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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규·판례] 행법 "순환근무라며 지점장을 창구로 전보한 인사는 부당"

제2금융사, 부당 인사 인정 재심 판정 취소 소송...원고 패소 판결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행정법원이 '지점장으로 일하던 중견 직원을 다른 지점의 여신 창구로 전보시킨 금융사의 인사는 부당해 취소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놨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박정대 부장판사)는 제2금융권 A사가 "직원 B씨의 전보 인사를 부당 인사로 인정한 재심 판정을 취소하라"며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을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서울행정법원에 따르면 A사는 2020년 10월 2년 넘게 지점장으로 일해온 B씨를 다른 지점 여신팀장으로 전보시켰다.

 

B씨가 새로 발령받은 여신팀장은 직접 창구에서 고객을 상대로 여신 업무를 도맡는 자리로 팀원 없이 혼자 일한다. 지점장일 때 주어진 차량 유지비나 수당도 더는 받지 못하게 됐다.

 

전보 후 B씨는 전부터 앓던 적응장애 증세가 악화해 근로복지공단에서 업무상 질병 판정을 받았고, 결국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했다.

 

B씨의 신청을 받은 지방노동위원회가 부당 전보로 판정하자 A사는 불복해 재심을 제기했고, 중노위에서 재심마저 기각되자 작년 9월 행정소송을 냈다.

 

A사는 재판에서 "인사 적체를 해소하려면 직위와 능력을 불문하고 모든 직원이 여신과 수신 업무를 담당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B씨의 인사도 이 같은 순환근무의 일환이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인사권을 남용한 부당 전보가 맞는다며 재심 판정에 위법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B씨와 같은 차장 직위에 있는 다른 3명은 횡령과 배임으로 기소돼 대기발령 대상이 될 수 있는데도 같은 시기 지점장 자리를 보전하거나 지점장으로 새로 임명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B씨는 지점장 재직 기간 해당 지점의 평가를 비약적으로 상승시켰다"면서 "순환근무 필요성을 인정하더라도 유독 B씨에게 지점 여신팀장으로 순환근무를 명할 합리적 이유를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B씨는 2007년을 끝으로 여신과 수신 실무를 떠나 2008년부터 본점 총무팀 직원과 감사실장, 지점장 등 관리 업무를 해왔다"며 "이런 사람에게 여신 업무를 맡기는 것이 효율적인지 의문"이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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