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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08 (목)

[전문가 칼럼] 이사 보수 결정할 때, 대주주인 이사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을까

대법원 2026. 4. 2. 선고 2025다219931 판결로 본 의결권 제한의 원칙과 예외

 

(조세금융신문=임다훈 변호사) 정기주주총회에서 반복적으로 문제되는 쟁점 중 하나는, 대표이사이자 지배주주인 사람이 자신의 보수 한도를 정하는 주주총회 결의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대법원 2026. 4. 2. 선고 2025다219931 판결은 이 분쟁에 관하여 종래의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예외가 문제될 수 있는 경우를 판결요지에 명시하였다.

 

◇ 원칙: 의결권 제한

 

상법 제388조는 이사의 보수를 정관에 정하지 않은 경우 주주총회 결의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상법 제368조 제3항은 총회 결의에 관하여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자의 의결권 행사를 금지한다. 이사 보수 한도 결의는 당사자인 주주 겸 이사에게 개인적 이해관계를 발생시키므로, 원칙적으로 그 결의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나아가 그 주주의 주식은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 수에서 제외될 뿐 아니라(상법 제371조 제2항), 의결정족수의 기초가 되는 발행주식 총수에서도 제외되어, 특별이해관계인을 제외한 주주들만을 기준으로 의결정족수를 산정하게 된다.

 

◇ 예외의 등장: 결의가 불가능한 상황에서는 제한 완화

 

그런데 이번 대법원 판결은 판결요지에 “주주 전원이 이사라거나 특별이해관계 있는 자를 제외하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주가 존재하지 않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이라는 문구를 명시적으로 포함시키면서 예외를 인정했다. 이 문구는 사실 이전의 판례에도 간접적으로 존재하던 논리였지만, 이번 판결이 이를 판결요지 수준에서 정식화하였다.

 

그 함의는 명확하다. 주주 전원이 이사를 겸하고 있거나, 특별이해관계인을 모두 제외하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주가 단 한 명도 남지 않는 상황이라면, 의결권 제한 원칙은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 이는 회사 운영의 현실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상법이 이사 보수를 주주총회 결의로 정하도록 한 취지는 외부 통제를 보장하기 위함인데, 그 통제의 주체가 될 주주 자체가 없다면 규정의 강행 적용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원이 이사이거나 특별이해관계인에 해당하여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주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는 현실적으로 결의 자체가 불가능해지므로, 이러한 상황에서는 예외적으로 의결권 행사를 허용할 수 있다는 것이 판결의 취지이다.

 

이 예외는 2인 주주 회사나 소규모 폐쇄회사처럼 주주 구성이 단순하고 이해관계가 중첩되는 현실적 운영 환경을 고려한 것으로, 개별 회사마다의 ‘특별한 사정’ 입증이 논쟁의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비교법: 우리 상법만 유독 강한 이유

 

상법 제368조 제3항의 특별이해관계인 의결권 제한 제도는 독일로부터 일본을 거쳐 우리 상법으로 유입된 것이다. 그런데 정작 독일과 일본은 이 제도를 수십 년 전에 이미 폐지하거나 대폭 축소하고, 사전적 제한 대신 사후적 통제 방식으로 전환하였다.

 

독일은 현재 부당한 의결권 행사가 있는 경우에만 결의취소 원인으로 삼고, 일본 역시 특별이해관계인 규정을 폐지한 뒤 현저히 부당한 결의가 이루어진 경우에만 사후적으로 다투도록 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결국, 이사 보수 결의에서 해당 이사 겸 주주의 의결권을 원천적으로 박탈하는 방식으로 규정을 운영하는 나라는 현재 사실상 한국이 유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상법 주석서도 이 점을 솔직하게 인정하면서, “미리 어느 의안에 관하여 특별한 이해관계를 가진다는 이유만으로 일반적으로 의결권의 행사를 배제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에 관하여는 의문이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주석 상법 회사편』).

 

우리 상법도 독일·일본처럼 부당한 결의가 이루어진 경우에만 사후적으로 통제하는 방식으로의 변경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학계의 중론이기도 하다.

 

◇ 실무에서 유의해야 할 사항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면, 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 안건을 처리할 때 다음 사항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첫째, 이사를 겸하는 주주가 있는 경우,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안건에서는 해당 주주의 의결권이 제한된다. 이 제한은 의결권 수뿐 아니라 발행주식 총수 산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둘째, 안건을 이사별로 분리하여 상정하는 방법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특정 이사의 보수만을 정하는 안건에서는 해당 이사만 특별이해관계인이 되므로, 안건을 개별 분리하면 다른 이사 겸 주주들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 의결정족수 충족이 용이해진다.

 

셋째, 의사록에는 특별이해관계인의 의결권 제한 사실과 그에 따른 정족수 계산 과정을 명확하게 기재해야 한다. 이는 향후 분쟁에서 절차적 하자 여부를 다툴 때 핵심 증거가 된다.

 

넷째, 특별이해관계인을 제외하면 의결권을 행사할 주주가 아무도 남지 않는 극단적 상황에서는 예외 적용이 검토될 수 있으나, 이를 남용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하며 구체적 사실관계를 정밀하게 따져야 한다.

 

가령, 대법원 판결이 예로 든 것처럼 주주 전원이 특별이해관계인에 해당하여 특별이해관계인을 제외하면 의결정족수를 충족할 수 있는 주주가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거나, 혹은 해당 상황이 회사의 조직 구성상 불가피한 구조적 사정에 기인한다는 점이 객관적으로 소명되어야 한다. 단순히 정족수 충족이 번거롭거나 불편하다는 사정만으로는 예외를 주장할 수 없다.

 

예외 적용을 주장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해당 안건 기준 특별이해관계인 해당 여부를 정리한 법률검토 의견서가 필요할 수 있으며, 주주총회 의사록에 정족수 계산 근거 및 예외 적용 경위를 구체적으로 기재할 필요가 있겠다.

 

 

[프로필] 임다훈 변호사 법무법인 청현 변호사

• 사법연수원 제45기 수료
• 사법시험 제55회 합격
• 성균관대학교 법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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