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목록

[전문가칼럼] 수출입요건 확인의 중요성

 

 

 

(조세금융신문=오선 대문관세법인 전북·군산 대표관세사) 필자가 로펌에 근무하면서 다수의 관세컨설팅을 수행하였는데 의외로 수입요건 미비로 문제가 발생되는 사안이 많은 부분을 차지했었습니다.

 

실제 관세청의 법인심사 내지 기획심사 단계에서 이러한 내용들이 확인되고는 하는데 수입요건 미비와 외국환거래법 위반 내용 등이 이슈의 대부분입니다.

 

수입요건 미비는 일견 단순 실수로 인식할 수도 있으나 수입원가 등 그 내용에 따라 자칫 대형 사건으로 비화될 위험성도 높아서 사례를 들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2015년경 국내 의료기기 업체의 관세 형사 사건을 대리하게 되었는데 소형 고가 의료기기가 요건 구비없이 통관되었다가 이후에 문제가 되었던 사안입니다.

 

의료기기는 의료기기법에 해당하는 물품으로 수입할 때에는 표준통관예정보고서(한국의료기기 산업협회), 안전인증서(안전인증기관) 등을 구비해야 합니다만 시급한 상황으로 인하여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통관되었던 것으로 사후에 설명을 듣게 되었습니다.

 

관세 사건을 대리하다 보면 위와 같이 화주도 인식하지 못하거나 부지의 결과로 수출입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수입통관을 진행하였다가 사후에 문제되는 경우가 예상보다는 사례가 많은 편입니다.

 

위 사안은 시급한 상황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위 물품이 의료기기법 해당 물품인지를 확인 즉 수출입공고 내지 통합공고 등을 확인하고 수입요건을 구비하여 통관을 진행했어야 했던 경우입니다.

 

수출입공고와 통합공고

 

수입요건에 대하여 대외무역법과 개별법령에 구비요건 등을 정해놓고 있는데, 대외무역법에서는 “수출입공고” 등을 통하여 수입제한품목 등의 수입 절차 등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개별법령(약사법, 전파법, 사료관리법 등 60여개 법령)에 의한 수출입 요건은 통합하여 산업통상자원부 고시인 “통합공고”에서 각각 규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통합공고와 수출입공고에서 동시에 요건 규정이 있다면 2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하고 통합공고 상 1건의 수입물품에 대하여 2이상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경우 역시 상호 독립적으로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세관장의 확인

 

통관 시에는 수출입요건에 대한 세관장 확인이 필요한 수출입물품은 관세청 고시인 “관세법 제226조의 규정에 의한 세관장확인물품 및 확인방법 지정고시”에서 해당물품과 확인방법, 확인절차 등을 정해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60여 개의 개별법령에서 정하고 있는 요건을 모두 세관장이 통관단계에서 확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어 동 고시에서 세관장이 확인하도록 정하고 있는 것은 이중에서 총40여개의 법령에 정한 물품입니다.

 

실무적으로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통합공고에서 정하는 가급적 많은 물품에 대한 요건을 세관장이 확인해 줄 것을 관세청에 요청하지만 관세청에서는 수출입물품의 특성, 통관여건, 전산망 구비여부 등을 고려하여 일부만 세관장 확인대상으로 고시하고 있는 것이지요.

 

따라서 세관장 확인대상물품은 통합공고상 일부품목에 한하여만 관세청 고시로 정해 놓은 것이므로 세관장 확인대상 물품에 대해서만 부정수입죄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에 유의하여야 합니다.

 

요건 미비시 적용 규정과 특가법

 

이와 같은 부정수입죄에 관한 규정은 관세법 제270조 제2항에 아래와 같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관세법 제270조 제2항(관세포탈죄 등)

제241조 제1항·제2항 또는 제244조 제1항에 따른 수입신고를 한 자 중 법령에 따라 수입에 필요한 허가·승인·추천·증명 또는 그 밖의 조건을 갖추지 아니하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갖추어 수입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위 조항에 따르면 관세포탈죄의 주체는 “수입신고를 한 자”인데 이는 단순히 수입신고행위를 대리한 관세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 관련 개별 법령상의 수입요건을 구비할 의무가 있는 화주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타당합니다.

 

실제 사후에 문제가 발생하면 자신이 수입한 물품이 개별법령상의 허가나 승인의 대상이 되는지 몰랐다는 주장을 하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는 법률의 착오가 아닌 법률의 부지에 해당하는 경우로 범죄 성립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 통설입니다(대판 2005도4592 등).

 

이 말은 어떤 행위를 한 사람이 법률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알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법률의 내용을 알지 못한 그 사람의 잘못이므로 법에 따른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법률의 부지는 용서받지 못한다”는 법언은 다소 억울한 측면이 있을수도 있으나 반대로 생각하면 죄를 지은 모든 사람들이 “그 법을 몰랐다”고 하는 경우 법원에서 그 주장을 수용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위 예시로 든 사안은 의료기기법 등에서 정하는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수입한 경우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해당하므로 금액이 적고 초범인 경우라면 통상 벌금형의 처벌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위 사안 물품의 가격이 2억원 이상인 경우에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높은 형량수준을 정하고 있는 특가법의 적용을 받게될 위험성이 있습니다.

 

특가법 제6조에 따른 관세법 위반행위 가중처벌

 

소위 특가법(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은 1966년 “형법, 관세법, 조세범처벌법, 산림법, 임산물단속에관한법률, 외국환관리법 및 마약법에 규정된 특정범죄에 대한 가중처벌 등을 규정함으로써 건전한 사회질서의 유지와 국민경제의 발전에 기여”하려는 취지로 제정되었습니다.

 

이 특가법 제6조에서는 관세법 위반죄 중 금지품수출입죄, 무신고수출입죄, 관세포탈죄(부정감면죄, 부정환급죄 포함), 부정수입죄에 대한 가중처벌 규정을 두고 있고 벌금형의 병과에 대해서도 규정하고 있는데요. 위 사안과 같은 부정수입죄의 가중처벌에 대해 특가법 제6조 제2항에서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습니다.

 

제6조(관세법 위반행위의 가중처벌)

⑤ 관세법 제270조 제1항 제2호 또는 같은 조 제2항에 규정된 죄를 범한 사람은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1. 수입한 물품의 원가가 5억원 이상인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 징역에 처한다.

2. 수입한 물품의 원가가 2억원 이상 5억원 미만인 경우에는 1년 이상의 유기 징역에 처한다.

 

관세법 자체의 관세 형량은 미국, 일본, 독일 등에 비하면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특가법을 적용받게 되는 경우에는 형량 수준은 야만적이라 할 정도로 높은 수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관세법 적용을 받는 경우에는 초범이고 금액이 적은 경우 벌금형으로만 처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특가법을 적용받게 되면 초범이라 하더라도 무조건 실형을 선고받게 됩니다.

 

따라서, 위 사안 물품의 가격이 2억원 이상이라면 화주는 1년 이상의 실형을 선고 받을 위험성이 높은 것이지요.

 

수입요건 미비와 관련된 부정수입죄는 세관 조사뿐만 수출입기업에 대한 기업심사를 하게되는 경우에 통관적법성 심사항목으로 정하여 정기적·비정기적으로 심사하고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새로운 물품이 수입되는 경우 판단 착오로 인하여 위반사항이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관세 전문가에게 자문을 받은 후통관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것입니다.

 

 

 

 

[프로필] 오선 대문관세법인 전북·군산 대표관세사
• 국립세무대학 관세학과(제9기) 졸
• 전) 법무법인(유) 광장(Lee & Ko) 관세전문위원
• 전) 기획재정부 FTA 관세이행과, 기금사업과, 관세제도과, 산업관세과
• 전) 관세청, 서울세관, 부산세관, 군산세관 외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