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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주 변호사의 부동산 금융]건물 소유권을 보유하지 않은 매수인의 명도청구 방안

(조세금융신문) 매수인이 기존 토지를 매수하여 현존하는 건물을 철거하고 새로운 건물을 세우는 사안을 가정해 보자. 일반적으로는 매수인이 토지 뿐 아니라 건물까지 함께 매수한 후 철거·신축작업을 진행하겠지만, 매수인 입장에서는 어차피 철거할 건물을 매수함으로서 불필요한 세금을 납부하게 된다는 부담이 있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매수인으로서는 토지만을 매수한 후 건물을 철거하고(물론 매매계약서에 철거 약정을 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건물소유주의 법정지상권이 인정될 것이다), 새로운 건물을 지어 보존등기를 하려는 유인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구조 자체는 잘못된 점이 없지만, 매도인이 잔금 지급시기까지 건물의 임차인들을 퇴거시키지 못하였을 때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매수인으로서는 매일 수백·수천만원씩 발생하는 금융이자를 줄이기 위해 한시라도 빨리 임차인들을 퇴거시키고 건물 철거를 진행하여야 하는데, 건물소유권이 없기 때문에 임차인들에게 건물명도를 청구할 권원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만약 위와 같은 사업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의한 것으로 관리처분계획 인가의 고시가 있었다면 동법 제49조 제6항이 적용될 것이고, 이에 따라 건물소유주는 임차인들에게 명도소송이 아닌 명도단행가처분을 제기하여 신속한 집행이 가능할 것이지만, 이는 언제까지나 건물소유자가 행사할 수 있는 조치이다. 매도인(건물소유자)이 태도를 바꾸어 임차인 퇴거에 협조하지 않는 경우, 매수인(토지소유자)은 어떠한 법적 조치가 가능할까?
  
우선, 채권자대위권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매수인이 가진 건물철거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건물소유자가 임차인들에게 가지는 명도청구권을 피대위권리로 하여 명도단행가처분 혹은 명도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다. 명도소송이 가능함에는 큰 이견이 없지만, 채권자대위권을 통한 명도단행가처분이 인용된 실제 사례는 아직 공개된 바가 없으므로 완전한 방법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사전에 매도인과 매수인간에 제소전화해를 통해 ‘잔금지급시까지 건물명도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매도인은 매수인의 청구에 의해 건물의 소유권을 매수인에게 이전한다’는 취지의 조서를 작성할 수 있다. 제소전화해조서는 집행력을 가지므로 매수인은 신속하게 건물소유권 확보가 가능하고, 이를 근거로 하여 명도단행가처분이 가능할 것이다. 물론 이러한 방법은 건물소유권을 유보하려는 기존의 목적과 배치되는 것이지만, 매도인의 명도의무가 이행되지 않는 것 자체가 중대한 비상사태나 다름없으므로 불필요한 세금 납부를 감수하더라도 하루 빨리 확실한 방법으로 사업진행이 가능하게 할 필요가 있다. 다만, 제소전화해는 신청으로부터 종료까지 2~3개월이 필요하므로 이를 고려하여 신속하게 시작하여야 한다.
  
또한 사전 위임장 작성이라는 간단한 방법도 있다. 매매계약시에 매도인의 명도청구소송 혹은 명도단행가처분신청에 대한 위임장을 미리 수취하고(수임인은 매수인이 선임한 법무법인이 될 것이다), 매도인의 명도의무 불이행시 해당 위임장을 통해 법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간단하지만 큰 단점이 있는데, 위임계약은 양 당사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으므로 매도인은 사전 위임장의 효력을 언제든지 상실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부득이한 사유 없이 매수인의 불리한 시기에 위임계약을 해지한 것이므로 손해배상이 인정된다.
  
마지막으로,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는 위약금 혹은 위약벌을 생각할 수 있다. 매도인이 명도의무를 불이행할시 매수인에게 특정 금액을 위약금 혹은 위약벌로 지급(혹은 잔금에서 공제)하는 방식이다. 매수인 입장에서는 위약벌이 더욱 효과적인 방법이나(위약금과는 달리 감액이 어렵기 때문), 해당 금액이 위약금이 아닌 위약벌임을 확실히 하기 위해서는 계약서에 ① 위약벌이라는 용어를 특정적으로 사용하고, ② 해당 금액은 손해배상이 아닌 제재를 강제하기 위한 페널티의 성격이라는 점을 명시하며, ③ 이를 확실히 하기 위해 따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음을 기재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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