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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시장 침체에 건설사 매일 1.5곳 폐업·...건설임대도 '조 단위' 보증금 논란

1∼9월 종합건설업체 폐업 신고 405건…작년 2배
분양물량, 작년 절반 수준…건축착공면적도 2009년 이후 최저

 

(조세금융신문=구재회 기자) 분양 시장 침체 속에 올해 건설사가 매일 1곳 이상 문을 닫고 있고, 건설임대 역시 '조 단위' 보증금 논란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국토교통부의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1∼9월(22일 기준) 종합건설업체의 폐업 신고건수(변경·정정·철회 포함)는 모두 405건으로, 2006년의 435건 이래 최대치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동기의 211건에 비하면 거의 2배 가까이 많으며, 단순 계산하면 매일 건설사 1.5곳이 문을 닫는다는 것인데, 이처럼 건설사의 폐업 규모가 급증한 배경으로는 분양 감소가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1∼9월 분양 물량은 13만5천181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25만2천190가구)의 절반 수준이다. 연말까지 예정된 분양 물량을 더해도 24만1천608가구에 그쳐 작년(37만1천52가구)보다 13만가구 가까이 줄어들 전망이다.

 

아파트 외 다른 건축 시장도 비슷한 상황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이 국토교통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7월 건축 착공면적은 4천58만6천㎡로 작년 동기 대비 39.9%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건설 시장 전반이 침체됐던 2009년 1∼7월 이후 최저치다. 공종별로 보면 주거용이 41% 감소한 가운데 비주거용도 39.5% 줄었다. 비주거용 중에서는 상업용이 44.5%, 공업용이 32.7% 각각 감소했다.

 

같은 기간 건설경기 선행지표인 건설 수주도 105조5천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1.9% 줄어 침체 상황을 나타냈다. 공공이 3.1% 감소하는 데 그쳤으나, 민간은 27.4% 급감했다. 건설 수주는 건설경기의 선행지표 격이어서 결국 건설경기 침체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원자재 가격 인상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도 건설업계의 자금난을 가중하는 요인이다. 업계 일각에선 시공능력평가 상위권에 있는 건설사 중에도 PF로 인해 경영난에 처한 곳이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공사 현장은 줄고, 신규 수주도 없고, 결국 업체들이 폐업할 수밖에 없다"면서 "요즘 건설업 경기가 워낙 안좋다는 말이 많은데 통계상으로도 그런 상황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건설임대 사업도 날벼락을 맞았다. 정부가 지난 1일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며 임대사업자의 임대보증금보증 가입 요건을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수준으로 강화했다. 이를 충족하려면 임대보증금을 낮출 수밖에 없다. 

 

현재 등록 임대사업자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임대보증금보증은 보증 가입 시 필요한 주택가격이 감정평가 금액으로 산출된다.

 

기존에 '공시가격의 150%'(공시가격 적용 비율 150%×전세가율 100%)까지 가능하던 보증가입 요건도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처럼 '공시가격의 126%'(공시가격 적용 비율 140%×전세가율 90%) 이내로 강화했다.

 

업계는 "건설임대 아파트의 공시가격은 시세가 없다 보니 통상 인근 동일 면적의 분양주택보다 싸게 책정된다"며 "건설사가 임차인에게 반환해야 할 보증금이 '조 단위' 규모로 유동성 위기에 몰릴 수 있다"고 반발했다. 

 

시행령이 개정되면 현재 민간임대주택 특별법에 따라 주택도시기금을 지원받아 짓고 있는 건설임대와 공공지원 민간 임대 가운데 임대보증 보험 가입이 거절되는 단지가 상당수에 이를 것이라는 게 건설업계의 우려섞인 토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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