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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대책이 경유값 인상? 돈맛 들인 정부 뭇매

연료 종료별 미세먼지 배출량 큰 차이 없어

(조세금융신문=하지연 기자) 정부는 최근 심해진 미세먼지의 원인으로 경유차를 꼽으며,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경유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경유 구입 시 환경개선부담금으로 리터당 150원을 부과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경유 미세먼지 배출량이 다른 연료와 별 차이가 없다는 실험결과 내용이 드러나, 정부가 경유값 인상하려는 것이 손쉽게 증세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이 지난 2009년 진행한 '연료종류에 따른 자동차 연비, 배출가스 및 CO배출량 실증 연구'라는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휘발유·경유·액화석유가스·압축천연가스 등 연료 종류에 따른 미세먼지 배출량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또한 국립환경과학원이 발표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산정 결과'에 따르면 미세먼지의 50~60%는 석탄 화력발전소·공장 보일러 등 제조업 부문의 연소 과정에서 나온다. 그 다음 중국에서 날아오는 황사 등 미세먼지가 30~40%를 차지하고 있다. 선박이나 건설장비 등 비도로 오염원도 20~30% 수준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 오염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는 경유 차량이 이용하는 도로 오염원은 10%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경유값을 인상하려는 것이 지난해 1월 국민건강을 이유로 시행했던 담뱃값 인상의 연장선이 아니냐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담뱃값 인상 후 1년 뒤 조사 결과, 흡연율은 큰 변동이 없었던 데 비해 세금은 무려 35,000억 원이 더 걷혀 정부는 그야말로 돈벼락을 맞았다.

 

정치권에서도 여야 모두 경유값 인상에 반대하고 있다. 정부가 한때 경유소비를 촉진해놓고 갑자기 줄이겠다는 발상은 서민들에게 부담을 주며 국민을 우롱한다는 것이다. 2009년 경유차는 소위 클린디젤이라 불리며 친환경차로 분류돼 정부가 경유차 구입을 권장했던 바 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경유차는 영세 사업자나 30~40대 젊은 층이 많이 애용하는데, 서민 부담을 늘리는 방향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국제시세보다 높게 책정된 휘발유 값을 조금 내리는 것이 오히려 옳은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변제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정부가 경유 소비를 촉진해놓고 이제 와서 가격을 인상하려 한다""정부가 종합적인 미세 먼지 대책을 세워야지 경유값 인상으로 미세먼지를 줄이겠다는 생각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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