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연말이 다가오면서 은행권에 인력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에다 디지털금융 전환에 따른 영업점 축소 분위기에 구조조정 규모가 과거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이 연말연시를 앞두고 명예퇴직을 통한 인력 구조조정을 준비 중이다.
◇ 역대급 인원 감축 조짐…코로나19‧디지털 영향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걸쳐 신한, KB국민, 하나, 우리, NH농협은행의 명예퇴직자 규모는 1750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은행들은 1980년생까지 명예퇴직 대상에 포함시키고, 특별퇴직금 지급액을 높이는 등 적극적으로 인력 감축에 나선 상황이다.
먼저 농협은행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임직원 대상 퇴직 신청을 받았다. 퇴직 신청 직원은 총 503명으로 지난해 356명 대비 41% 늘어난 규모다.
농협은행의 명예퇴직 대상자는 1964년생, 만 56세 직원이다. 또한 10년 이상 근무한 40세 이상이 신청할 수 있는 일반직원 대상 명예퇴직의 경우 80년생까지 대상에 포함된다.
농협은행은 퇴직 주 대상자인 만 56세 직원에게는 명예퇴직금으로 퇴직 당시 월평균 임금의 28개월치를 지급한다. 65년생과 66년생인 일반직원이 명예퇴직을 할 경우 각각 월평균 임금의 35개월치와 37개월치를 준다. 67년생부터 70년생까지는 39개월, 71년생부터 80년생까지는 20개월치에 달하는 월평균 임금을 퇴직금으로 준다.
지난해 농협은행은 명예퇴직 대상인 만 56세 직원에게 월평균 임금의 28개월치, 일반직원의 경우 20개월에 해당하는 임금을 특별퇴직금으로 지급한 것을 고려하면 올해 보상을 크게 늘린 셈이다.
농협은행은 퇴직금 외에 ‘전직 지원금’도 추가 지급한다. 만 56세 직원은 전직 지원금 4000만원과 농산물 상품권 1000만원, 만 48∼55세 직원은 농산물 상품권 1000만원치를 준다.
농협은행을 시작으로 나머지 시중은행들도 이르면 이달 중순부터 명예퇴직 신청을 받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수 은행이 임금피크제를 만 56세부터 적용하는 점을 감안하면 1950년대생 직원들의 신청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 지방은행도 명퇴 바람
이런 분위기는 지방은행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지방은행들도 연말을 맞아 명예퇴직을 실시하거나 추진 조짐을 보이고 있다.
DGB대구은행은 올해 만 56세가 되는 1964년생 10명을 대상으로 연말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다.
부산·경남은행 등은 올 연말 명예퇴직이나 희망퇴직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았다. 앞서 부산은행은 지난 4월 1964년생 대상으로 40여명에 대한 명예퇴직을 실시했고, 경남은행은 지난 10월 1965년생 대상으로 9명에 대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아 진행했다.
이같은 인력 감축은 코로나19로 순이자마진(NIM)이 줄면서 인력조정이 필요한 측면이 일부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디지털뱅킹 등 비대면 추세가 가속화되면서 오프라인 영업점이 줄어드는 상황도 한몫했다. 최근 5년 사이 7280여개던 전국 은행 영업점 수는 6500여개로 급감했고, 지난 한 해에만 170여개 점포가 문을 닫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보통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이 명퇴 신청을 한다”며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에다 영업점 통폐합까지 은행 입장에서 적극적인 인력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퇴직금을 늘리고 대상자 출생연도를 더 넓게 잡는 등 실제 이런 움직임이 은행권에서 포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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