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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규·판례] 과세예고통지가 생략된 과세처분의 위법성

(조세금융신문=임다훈 변호사) 어느 날 갑자기 예상치 못한 거액의 세금 고지서를 받는다면 누구나 당황할 수밖에 없다. 특히 세무조사나 별다른 사전 안내 없이 이루어진 과세처분이라면 더욱 그렇다.

 

우리 세법은 이처럼 납세자가 불의의 타격을 입는 것을 방지하고, 과세처분이 이루어지기 전에 자신의 입장을 소명할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과세예고통지’라는 중요한 절차를 두고 있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과세관청이 부과제척기간 만료가 임박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이 절차를 생략하고 곧바로 과세처분을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본 칼럼에서는 과세예고통지 제도의 취지를 살펴보고, 이를 생략한 과세처분이 어떠한 법적 효력을 갖는지 최근 판례와 심판례를 중심으로 검토하고자 한다.

 

납세자의 방어권 보장을 위한 ‘과세예고통지’와 ‘과세전적부심사’

 

「지방세기본법」 제88조 제1항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세무조사 결과나 감사 결과 등에 따라 과세할 경우 미리 납세자에게 그 내용을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과세예고통지’이다. 과세예고통지는 단순히 과세가 예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는 납세자에게 과세 내용의 적법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과세전적부심사’ 청구권을 보장하기 위한 필수적인 전제 절차라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크다.

 

과세전적부심사는 과세처분이 확정되기 전에 위법·부당한 처분을 시정할 수 있는 사전적 권리구제 제도로서, 행정소송 등 사후적 구제절차에 비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고 권리구제의 폭도 넓다는 장점이 있다.

 

대법원 역시 “과세예고통지는 과세관청이 조사한 사실 등의 정보를 미리 납세자에게 알려줌으로써 납세자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준비하여 자신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처분의 사전통지로서의 실질을 가진다”고 판시하며, 이 제도가 헌법상 적법절차 원칙의 중요한 일부임을 확인한 바 있다(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두52326 판결 참조).

 

‘부과제척기간 3개월’ 예외 규정의 함정

 

문제는 과세관청이 과세예고통지를 생략하는 근거로 「지방세기본법」 제88조 제3항 제3호를 원용하는 경우이다.

 

해당 조항은 ‘과세예고통지를 하는 날부터 지방세 부과제척기간의 만료일까지의 기간이 3개월 이하인 경우’에는 과세전적부심사를 적용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일부 과세관청은 이 규정을 근거로 제척기간 만료가 임박하면 과세예고통지 자체를 생략할 수 있다고 해석하지만, 이는 법리를 오해한 것이다.

 

최근 대법원은 국세 사안에서 “제척기간이 3개월 이하로 남은 경우는 과세전적부심사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예외사유일 뿐, 과세예고통지 자체를 생략할 수 있는 근거로 확장해석할 수 없다”고 명확히 판시하였다(대법원 ​2025. 2. 13​ 선고 2023두41659 판결 참조). 만약 과세관청이 스스로 업무를 지연하다가 제척기간 만료가 임박했다는 이유로 납세자의 절차적 권리를 박탈할 수 있다면, 이는 제도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부당한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과세예고통지를 생략한 과세처분의 효력

 

그렇다면 과세예고통지 없이 이루어진 과세처분은 어떤 효력을 가질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러한 처분은 납세자의 절차적 권리를 침해한 중대한 하자가 있어 ‘위법’하며,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통해 ‘취소’될 수 있으며, ‘무효’에 해당할 수도 있다.

 

대법원은 “과세전적부심사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과세처분을 할 수 있거나 과세전적부심사에 대한 결정이 있기 전이라도 과세처분을 할 수 있는 예외사유로 정하고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세무조사결과통지 후 과세전적부심사 청구나 그에 대한 결정이 있기도 전에 과세처분을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과세전적부심사 이후에 이루어져야 하는 과세처분을 그보다 앞서 함으로써 과세전적부심사 제도 자체를 형해화시킬 뿐 아니라 과세전적부심사 결정과 과세처분 사이의 관계 및 불복절차를 불분명하게 할 우려가 있으므로, 그와 같은 과세처분은 납세자의 절차적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절차상 하자가 중대하고도 명백하여 무효이다”고 판시한다(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7두51174 판결). 절차 위반을 이유로 ‘무효’에 이른다고 판시하는 사례가 많지 않은데, 과세예고통지와 과세전적부심이라는 절차의 중요성을 확인한 것이라고 보면 되겠다.

 

맺음말

 

과세예고통지는 행정 편의에 따라 생략할 수 있는 선택사항이 아니라, 헌법상 적법절차 원칙에 따라 납세자에게 보장되어야 하는 핵심적인 절차적 권리이다. 과세관청은 부과제척기간이 임박했다는 사정을 내세워 납세자의 소중한 방어권을 침해해서는 안 될 것이다.

 

만약 과세예고통지 없이 세금 고지서를 받았다면, 그 처분이 절차적으로 위법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즉시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불복 기간(일반적으로 고지서를 받은 날부터 90일)을 놓치지 않고 이의신청, 심판청구 등 적절한 권리구제 절차를 밟아 부당한 과세로부터 자신의 권리를 지켜야 할 것이다.

 

 

[프로필] 임다훈 변호사 법무법인 청현 변호사

• 사법연수원 제45기 수료
• 사법시험 제55회 합격
• 성균관대학교 법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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