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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감원장 "금융지주 이사회, CEO 선임 과정서 투명·공정해야"

"이사회, '홍콩 ELS 손실' 경영진에 소비자 피해 관련 점검해야"
"내부통제 최종 책임…단기실적 위주 문화·보상체계 개선 필요"

 

(조세금융신문=송기현 기자) "은행지주 이사회가 경영진 감시기능을 충실히 하고, 금융사고 등을 막기 위해 단기 실적 위주 경영문화와 성과보상체계를 개선해야 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2일 중구 은행회관에서 8개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과 정례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이같이 주문하고, 건전한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최고경영자(CEO)나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의 투명성·공정성 강화 노력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금감원이 올해부터 실시 중인 '은행지주·은행 이사회와의 소통 정례화'의 일환으로 마련된 간담회에서

이 원장과 참석자들은 이날 발표한 '은행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best practice)' 주요 내용에 대해 논의했다.

 

최근 회장 선임 절차가 진행 중인 DGB금융지주의 모범관행 적용 여부에 대해서는 "선의를 갖고 부회장 제도를 운영하는 건 좋지만 (외부 후보자가) 현 회장이나 행장 등 유리한 사람들의 들러리를 서는 게 아닌가 하는 형태로 선임절차가 진행되면 적절치 않다"며 "DGB에서도 이를 이해하고 있을 것이고 사외이사 후보군 물색 등 향후 절차에 이를 충분히 반영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모범관행에 최고경영자(CEO) 임기 관련 원칙이 빠진 이유에 대해서는 "경영능력과 비전이 입증되면 연임이 아니라 3연임도 가능하다"며 "다만 과거 일부 금융지주 등에서 막강한 권한 가진 회장이 사실상 모든 자회사의 임원을 선임하고 경쟁이 될 수 있는 후보군을 제거한다든지 오해가 있었지만 모범관행에 있는 원칙이 작동하면 그런 걱정은 사라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모범관행 반영 시기에 관해서는 "지주 사정에 맞게 각자가 마련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발표가 되면 경영계획이 작성되고 내년도 이사회 주총이 진행되면서 각 금융지주사 사정에 맞는 로드맵 작성 요청하고 향후 어느 정도 기간 속도 강도로 진행될지를 서로 소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금감원장은 또 내부통제·소비자보호 강화, 잠재리스크 대응 등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이 금감원장은 "은행지주 이사회는 지주 그룹의 경영전략과 리스크 관리 정책을 결정하는 곳"이라며 "자칫 단기 성과에 매몰되기 쉬운 내부 경영진이 경영 건전성과 고객 보호 등에 소홀하지 않도록 통제·감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CEO로 누구를 뽑는지는 이사회의 권한이지만 특정 인물·흐름에 좌지우지되기보다 사전 검증한 기준으로 투명·공정하게 되면 좋겠다는 내용을 간담회에서 전달했다"며 "홍콩 ELS 불완전판매 논란 등에서 이사회는 경영진에 어떤 경과·동기로 그런 의사결정을 해서 소비자 피해 예방을 못했는지에 대해 점검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금감원장은 고금리 기조가 예상보다 장기화하고 실물경제 회복도 지연되고 있다며, 예상치 못한 손실에 대응할 수 있도록 손실흡수능력의 확충, 세심한 리스크관리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철저한 리스크관리와 내부통제는 금융회사가 지속적인 성장을 하는 데 있어 필수적"이라며 "이를 집행하는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감시 역할을 하는 이사회와 감독당국은 한배를 탔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소통과 협력을 확대해나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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