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목록

현대증권 인수전 KB금융 현대차그룹 행보 주목

KB, 비은행부문 강화 시급 연이은 M&A 실패 명예 회복 기회

(조세금융신문) 현대그룹이 현대증권ㆍ현대자산운용ㆍ현대저축은행 등 금융 3사를 재산신탁방식으로 매각하기로 산업은행과 최종 협의하고 매각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현대차그룹과 KB금융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달 18일 현대증권 매각을 위한 매각자문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현대증권 등 금융 3사를 재산신탁방식으로 매각하기로 최종 협의를 마치고, 산업은행 인수 합병부와 매각자문계약을 체결하는 등 매각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증권 매각가격이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감안해 7000억∼8000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은행은 현대증권에 관심이 있는 기업과 기관투자가를 만나거나 투자의향서를 보낼 계획이다. 투자자 모집 때 현대증권에 관심이 있는 금융기관이나 현대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 등 범현대그룹 계열사들에도 투자의향을 타진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금융권에서 현대증권 인수에 가장 관심을 보이는 곳은 단연 KB금융이다. KB금융은 은행과 카드를 제외한 자회사들의 비중이 미미해 비은행부문의 강화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ING생명 인수에 실패한데 이어 올해에는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서 농협금융그룹에 패하면서 증권부문 강화 목표도 실현하지 못하는 등 국내 최대 금융그룹으로서 이미지도 추락하고 있다.


따라서 증권업계 대형 매물인 현대증권 인수전에선 KB금융이 어느 때보다 적극성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현대차그룹이 현대증권 인수의 유력 후보로 급부상하면서 KB금융의 현대증권 인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증권계열사인 HMC투자증권을 중심으로 현대증권 인수 추진을 적극 검토 중이라는 얘기도 계속 나오고 있다.


물론 현대자동차그룹 자회사 HMC투자증권이 지난 23일 현대증권 인수 추진설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에서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 입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인수합병 특성상 막판까지 인수 의지를 숨기고, 물밑에서 가격 협상을 벌이는 경우가 많다”며 현대차그룹이 현대증권 인수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증권 인수와 관련한 조회공시를 통해 공식 부인한 HMC투자증권을 제외한 다른 계열사들을 동원해 현대차그룹이 현대증권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는 것.


KB금융이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해 적극 나섰지만 연이은 실패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서, 현대차는 '옛 현대그룹'을 현대차그룹 중심으로 이어간다는 명분으로 현대증권 인수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제기되면서 현대증권 인수전에 누가 승자가 될 지 금융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