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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오피스텔 시장…고금리에 전세 리스크까지 '겹악재'

내년 입주물량 올해 3분의 2 수준에 불과 가능성 높아

(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지난해 하반기 이후부터 시작된 오피스텔 시장 침체는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19일 부동산R114는 '2023년 부동산 시장 결산 및 2024년 전망' 자료를 통해 "내년에도 오피스텔 시장 침체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며 "선행 지표로 인식되는 주택시장이 부진한 움직임을 보이는 데다 고금리와 낮은 시세 차익 기대감이 투자 매력을 저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도 2023년 신규 분양물량이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크게 위축됐다”면서 “정부가 빠른 주택공급을 위해 비아파트에 대한 금융 지원을 강화했지만, 건설 사업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인만큼 공급 확대 효과는 제한될 전망이다”고 덧붙였다.

 

오피스텔 거래는 지난 4월 오피스텔 담보대출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방식이 만기 8년에서 일반 주택과 같은 방식으로 개선되면서 대출한도가 늘었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을 환기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어 가파른 금리 인상과 역전세 사태, 대규모 전세 사기 등 악재가 겹치면서 거래 절벽이 심화했다.

 

올해 상반기 오피스텔 매매 거래량은 1만3684건으로 지난해 하반기(1만6224건) 대비 16% 줄었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수익형 부동산 특성상, 경기 여건에 따른 민감도가 크고 연초 전세사기 및 역전세 이슈로 임차수요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오피스텔 선호도가 낮아진 것도 거래 감소에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오피스텔 거래는 전용면적 구간별로 상이한 흐름을 나타냈다.

 

전용 60㎡ 초과 오피스텔 거래건수는 올해 상반기 1876건에서 하반기 1924건으로 2.6% 늘었다.

 

이에 대해 부동산R114는 최근 주택시장의 주 구매층으로 부상한 20~30대 젊은 수요자 중 일부가 아파트에 비해 가격 부담이 덜한 오피스텔 매매로 선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추측했다.

 

반면 전용 60㎡ 이하 구간의 거래량은 10% 이상 감소했다. 특히 전체 거래 중 70% 정도를 차지하는 전용 40㎡ 이하 초소형에서 거래 감소가 두드러졌다.

 

대출금리 인상으로 레버리지 효과가 반감된 데다, 주거면적이 협소해 임차수요 확보가 쉽지 않은 부분이 투자 매력을 저하시킨 원인으로 파악된다는 게 부동산R114 설명이다.

 

 

신규 공급 역시 건설경기 침체에 따라 크게 위축됐다.

 

오피스텔 시장의 호황기였던 2021년 5만6724실에 달했던 전국 오피스텔 분양 물량은 지난해 2만6314실로 급감했다.

 

올해는 1만6308실로, 오피스텔 분양물량이 1만실대를 기록한 것은 2010년(1만4762실) 이후 13년 만이다.

 

입주 물량은 올해 5만4612실에서 내년 2만9989실로 3분의 2 수준에 불과하다.

 

부동산R114는 "오피스텔 공급은 초과 상태에서 위축으로 빠르게 태세 전환하는 분위기"라며 "올해 분양 물량이 급감했고 분양부터 입주까지 2∼3년 정도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6년 입주 물량은 2만실 이내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최근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비아파트 중심의 공급 정책'으로 전환을 언급한 점은 주목된다. 오피스텔 주택 수 제외 등 추가 규제 완화 논의가 이뤄질 경우, 수급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건설업 경기 악화로 주택 및 오피스텔 신규 물량이 급감하는 추세라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주거 선호도가 높고 주택 대기수요가 풍부한 지역 내 오피스텔은 공급 부족에 따른 가치 상승 여지가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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