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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연준 “은행자본 부족” vs 재무부 “뭔 소리?”…은행위기 놓고 이견 노출

마이클 바 은행감독 부의장 “SVB 큰 문제 없어도 파산, 전체 은행체계에 큰 충격”
“규제요건 못갖춘 은행이 문제”라던 연준의 기존입장 뒤집고 자본 보강해법 제시

 

(조세금융신문=이상현 기자)  지난 2월10일 미국의 실리콘밸리은행(SVB)를 시작으로 시그니처은행, 실버게이트은행, 최근 퍼스트리퍼블릭뱅크까지 잇따라 파산하자 미국 금융감독 당국에서 내부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측은 시중은행 파산을 막으려면 더 많은 자본을 보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재무부측은 '지금도 충분한 유동성으로 자본이 잘 갖춰져 있다’고 반박, 미묘한 입장차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미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이날 열린 회의에서 산업계 대표들에게 “잘 알려진 일부 은행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미국 은행들은 구조가 건전하고 적절한 자본과 유동성 이상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엘런 장관은 이날 은행정책연구소(Bank Policy Institute)가 미국 경제상황을 논의하기 위해 소집한 24명의 최고 경영자 및 기타 임원들과 대화 자리에서 지난 3월 이후 파산한 은행이 거의 없다며 미국의 현행 은행시스템에 높은 점수를 줬다.

 

그런데 옐런 장관의 이날 발언은 마이클 바(Michael S. Barr) 연준 은행감독 부의장이 하루 전인 17일(현지시간) 미 상원 은행・주택・도시위원회에서 “미국 은행들이 업계에서 실패를 피하려면 더 많은 자본을 보유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한 뒤 나온 것이라서 주목된다.

 

바 부의장은 이날 상원 발언에서 “더 강한 자본은 오늘날 우리가 완전히 인식하지 못할 수 있는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은행 실패 비용을 줄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SVB는 규모가 크지 않았고, 다른 금융 거래상대방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지도 않았으며 중요한 금융서비스에 관여하지도 않았다”며 “그럼에도 SVB가 어려움에 처하자 은행 시스템 전체에 더 광범위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중요한 교훈에 따라, 규모와 위험에 따라 은행에 적용되는 규제요건을 적용하는 현행 은행감독 체계의 수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지 언론들은 “연준이 은행 위기의 상당 부분을 부적절한 금융기관의 안전장치 탓이라며 비난했지만, 마이클 바  연준 부위원장은 미국 중앙은행의 감독 부족과 실패에 앞서 제기된 위험 신호에 대한 민감성을 비판했다”며 “이것은 연준이 종전과 다른 드문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미 재무부는 이날 회의 후 낸 성명에서 “옐런 장관은 미국 은행시스템이 강력한 유동성으로 자본이 잘 갖춰져 있음을 언급하면서 미국 은행 시스템의 강점과 건전성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이와 함께 “옐런 의장이 재무부가 은행 부문 전반에 걸쳐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분명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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