미리 알고 투자 및 임대 여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기존 등록사업자는 등록 당시의 제도를 전제로 장기간 임대료 증액 제한과 처분 제한을 감수하고 의무임대기간을 이행하였다. 이들에게까지 종전에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양도기한이나 불리한 과세기준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별도의 신뢰보호 문제를 발생시킨다.
특히 의무임대기간을 모두 이행한 사업자와 아직 의무기간이 남아 있는 사업자, 임차인이 거주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처분이 곤란한 사업자, 정비사업 등의 사유로 임의처분이 어려운 사업자를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국가가 국민에게 8년 또는 10년과 같이 장기간 특정한 행동을 요구하였다면, 그 정책 역시 최소한 그 기간 동안 국민이 예측 가능한 범위 안에서 운영될 필요가 있다. 정책목표가 변경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과거 국민에게 부과한 공적 의무의 이행은 그대로 인정하면서, 그에 상응하여 예정되었던 세제상 효과만을 사후적으로 축소할 경우 향후 국민은 정부가 제시하는 장기정책을 신뢰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제도개편의 필요성이 인정되더라도 새로운 기준은 원칙적으로 신규 등록이나 향후 취득분에 적용하고, 기존 등록사업자에 대해서는 등록 당시 형성된 신뢰를 합리적인 범위에서 보호할 수 있는 경과규정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존 등록주택, 이런 경과조치가 필요하다
개정법 또는 시행령이 시행되기 전에 적법하게 등록하고 의무임대기간 및 임대료 증액 제한 등 핵심적인 의무를 준수한 주택에 대해서는 등록 당시의 과세상 지위를 일정한 범위에서 인정하는 경과조치가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① 의무임대기간 이행 주택 보호
의무임대기간을 성실하게 모두 이행한 주택은 처분시점과 관계없이 실제 이행한 임대기간에 상응하는 양도소득세 중과배제 또는 장기보유특별공제 등의 과세상 효과를 일정 범위에서 인정할 필요가 있다.
다만 임대료 증액 제한, 임대의무기간 준수 등 핵심적인 공적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는 위반의 내용과 정도에 따라 특례 적용을 제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한 사업자와 그렇지 않은 사업자를 구분함으로써 조세형평성과 신뢰보호를 동시에 고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② 임차인 거주 주택의 양도기한 유예
법정 양도 유예기간을 설정하더라도 해당 주택에 임차인이 거주하고 있고 임대차계약이나 계약갱신요구권 행사로 인해 유예기간 내 매도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예외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임대차계약 종료일 또는 계약갱신요구권 행사에 따른 갱신기간 종료일로부터 일정 기간까지 양도기한을 추가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이는 등록임대사업자가 세제상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임차인의 안정적인 거주를 저해하는 방향으로 행동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③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주택 특례
재건축·재개발·소규모주택정비사업 또는 신탁방식 정비사업 등으로 주택의 임의처분이 현실적으로 제한되는 경우에도 획일적인 양도기한을 적용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다.
이 경우 사업시행자 지정·고시, 관리처분계획인가, 이전고시 등 정비사업의 진행단계를 고려하여 별도의 유예기간을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납세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법률 또는 사업절차에 의해 처분이 제한되는 기간까지 일반적인 주택과 동일한 양도기한을 적용한다면 불합리한 과세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④ 거주주택 비과세 특례에 대한 신뢰보호
등록말소 임대주택을 보유한 상태에서 거주주택을 양도하는 경우 적용되는 1세대 1주택 비과세 특례 역시 명확하게 보호할 필요가 있다.
현행 제도상 등록말소 후 일정 기간 내 거주주택을 양도하는 경우 적용되는 특례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개정으로 그 적용기간을 사실상 단축하거나 임대주택을 다시 주택 수에 산입하게 되면 납세자가 과거 제도를 전제로 수립한 주택 처분계획과 주거이전계획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개정규정 시행 전에 등록된 임대주택이 의무임대기간 종료로 자동말소된 경우에는 종전 규정에 따른 거주주택 비과세 특례의 적용기간과 요건을 일정 범위에서 유지하도록 하는 경과규정을 둘 필요가 있다.
이는 기존 사업자에게 새로운 혜택을 추가로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법령과 정책에 따라 형성된 납세자의 처분계획과 주거이전계획이 갑작스러운 제도변경으로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볼 수 있다.
한편 기존 등록사업자의 과세특례를 일정 부분 유지하는 경우에도 그 특례가 실질적으로 임차인의 주거안정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제도를 함께 보완할 필요가 있다. 과세특례가 임대인에게만 귀속되고 임차인에게 충분한 편익으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별도의 제도개선 논의가 필요하다.
세금을 더 걷는 것보다
정책 신뢰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조세 형평성과 정책 신뢰의 균형이 필요하다. 정부가 경제 상황과 주택시장 여건에 따라 세법과 주택정책을 변경할 수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 역시 영구적으로 유지되어야 하는 권리라고 단정할 수 없다.
그러나 제도 변경의 필요성이 인정된다는 이유만으로 과거 정부의 정책을 신뢰하여 국민이 이미 장기간 부담한 공적 의무와 그에 따라 형성된 신뢰이익을 충분한 경과조치 없이 무시하여도 된다는 결론이 도출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민간의 장기간 협조를 필요로 하는 주택정책에서는 단기적으로 세금을 얼마나 더 부과할 수 있는가 못지않게 정부가 제시한 장기정책을 국민이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정책적 자산이다.
정부 정책을 신뢰하여 8년 또는 10년 동안 임대료 제한과 처분 제한 등을 준수한 사업자에게 의무기간 종료 직전 또는 종료 이후 새로운 양도기한을 부과한다면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매물을 유도할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향후 정부가 유사한 정책을 시행할 때 국민의 참여와 협조를 얻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모든 등록임대사업자를 동일하게 보호해야 한다는 의미도 아니다. 등록임대제도를 주택 매집이나 절세수단으로 이용한 경우와 소형·저가 주택을 장기간 공급하면서 실제로 임대료 제한과 처분 제한을 충실히 이행한 경우는 구별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향후 등록임대주택 정책의 기준은 단순히 “임대인에게 세제혜택을 계속 줄 것인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보다 중요한 기준은 “어떤 임대인이 어떠한 공적 의무를 실제로 이행하였는가”, 그리고 “그 의무 이행이 임차인의 주거안정에 어떠한 기여를 하였는가”가 되어야 한다.
이에 따라 신규 등록 및 향후 취득분에 대해서는 변화된 정책목표에 맞추어 새로운 과세기준을 적용하되, 기존 등록사업자에 대해서는 의무이행 정도와 임차인 보호 여부를 고려한 합리적인 경과조치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임차인의 계약갱신 가능기간, 토지거래허가와 같은 처분규제, 재건축·재개발 및 신탁방식 정비사업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양도기한은 법률 간 충돌과 불합리한 과세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
결국 등록임대주택 정책은 과세특례를 단순히 유지할 것인지 폐지할 것인지의 양자택일 문제가 아니다. 공적 의무를 충실히 이행한 기존 사업자에게는 예측 가능한 범위의 신뢰보호를 제공하고, 앞으로의 제도는 조세형평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하며, 동시에 그 혜택이 임차인의 주거안정으로 연결되도록 제도를 재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존 등록임대주택에 대한 합리적인 경과조치, 임차인 보호 강화, 의무이행 정도에 따른 차등적 과세를 함께 마련하는 것이 국가 정책에 대한 신뢰와 조세형평성, 그리고 임대차시장의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향이라고 판단된다.

[프로필] 권대중 한성대학교 일반대학원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
• (현)㈔한국 부동산융복합학회 회장, 한국부동산융복합연구원 원장
• (현)㈔대한부동산학회 명예회장
• (현)한국경제평론가협회 회장, 한국데이터경제연구원 고문
• (현)국토교통부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위원·
주택공급혁신위원회 위원·성과관리평가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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