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9 (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관세청, 정부 부처 중 유일한 24시간 2교대 근무…근무환경 ‘최악’

소방서·경찰서 등은 3교대 체제…“관세청 인력 증원 서둘러야”


(조세금융신문=신경철 기자) # “일을 하는게 아니라 악으로 버티는 겁니다” 인천세관 공무원 A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A씨는 오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24시간 근무 후 하루를 쉰다. 24시간 2교대 근무자이기 때문이다. A씨의 월 평균 근무시간은 288시간으로 일반 근로자(월 160시간)의 1.8배이다.


# 김해공항 휴대품과 공무원 B씨의 월 평균 근무시간은 285시간이다. B씨는 첫날 18시간(5시30분 ~ 23시30분), 둘째 날은 15시간(5시30분 ~ 20시30분) 근무 후 하루를 쉰다. 지난해 김해공항 연간 이용자 수가 8000만 명을 돌파하며 5년 새 2배가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휴대품과 근무인원은 불과 5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 세관 직원의 15%, 월 근무시간 ‘288시간’…“건강상태 악화 우려”


관세청 공무원들이 열악한 근무환경에 신음하고 있다. 조세금융신문이 입수한 ‘국민생활 안전을 위한 관세국경관리 강화 방안’ 자료에 따르면 세관 직원의 15%(613명)가 24시간 2교대 근무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관세청 관계자는 “24시간 2교대 근무는 정부 부처 중 관세청이 유일하다”며 “근무환경이 열악한 것으로 알려진 소방서, 경찰서, 출입국사무소 등의 경우도 3교대로 전환된지 꽤 시간이 흘렀지만 관세청만 아직도 2교대 근무를 한다”고 하소연 했다.


본지가 입수한  ‘관세청 교대근무 현황’ 자료에 따르면 관세청 교대 근무 인원은 총 909명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현재 교대 근무 인원은 909명이 맞다”며 “특히 2교대를 3교대로 바꾸기 위한 최소한의 필요인원은 490명이고, 김해공항 같이 초과근무가 만연한 곳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이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관세청 설명에 따르면 최소한 500명 이상의 대규모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과도한 근무시간도 문제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현 자유한국당)은 “관세청의 항만·공항 등에서의 감시수요는 급증했지만 감시인력은 오히려 감소했다”며 “주5일 정상 근무 시 근무시간이 월 160시간인 점을 감안하면 무려 128시간을 초과근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출입국관리소 3교대 근무자는 100시간 초과, 경찰청은 89시간 초과근무를 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관세청의 업무는 너무 과중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24시간 돌아가야 하는 공항·항만의 경우 야간근무가 불가피하지만 적절한 휴식을 보장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안전보건공단은 ‘교대근무자 건강관리’ 보고서에서 “장시간 야간노동을 할 경우 근골격계 질환, 만성피로, 수면장애, 소화기질환 등으로 건강상태가 나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독일수면학회는 “야간 교대 근무를 하는 노동자가 주간 근무만 하는 노동자보다 평균수명이 12년 짧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 또한 권고 지침에서 “2교대 근무는 가급적 피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관세청 공무원들의 24시간 2교대 근무와 과도한 초과근무가 건강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 관세청 “인력 증원 절실”…행자부 “적극 검토하겠다”


관세청 관계자들은 밤샘 근무와 과도한 초과근무를 해결하려면 공항·항만 등의 감시부서에 한해서라도 하루빨리 증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업무의 집중도를 높이고 직원들의 건강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인력 증원이 절실하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일 서울 용산소방서를 방문해 생명·안전·보건 관련 공무원만큼은 우선적으로 늘리겠다고 언급한 만큼 여기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관세청 관계자는 “급한 것은 2교대 업무와 월 100시간 이상 초과근무하는 부서의 인력충원”이라며 “하루 빨리 공항 등 감시부서라도 증원될 필요가 있다”고 호소했다.


공무원 증원을 담당하는 행정자치부는 관세청의 인력증원에 대해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조세금융신문과의 통화에서 “관세청의 근무여건이 다른 기관에 비해 열악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관세청과 함께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24시간 2교대 근무와 월 평균 근무시간이 288시간인 사실은 파악하고 있냐”는 본지의 질문에 행자부 관계자는 “관세청에서 우리에게 세세하게 보고하지 않아 자세히 파악하지는 못했다”면서 “2교대 근무 및 과도한 근무시간은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행자부 관계자는 또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2교대 인원을 3교대로 바꾸려면 수백 명의 인력이 투입돼야 하는 만큼 근무여건이나 난이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할 필요성 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을 검토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안건에 관세청 인력부분이 포함되어 있는지는 분명치 않으나 혹시 포함되지 않았더라도 관세청과 잘 협의해서 열악한 근무환경이 개선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부연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배너

전문가 코너

더보기



[데스크칼럼] 관치금융의 덫에 걸린 농협금융
(조세금융신문=양학섭 편집국장) 최근 농협금융지주와 대주주인 농협중앙회가 NH투자증권 사장 인선을 놓고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여기에 금감원까지 가세하면서 관치금융에 대한 논란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NH투자증권 정영채 사장의 연임 도전과 관련이 있다. 정 전 사장은 옵티머스 펀드 사태를 일으켜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장본인이다. 여기에다, 폐쇄적인 조직운영, 개인 사법리스크 등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6년간 장기 집권에 성공한 저력을 보였다. 그러나 증권사태가 범농협 차원의 규제 리스크로 확산되는 가운데 정영채 전 사장이 4연임에 도전하자, 대주주인 농협중앙회가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쟁점을 살펴보면, 농협중앙회는 이번에는 농협 출신 인사를 추천해 NH투자증권의 내부통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반면,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자본시장 전문가를 앉혀야 한다고 반발하면서 농협중앙회와 마찰이 일어난 것이다. 전문성이 중요하다는 이석준 지주회장의 말도 일리가 있고, 범농협 차원의 리스크관리가 중요하다는 대주주의 판단도 일리가 있다. 참고로,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지주 지분 100%를 소유한 1인 최대 주주다. 문제는
[인터뷰] 임채수 서울지방세무사회장 권역별 회원 교육에 초점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임채수 서울지방세무사회장은 지난해 6월 총회 선임으로 회장직을 맡은 후 이제 취임 1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임 회장은 회원에게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지방회의 가장 큰 역할이라면서 서울 전역을 권역별로 구분해 인근 지역세무사회를 묶어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 회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올해 6월에 치러질 서울지방세무사회장 선거 이전에 관련 규정 개정으로 임기를 조정해 본회인 한국세무사회는 물론 다른 모든 지방세무사회와 임기를 맞춰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물론 임원의 임기 조정을 위해서는 규정 개정이 우선되어야 하지만, 임기 조정이라는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은 처음이라 주목받고 있다. 임채수 회장을 만나 지난 임기 중의 성과와 함께 앞으로 서울지방세무사회가 나아갈 길에 대해 들어봤다. Q. 회장님께서 국세청과 세무사로서의 길을 걸어오셨고 지난 1년 동안 서울지방세무사회장으로서 활약하셨는데 지금까지 삶의 여정을 소개해 주시죠. A. 저는 1957년에 경남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8남매 중 여섯째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대부분 그랬듯이 저도 가난한 집에서 자랐습니다. 그때의 배고픈 기억에 지금도 밥을 남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