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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주, ‘저평가’ 심한 상태…코리아 디스카운트 벗어나려면?

국내 타 업종‧국외 동일 업종 대비 저평가
금융사, 수익성 제고‧주주친화적 정책 펼쳐야
금융당국도 체질 개선 위한 제도적 지원 요구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국내 금융사들의 주가가 해외 동일 업종과 비교해 실제 기업가치 대비 저평가되고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 같은 주가 저평가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선 각 금융회사가 수익성을 높이고, 주주친화적 배당정책을 펼치는 등 노력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제도적 지원도 동반돼야 한다.

 

9일 곽준희 한국금융연구원은 ‘우리나라 금융업의 주식 저평가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국내 업종 간 비교 결과 은행을 포함한 금융업이 타업종에 비해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됐고, 주요국의 글로벌 은행그룹과 비교해서도 우리나라 은행그룹은 큰 폭으로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업종별로 국내 유권증권시장의 주가수익비율(Price to Earnings Ratio, PER)과 주가순자산비율(Price to Book Ratio, PBR)을 비교한 결과 은행, 증권, 보험업 등 주로 하위권을 차지하고 있었다.

 

국가별로 은행그룹의 평균 주가수익비율과 주가순자산비율을 비교하면, 지난해 기준 한국은 글로벌 100대 은행 소속 22개국 중 21위를 차지했다.

 

즉 국내 금융업의 주가가 국내 다른 업종과의 비교와 해외 같은 업종과의 비교에서 모두 저평가 되고 있는 상황인 셈이다.

 

오르비스 뱅크포커스(ORBIS Bank Focus)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글로벌 100대 은행그룹의 재무제표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중 국내 은행그룹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은 0.36으로 미국(1.61)에 비해 큰 폭(77.6%)으로 저평가돼 있는 것이 확인된다.

 

주가수익비율 역시 부진했다. 국내 은행그룹 평균 주가수익비율은 4.0으로 22개국 중 21위를 차지했다. 독일(16.4), 핀란드(11.4), 싱가포르(11.2), 미국(10.3) 등의 3분의 1 수준이다. 한국보다 은행그룹 PER이 낮은 국가는 러시아(3.6)가 유일했다.

 

곽 연구원은 “우리나라 금융업의 주식이 국내 타 업종뿐만 아니라 동일 업종인 글로벌 은행그룹에 비해서도 저형가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 해소에 있어 금융업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란 기업 가치에 비해 한국 기업들의 주식가격이 저평가돼 있는 현상이다. 성장성과 유동성, 수익성 등 측면에서 유사한 우리나라 기업과 외국 기업을 비교할 때 우리나라 기업의 주식가격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주장에서 비롯된 용어다.

 

한국금융연구원은 국내 금융업의 주가 저평가 해소를 위해선 금융회사가 수익성을 높이고 주주친화적 배당정책을 펼치려고 노력해야 하며, 금융업계 전반적으로 경영문화를 개선하고 정보통신 기술 중심의 산업구조 변화에 대한 대응 등에도 힘써야 한다고 분석했다.

 

또 한국금융연구원은 금융당국 역시 금융업계의 전반적인 체질 개선을 위한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규제와 감독체계 상 시장의 비효율성을 유발하는 부분에 대해선 투자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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