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다음주 4대 금융그룹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예고된 가운데 1위 금융그룹 자리를 놓고 치열한 실적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업계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이중고’를 견뎌낸 금융그룹이 왕좌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시즌 금융그룹 실적의 발목을 잡은 이중고는 금융감독원 권고에 따른 대손충당금 규모 확대와 사모펀드 투자손실로 인한 배상금 지급 등이다.
1분기 견조한 성적을 낸 신한금융이 자존심을 지킬지, KB금융이 탈환에 성공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 신한, 디지털금융…KB, 생명보험 ‘방점’
신한금융은 디지털 금융 강화, KB금융은 생명보험을 카드로 성과 창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1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고객 중심 디지털 혁신을 목표로 한 15개의 세부 사업을 공개한 바 있다.
최근에는 국가경제 신성장동력 발굴을 지원한다는 측면에서 ‘신한 네오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네오 프로젝트는 신디지털금융 선도, 신성장생태계조성, 신성장산업 금융지원 등을 3대 핵심 방향으로 삼는다.
신한금융은 신성장산업 금융지원을 통해 국가 경제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산업군에 금융 지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혁신성장 관련 대출·투자 공급액을 현재 수준보다 20조원 이상 늘리기로 했다.
KB금융은 그동안 취약한 부분으로 평가받은 보험 부문을 강화한다.
지난 4월 KB금융은 2조3400억원에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했다.
푸르덴셜생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408억원으로 업계6위를 차지했다. 자산 규모는 약 21조원으로 업계 11위다.
이로써 KB금융은 그간 다른 금융그룹에 비해 빈약하다는 평가를 받은 생명보험 부문을 보강할 수 있게 됐다.
◇ 이중고 여파…KB금융 1위 자리 오를까
최근 금융감독원이 2분기 대손충당금을 1분기 대비 10~15% 확대하라고 권고한 것이 금융그룹들의 고심을 깊어지게 했을 것으로 보인다.
대소충당금은 미리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대출채권을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대손충당금이 많아질수록 금융그룹의 순이익은 줄어드는 셈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금융당국이 나서 대손충당금 확대를 지시한 만큼 이에 따른 순이익 축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잇달아 발생한 DLF, 라임,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고에 대한 배상금 지급 문제도 실적에 악형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가 라임 무역금융펀드와 관련, 2018년 이후 판매분을 100% 보상하라는 조정안을 도출하면서 약 830억원의 배상액을 지불해야 할 상황이다.
반면 KB금융의 경우 사모펀드 관련 모든 사건·사고에서 자유로워 오히려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복수의 증권전문가와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는 KB금융이 ‘리딩뱅크’ 자리를 곧 탈환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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