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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질라…미‧중 갈등에 ‘환율’ 급등

미국 정부, 中에 104% 관세 부과 발표
세계 교역 위축 우려‧한미 무역협상 지연 가능성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원‧달러 환율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며 1500원 돌파 가능성이 가시화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격화된 영향이다.

 

9일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80원까지 급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보복성 50%를 포함해 총 104%에 달하는 초고율 관세 부과를 결정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에 따라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단락, 한때 1430원까지 내려갔으나 다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원화 약세 현상에는 미국의 고강도 상호관세 부과에 따른 세계 교역 위축, 미국 경기 침체 우려 증대, 미‧중 무역전쟁 격화 우려 증대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미국 행정부가 8일(현지시간) 상호관세 부과를 강행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중국에 9일 오전 12시1분부터 104%의 초고율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고, 중국 인민은행이 미국의 보복관세에 맞서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위안화 평가 절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며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통상적으로 위안화 절하는 원화에 약세 압력을 가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위험선호 위축과 위안화 약세 영향에 원·달러 환율 상승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원화 가치가 달러 약세에 동조화되기보다 위안화 가치에 동조화되는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환율전쟁 양상이 더욱 격화되면서 달러‧위안 환율이 추가 상승한다면 달러‧원 환율이 1500원 수준에 육박하는 흐름이 강화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위험 회피가 강화된 데다 위안화 약세에 연동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백악관이 대중국 104% 관세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간밤 역외 위안화 환율이 폭등, 나스닥도 다시 하락 전환하면서 원화에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국내 수출 둔화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한미 관세 협상 지연으로 수출 경기가 더욱 큰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앞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도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관세 논의를 시작했으나,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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