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기업들이 가입한 개인정보 유출 손해배상책임보험이 최근 5년간 피해자들에게 지급한 금액이 불과 13억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한국소비자보호원 등이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기업을 상대로 권고한 분쟁조정안의 경우 피신청인인 기업의 거부로 무산되는 사례는 해마다 증가 추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형연 조국혁신당 의원이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2년부터 올 7월까지 정부당국이 개인정보 유출 기업에 부과한 과징금이 7004억원 규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반해 같은 시기 개인정보 손해배상책임보험이 피해자들에게 지급한 보험금 액수는 약 13억원(총 25건)에 그쳤다. 이는 동 기간 기업에 부과된 과징금 7004억원의 0.19% 수준이다.
또 역대 최대 과징금을 부과받은 쿠팡 사례(4236억원)를 제외한 나머지 과징금 2768억원과 비교해도 보험금 지급 비율은 0.47%에 불과했다.
이와 함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고와 관련해 한국소비자원 등이 마련한 분쟁조정안은 사고 발생 기업들의 거부로 인해 불성립하는 사례가 매년 증가했다.
김형연 의원실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22년과 2023년에는 피신청인인 기업의 거부로 분쟁조정안이 무산된 사례는 각각 1건, 0건이었던 반면 2024년과 2025년에는 각각 35건, 46건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기업의 거부로 분쟁조정안이 무산된 건수는 42건으로 집계됐다. 남은기간까지 고려하면 올 한해 기업 거부에 따른 분쟁조정안 무산 건수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1일 신한은행에서 2만5000여명의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발생한데 이어 2일에는 KB국민은행에서 고객정보 100여건이 유출됨에 따라 추후 한국소비자원 등이 이에 대한 분쟁조정안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최근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발생한 기업 대부분은 분쟁조정안을 거부하는 추세다. 앞서 지난해 11월 4일 개보위 분쟁조정위원회는 SK텔레콤에게 개인정보 유출사고와 관련해 분쟁조정을 신청한 3998명에게 각 30만원씩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SK텔레콤은 같은해 11월 20일 “개보위 결정을 존중하나 사고 발생 이후 회사가 취한 선제적 보상 및 재발 방지 조치가 조정안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기에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이를 거부했다.
올해 9월 초 한국소비자원은 쿠팡에게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 1인당 10만원 상당을 보상하는 조정안은 내놓았지만 같은달 11일 쿠팡은 “조정안을 신중히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수용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분쟁조정안을 수용하지 않았다.
김형연 의원은 개인정보 유출 손해배상보험의 낮은 최저가입금액도 지적했다.
현행법상 일정 규모 이상 기업들은 반드시 개인정보 유출 손해배상 보험을 가입해야만 한다. 하지만 최저가입금액은 가장 높은 구간(매출액 800억원 초과·정보주체 100만명 이상)도 10억 원에 불과한 수준이다. 해당 최저가입액을 3755만명이 피해를 입은 쿠팡 사고에 적용할시 피해자 1인당 지급받는 보상액은 약 27원이다.
개보위가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기업들로부터 받은 과징금을 피해 회복에 사용하기 위해 신설 추진 중인 공익신고장려기금 내 피해 예산도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형연 의원에 따르면 기금 내 ‘개인정보 피해 지원’ 예산 67억7000만원 가운데 피해자 대상 지원은 12억7000만원(약 19%)에 그쳤다. 이는 올해 기업들에게 부과한 과징금 4775억원의 의 0.27% 수준이다.
김형연 의원은 “매년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이에 따른 정부당국의 과징금 액수는 늘고 있지만 정작 피해자 손에 쥐어지는 것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면서 “지난 1일 발생한 신한은행 개인정보 유출사태에서 보듯 기업·금융권 등의 개인정보 유출은 국민 재산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다.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기업·금융권의 개인정보 보호 실태를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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