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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세계신협협의회 마이클 에드워드 감독 법률담당 부사장

한국신협, 공동유대 제한 등 은행보다 훨씬 강력한 규제 받아

미국은 신협육성 위해 신협감독청 설립…은행과 차별화된 규제 적용
한국신협 IT기반 전자금융시스템, 상시감독시스템 주목할 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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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금융신문) “한국신협은 공동유대 제한 등 시중은행보다 훨씬 강력한 규제를 받고 있는 만큼 향후 정책적 공감대를 형성하여 규제 완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3월 9일부터 13일까지 신협중앙회와 및 제주도 라마다 호텔에서 개최되고 있는‘아시아신협연합회(이하 ACCU) CEO 워크숍 및 감독자 컨퍼런스’에서 세계신협협의회(WOCCU) 마이클 에드워드(Michael Edwards) 부사장<사진>은 미국의 금융당국은 신협감독청(NCUA : National Credit Union Administration)을 설립해 은행과는 차별적인 감독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그는 “한국신협의 가장 큰 이슈는 공동유대에 대한 논의로 보인다”며 “‘조합원의 이용편익의 제공’이라는 신협법 설립의 취지에 가장 합치되도록 다양한 논의가 이뤄져야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에서도 전향적으로 접근해야하고,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이클 에드워드(Michael Edwards) 부사장은 “한국신협은 세계신협사에도 매우 이례적인 성공모델”이라며 “조합원중심의 초창기 신협모토가 그 성공비결이었다” 칭찬했다.


이어 “현재 신협중앙회가 제공하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전산서비스는 다른 신협국가, 심지어 미국신협에서도 벤치마킹의 롤모델”이라고 말했다.


☞ [다음은 WOCCU 마이클 에드워드 부사장 일문일답]

          
이번 방한의 목적과 성과는?
세계신협협의회(이하 WOCCU: 워큐)는 한국신협과 긴 역사를 공유했고 견고한 네크워크를 관계를 구축해왔다.


이번 방문을 통해 국제신협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신협의 현황과 운영전반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신협의 철학과 원칙을 지키려는 노력과 교육시스템은 매우 고무적이었다. IT 기반의 전자금융시스템과 상시 감독시스템은 상당히 선진화되어 있어 주목할만한 분야였다.


또한 향후 한국신협과 세계신협협의회와의 상호협력 증진방안에 대해서도 매우 긍정적인 기대를 갖는 자리가 됐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진 속에서 세계신협 1위국인 미국신협의 현황은?   

 

미국신협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1년 빈부격차 심화와 금융기관의 부도덕성에 반발하면서 일어난 反월가 시위를 계기로 벌어진 '은행 계좌 전환의 날(Bank Transfer Day)‘로 인해 두 달만에 120만명의 신규 조합원이 신협으로 유입됐다. 직전연도 연간 가입자가 60만명(2009년대비 2010년 조합원수)인 것을 감안하면 두 달만에 2년에 해당하는 신규 가입자가 증가한 셈이다. 이후 2012년에도 160만 명이 새로 가입해 2010년 대비 377만명이 늘어났다.


미국은행은 신협보다 약 15배 이상 규모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금융위기 기간(2008~2009년)의 신협 예금 성장률은 9.9%로 은행 4.8%보다 높았다. 대출성장률도 신협 3.7%,을 기록한 반면 은행은 -0.1%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신협이 은행보다 월등히 높았다.


특히 미국신협은 은행보다 보수적인 대출과 투자로 상각비율이 낮으며, 신협의 경영이 은행보다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성장의 동인(動因)은 무엇인가?
신협의 조합원 위주의 경영이 그 해답이다. 낮은 예대마진율, 친절한 서비스, 다양한금융서비스 등이 그 예다.


그러나 무엇보다 소수의 대주주를 위한 고액배당에 탐닉하는 상업금융과 달리 신협은 모든 이익을 조합원에게 환원하는 시스템을 가졌기 때문이다.


즉, 금융위기로 상업은행들은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잃게 되었지만, 신협은 적정금리로 조합원으로부터 폭리를 취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익을 조합원과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신협 본연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돼 그로 인한 반사 이익을 누렸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신협 조직이 금융위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원칙을 지켰기 때문이다. 신협의 가장 핵심적인 전략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합원의 이익에 초점을 맞추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신협은 많은 수익을 내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조합원들의 가계 안정을 최우선시한다. 아무리 수익이 많아도 조합원의 권리와 이익을 훼손시키는 위험상품은 판매하지 않는 것 등이 그러한 원칙의 실천적 사례이다.


그리고 금융위기 당시 미국의 은행은 중소기업대출을 거의 중단하다시피 했고, 신협은 중소기업대출을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니즈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로 인해 예금이 급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신협의 예대율은 70%대로 유지되고 있다.


신규 조합원 가입에서 두드러진 특징이 있었는지?
이번 신규가입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20-30대가 대거 가입했다는 것과 대형신협으로의 유입이 눈에 띈다는 점이다. 20-30대가 많이 증가한 이유는 대형조합이 조합원이 원하는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등 전자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고, 규모의 경제로 인해 수익성이 높고 출자 배당 등 조합원 혜택이 더 많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결과이다.


미국신협의 감독시스템과 강점이라면?
정부의 금융당국과는 완전하게 분리되어 신협감독만을 위한 감독기관이 존재하고, 신협 조합원만을 위한 예금보호기금제도가 별도로 조성되어 있다.


미국의 금융당국은 협동조합과 은행의 차이점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신협을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만큼 신협감독청(NCUA : National Credit Union Administration)을 설립해 은행과는 차별적인 감독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러한 신협감독청은 3명의 이사진으로 구성이 되는데 이들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만큼 누구보다 책임감이 강하며 자부심도 대단하다.


또한 미국신협은 은행보다 상업대출(Commercial Loan)을 덜 취급하는 대신 여수신과 소매금융에 주로 집중하기 때문에 은행보다 사업범위가 협소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규제적 측면에서 이러한 상황을 바라본다면, 은행보다 더 엄격하고 보수적인 감독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각종 금융 사고를 비롯한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는 그만큼 효율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미국신협의 엄격한 감독시스템은 자칫 소형조합에게는 성장 동력을 제한하는 장애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탄력적인 감독시스템 운영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신협은 그동안 소형신협의 경영악화를 인지하고, 199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합병을 추진해왔다.


미국신협은 그동안 누적되어 온 합병 관련 각종 데이터들을 통해 조합규모가 클수록 경쟁력이 높다는 점을 꾸준히 시사해왔다.


미국신협의 부실 및 사고예방 시스템은?
저신용자 및 담보제공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대출을 해주는 것이 대다수 신협의 부실을 가져오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신협의 연체율은 평균 1%대로 매우 안정적이며 이와 동시에 대부분의 신협이 순자본비율 7%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우선 미국신협은 전세계 82개국 신협국가가 채택한 CAMEL시스템을 통해서 신협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한다.


CAMEL시스템이란 은행건전성 감독기준으로 자본충실도(Capital Adequacy), 자산의 질(자산 건전성: Asset Quality), 경영체계(Management), 수익성(Earning), 유동성(Liquidity) 등 여러 경영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경영실태 평가방식으로, 각 기본항목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용어이다.


신협감독청(NCUA)이 개별신협을 검사·감독할 때, CAMEL시스템의 준수 여부를 철저하게 검사하기 때문에 각 개별신협들은 CAMEL시스템을 따를 수밖에 없다.


또한 미국신협은 부실을 방지하기 위해 이러한 외부적 강제조치 뿐만 아니라 적절한 조합원 지원 서비스를 활용한다.


예를 들어 최근 들어 많은 금융기관들이 마케팅의 일환이든 진정한 사회공헌의 목적이든 금융소외 계층을 위해 저리의 자금을 지원하는 일이 늘고 있다.


하지만 미국신협은 단순히 저리 대출에만 초점을 두지 않는다. 저신용 창업자에 대한 금융 지원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단순 자금 지원 외에도 경영 전반에 관한 자문 활동도 병행해야 한다. 이러한 시스템이 제대로 확립된 데에는 미국신협의 독자적인 노력 뿐만 아니라 미국 내 거버넌스(Gvernance)의 확립 또한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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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라마다 호텔에서 열린 아시아신협 CEO 워크숍 및 감독자 컨퍼런스에서 세계신협협의회(WOCCU) 마이클 에드워드(Michael Edwards) 부사장이 미국신협의 감독시스템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 미국신협의 리스크 관리방안?
미국신협 역시, 기본적으로 ERM(Enterprised Risk Management) 기준을 철저히 준수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이는 여타의 금융회사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들어 새롭게 등장하고 사이버 리스크(해킹의 위험)나 대출자들의 신용정보에 관한 보안 유지(개인정보보호 준수)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지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사항이다.


아울러 각종 리스크와 관련한 정책 개발과 관련해서 CUNA(미국신협연합회)가 모범이 되는 리스크 관리 규준을 제정하고 있지만 이러한 규준의 채택 여부는 순전히 개별 조합의 몫이다.


즉, CUNA(미국신협연합회)가 리스크 관리와 관련한 정책을 각 개별신협에 제안하고 있으며, 신협감독청(NCUA: National Credit Union Administration)의 가이드라인 내에서 각 개별신협에서 독자적인 리스크 관리시스템을 만들어 적용할 수도 있다.


리스크 관리에 관한 미국신협의 이러한 탄력적 제도운영이야말로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맞서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핀테크 관련 미국신협의 현황은?
미국신협은 개별신협들이 공동투자를 해서 만든 26개의 신협서비스회사(CUSOs: 대부분 자회사)가 있어서 6,000여개가 넘는 개별신협의 특징에 맞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최근 IT기술의 발달로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하고 있으며, 이미 일부 신협에서는 CUSOs의 하나인 Coop-Financial Services; 바일결제시스템 및 공동 ATMs 등을 제공하는 기관)에서 구글월렛, 애플월렛 등 고도화된 모바일시스템을 구입하여 조합원들의 금융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신협에 대한 평가, 어떤 부분에 주목하고 있는지?
한국신협은 세계신협사에도 매우 이례적인 성공모델이다. 55년 전 대부분의 저개발국가가 재정 지원을 요구하는데 비해 한국신협은 신협법 제정과 조합원교육을 위한 연수원 건립 등 신협의 인프라를 만드는데 주안점을 뒀다.


조합원중심의 초창기 신협모토가 그 성공비결이었다고 본다. 특히 1997년부터 2003년까지 진행된 금융위기를 잘 이겨내고 아주 성공적인 성장을 이끌어냈다.


현재 신협중앙회가 제공하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전산서비스는 다른 신협국가, 심지어 미국신협에서도 벤치마킹의 롤모델이다.


아무리 작은 조합이라도 중앙회가 구축한 전자금융서비스를 통해 모바일금융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큰 장점이다.


또한 전국 신협을 상시 모니터링하는 감독시스템도 매우 주목할 만하다. 신협중앙회의 조합에 대한 직접 감독과 금융감독원의 감독 등 이중 감독체계는 매우 인상적이었으며, 금융당국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이러한 제도적 조치들이야말로 신협 발전을 이끄는 주요 원동력이 될 것이다.


하지만 한국신협은 공동유대 제한 등 시중은행보다 훨씬 강력한 규제를 받고 있는 만큼 향후 정책적 공감대를 형성하여 규제 완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한국신협과 아시아신협에 대한 조언과 기대는?
한국신협의 가장 큰 이슈는 공동유대에 대한 논의로 보인다. 이미 미국신협은 오래전에 이러한 논의를 거쳐 공동유대의 개념이 정착이 된 상태다. 획일적이고 인위적인 행정단위가 아닌 조합원의 경제권, 생활권 중심으로 범위를 정함으로써 ‘조합원의 이용편익의 제공’이라는 신협법 설립의 취지에 가장 합치되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져야하고 금융당국에서도 전향적으로 접근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와 함께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도 필요하다.


여성 및 청년 조합원 증대는 조합원과 신협 직원 모두에게 필요한 부분이다. 또 한국신협에서도 다양한 국제교류를 통해 선진국 신협의 강점에 대한 분석과 꾸준한 연구를 통해 한국신협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경영 아이디어와 선진금융시스템 접목의 계기를 갖게 되기를 바란다.
  
WOCCU는 보다 많은 사람들을 돕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가?
WOCCU는 세계 여러나라에서 신협을 설립을 지원하고 원조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이윤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부나 영리기업의 관심 밖에 있는 세계 곳곳의 사람들에게 신협을 통한 자활을 도모하는 일을 지원하고 있다.


실제 아프가니스타, 콜롬비아, 이디오피아, 과테말라, 캐냐, 멕시코, 스리랑카, 탄자니아 등 10여개국 저개발국가에 95명의 직원이 파견되어 활동하고 있다.


또 신협을 위한 소비자 보호원칙도 발표, 실행에 옮기고 있으며, 금융기관을 감독하는데 있어 신협에 역차별이 생기지 않도록 바젤은행감독위원회와 각국 금융감독기관을 설득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G20와도 신협육성을 위해 다각적인 협의를 하고 있다.


향후 WOCCU차원에서 세계신협 발전을 위한 전략은?
모든 신협을 위한 글로벌 전략을 언급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신협은 상대적으로 저소득층과 서민층을 위해 특화된 조직이므로 은행이나 다른 금융기관들이 고액자산가들을 선호하고 이들을 위해 경쟁하는 동안 서민층을 위한 시장은 다소 덜 경쟁적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신협의 비영리 구조가 일반 금융기관과 다른, 이런 블루오션을 가능하게 하였다. 하지만 영리를 추구하는 금융회사들의 도전에 맞서 신협도 특유의 저비용 구조를 좀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신협의 금융서비스 과정에 들어가는 비용은 줄이면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는 방식으로 차별화 해야 한다. 효율성과 기술력을 제고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고 미국이나 영국 사례에서 보듯이 인수ㆍ합병(M&A)을 통한 경영의 효율성도 추구해야한다.


서민금융을 다루고 있는 신협의 특성상 기초적인 금융교육 서비스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신협은 인류의 금융시스템 중 하나로 충분히 값어치가 있으며, 모바일뱅킹을 비롯한 IT 발전에 따른 환경 변화에 대처해 나가면서도 일대일 접촉을 통한 세밀한 서비스가 신협의 강점이다.


이익단체도 자선단체도 아닌 ‘오직 조합원을 위한 서비스’를 위해 존재하는 신협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미래의 신협발전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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