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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투자출연기관 통폐합 연내 윤곽…사전작업 '속도'

오세훈 "최소 3∼4개 통폐합"…조직진단 이어 10월까지 경영효율화 용역

 

(조세금융신문=송기현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 투자출연기관에 대한 고강도 구조조정을 예고한 가운데 통폐합 대상 기관이 연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투자출연기관 구조조정을 위한 사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에는 유사·동종 사업이 통폐합의 주요 대상이었다면 최근에는 기관 자체의 통폐합으로 범위를 넓혀가는 양상이다.

 

오 시장은 최근 "기능이 비슷하거나 중복된 곳을 중심으로 (투자출연기관) 최소 3∼4개는 통폐합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구조조정 규모를 처음으로 언급했다. 그는 앞서 올해 신년사에서도 "자기 사람을 채우기 위한 마구잡이식 산하기관 설치와 방만한 행정 운영"에 손을 댈 뜻을 밝힌 바 있다.

 

김현기 시의회 의장 역시 최근 "통폐합할 필요가 있으면 해야 한다"며 "전임시장 당시 만들어진 불필요한 조직은 정비 내지 슬림화할 필요가 있다"고 공감했다.

 

주요 구조조정 대상은 박원순 전 시장 당시 만들어진 기관들이다. 현재 시 투자출연기관 26곳 중 에너지공사, 물재생시설공단, 평생교육진흥원, 50플러스재단, 디지털재단, 120다산콜재단, 공공보건의료재단, 기술연구원, 사회서비스원, 미디어재단 TBS 등 총 10개가 박 전 시장 재임 당시 만들어졌다.

 

이 중 50플러스재단, 평생교육진흥원, 공공보건의료재단, 기술연구원 등은 기존 기관과 기능이 유사하거나 중복돼 주요 통폐합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들 기관은 서울시가 작년 10월부터 저성과 기관 9곳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경영효율화 용역 대상에도 포함됐다. 올해 10월까지 1년간 진행되는 이 용역은 최근 3년 이내 경영평가 최하등급을 한 번이라도 받았거나 최하 직전 등급을 받은 9개 기관이 대상인데 이 중 6곳(50플러스재단, 디지털재단, 기술연구원, 평생교육진흥원, 120다산콜재단, 공공보건의료재단)이 박 전 시장 재임 때 만들어졌다.

 

서울시 감사위원회가 하반기 진행할 감사 대상에도 50플러스재단, 디지털재단, 120다산콜재단, 사회서비스원 등 박 전 시장 당시 만들어진 기관들이 상당수 포함됐다.

 

시는 올해 2월에는 전체 투자출연기관에 자체 조직진단을 요구해 지난달까지 각 기관으로부터 조직진단 보고서를 제출받았다. 진단 결과 개선이 필요한 기관들에는 보완 방안을 추가로 요구했다. 대표적으로 미디어재단 TBS에는 방송 공정성 강화, 재정 독립성 제고, 대시민소통 강화에 대한 대응 방안과 전략을 요구한 상태다.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앞서 서울시 관련 부서가 폐지되거나 역점 사업이 축소되는 사례들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시의회에 제출한 조직개편안에서 복지정책실 내 '인생이모작지원과'를 없애고, 관련 사무를 평생교육국으로 이관했다. 이에 중장년 세대의 재교육과 취업 등을 지원해온 50플러스재단 직원들 사이에서는 반발과 우려가 터져 나왔다.

 

평생교육진흥원의 역점 사업인 서울시민대학 역시 핵심 콘텐츠를 인문·시민학 위주에서 평생교육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이용 인원이 적은 은평학습장의 운영을 종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는 통폐합 대상이나 시점과 관련해 현재까지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조직진단과 용역 결과가 나와야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며 "구성원의 동의를 얻고 조례 정비 등 필요한 절차를 밟으려면 연내에는 통폐합 대상 등 가닥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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