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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어느 지사장의 좌충우돌 동행일기(Ⅳ)

엄 지사장, 조상 덕(德)을 보다!

(조세금융신문) 해마다 이맘 때가 되면 생각나는 고객이 있다. 몇 년 전 유퍼스트 서울지사의 지 팀장이 명절을 앞두고 급한 동행을 요청해 왔다. 그때까지만 해도 아직 원사(K사) 관리자로 재직 중이어서 고객의 재무상태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고 대책을 세우기에는 제반 환경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었다.
 
지 팀장님으로부터 소개받은 정 사장(여) 부부는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건어물을 취급하는 점포를 둘째아들 내외와 함께 운영하는 60대 초반의 자수성가한 건실한 사업가였다. 큰아들은 분가하여 용인에서 자동차 부품공장을 탄탄하게 운영하고 있었고, 둘째아들 부부는 자녀 둘과 함께 부모님을 모시고 함께 살았다.
 
고 객 의 니즈(Needs)는 ‘따로 살아더 애틋한 큰아들의 두 자녀(손자/손녀)에 대한 자산증여 대책’ 그리고 ‘함께 사는 작은 아들에 대한 분가 계획을 어떻게 준비하는가?’에 있음을 알고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데 집중했다.
 
지 팀장과 함께 우리는 대략 두 가지 정도에 초점을 맞추어 상품을 선정하고 설계했다. 큰아들은 긴급 사업자금으로 활용 가능하고, 특히 애틋해 하는 손자, 손녀를 위해 3대(三代)를 포괄할 수 있도록 계약자와 피보험자 그리고 수익자를 적절하게 안분하고, 비과세를 전제로 납입기간을 길게(10년 이상) 잡는 방법으로 수익률과 복리효과를 충분히 살릴 수 있도록 설계했다.
 
둘째아들은 먼저 분가하는 시기를 10년 후 정도로 예상하고 목적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저축성 보험을 염두에 두되, 노후자금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여지도 고려하여 연금보험 형태로 설계했다. 또한 사전증여제도를 활용하여 당시 아들과 며느리의 비과세 한도액인 3,500(아들 3,000만원/ 며느리 500만원)만원을 선증여 후일시납 예치(2014년 현재는 위와 같은 경우 아들 5,000만원/며느리 1,000만원으로 상향 개정됨)하여 10년 후 적립형과 거치형을 함께 활용하여 유동자산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물론 둘째아들 부부는 현재 부모와 함께 사업장을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수입도 발생하는 관계로 월납입보험료의 증여 여부는 크게 고려치 않기로 했다(계약 관계자를 아들 내외로 함).
 
마케팅은 타이밍이라는 말이 있듯이 지 팀장과 나는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이 가장 한산하고, 상인들이 추석 특수를 누려 자금 여유가 있는 시점을 선택하여 추석이 지난 다음 주를 동행시점으로 잡았다. 지 팀장의 소울 승용차를 타고 가락동 정 사장의 점포로 이동하는 동안 길이 막혀 예상보다 조금 늦어지는 차 안에서 지 팀장과 문답식으로 상황을 주고받으며 예상 질문에 따른 보다 효율적인 답변을 정리했다.
 
정 사장의 점포에서의 설명은 사전에 지 팀장의 충분한 배양과 관계 관리를 통해 거의 의견일치를 본 상태여서 증여세 부분이나 상속세 부분 등 고객이 추가적으로 확인하고자 하는 부분만 간단히 언급하는 정도의 역할만으로도 충분했다. 어느 정도 마무리 되었다 싶을 때 정 사장왈, “남편과 아들 내외가 우릴 기다리다 우리가 늦게 오는 바람에 여기서 같이 설명을 못 듣고 집으로 갔다”며 “굳이 오늘 마무리를 지으려면 집으로 가서 남편에게 설명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소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한번 미뤄지면 확률이 50% 이상 떨어지는 것 아닌가.
 
집은 가까운 곳에 있었고 처음 뵙는 정 사장의 배우자면서 실질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황 사장과 처음으로 명함을 주고받았다. 그런데 꼼꼼히 명함을 보던 황 사장께서 악수를 청하시며, “아니 충신의 자손이시네! 그래 엄 씨는 본이 하나지요?”했다. 필자는 “예, 그렇습니다.”라고 했더니 이어 “그래요. 충신이지요, 단종의 장례를 모신 엄흥도의 후손들이지요.”라며 몇 마디 더 하신 후에 상품 설명을 들으셨다. 그리고 간단히 몇 가지 물은 후 바로 “가입하지요, 일단1,000만원만 하겠습니다!”라고 했다.
 
준비해준 저녁식사를 함께 하고, 소주도 반주 삼아 한잔 씩 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저녁 식사까지 잘 대접 받은 후 자리가 끝났다. 계약체결 후 당시 ‘K사’의 [우수고객 건강검진]제도를 통해 정 사장이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며칠 후 중요한 질병의 단초가 보인다는 답변과 전문병원의 진료를 추천받아 조기에 병을 치료하게 되었다. 이것을 계기로 정 사장과는 더욱 돈독한 관계가 되었으며, 온가족의 보장성 보험을 비롯한 다양한 보험을 추가로 체결하게 되었다.
 
지금도 FP(보험설계사)들의 활동을 측면 지원하는 동시에 보험사의 입장에서도 여러 가지로 유용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 [우수고객건강검진서비스제도]는 생보사 중 자체건강검진센터를 활용하는 ‘K사’나 일반 대학병원의 ‘건강검진권’을 VIP고객의 생일에 맞춰 보내주는 ‘H사’ 등이 잘 운용되고 있다. 여타의 생·손보사들도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진다. 


엄명용.jpg
명용 ) 유퍼스트 서울지사장
이력: 전) 교보생명 연수원 및 지원단장(관악/성남/강릉) 등 근무
이메일 : ommy0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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