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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국세청 출신 이희섭 세무사, '사랑하는 아내와 딸' 詩人가족

세계를 사로잡은 한국문학, 이혜미 시인
'뜻밖의 바닐라' 영국 사라 맥과이어상 후보 오르기도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국세청 시인으로 활동을 했던 이희섭 전 김포세무서 법인세과장이 명예퇴직 이후에도 국세동우회(회장 전형수)가 발행하는 ‘국세인 광장’ 편집주간으로서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김포출생인 이희섭 시인(세무회계 혜안 대표세무사)은 현직 시절 성실한 시작(詩作) 활동으로 시집을 출간하는 등 순수문학의 길을 갈구하며 뚜벅뚜벅 걸어왔다.

 

이희섭 시인이 본격적으로 시작(詩作)을 시작한 것은 아내 정용화 시인의 선한 영향력 때문이다.

 

정용화 시인은 학창시절부터 문학의 꿈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남편과 사랑스런 딸 이혜미 양을 내조하면서 엄두도 못 내고 있다가 그녀의 버킷리스트였던 시인으로 2001년 등단(시문학)했다.

 

이희섭 시인이 시에 관심을 가지고 쓰기 시작해 2002년 ‘국세청 문예’ 콘테스트에서 ‘달팽이’란 작품으로 ‘대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안았다.

 

이어 2004년 국세청 문예 대전에서 ‘분재’라는 작품으로 또 다시 대상을 수상, 2번의 대상을 수상한 뒤 2006년 월간 ‘심상’으로 등단했으며 2012년 첫 시집 ‘스타카토’(황금알 출판사)를 발간했다.

 

그의 두번째 시집 ‘초록방정식’(서정시학, 2018)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에서 ‘우수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내 정용화 시인도 2006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이 되었고, 사랑스런 딸 이혜미 시인도 중앙일보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다.

 

정용화 시인은 2002년 ‘흔들리는 것은 바람보다 약하다’(시문학사)에 이어서 2008년 ‘바깥에 갇히다’(천년의 시작)과 2013년 ‘나선형의 저녁’(애지 시선) 그리고 2017년 ‘서투른 다정’(천년의 시작)을 발간했다.

 

특히, 딸 이혜미 시인은 최연소(19세)의 나이로 등단해 문단의 눈길을 끌었다.

 

이혜미 시인은 창비(창작과 비평)에서 ‘보라의 바깥’으로 등단한 이후 ‘뜻밖의 바닐라’(문학과 지성사), 빛의 자격을 얻어(문학과 지성사), 흉터 쿠키(현대문학) 시집을 냈으며, 2022년에 산문집 ‘요리에세이 식탁 위에 고백들’을 출간(10쇄)했는데 대학생들이 텍스트북(교과서)으로 많이 선호하고 있다.

 

문학과 지성사에서 출간했던 이혜미 시인의 ‘뜻밖의 바닐라’는 ‘영국의 시 번역센터’ 지원으로 해외 출간되었다.

 

영국의 시(詩) 번역센터(The Poetry Translion Centre)에서 사라 맥과이어상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이혜미 시인은 '한국문학번역원' 블로그에서 “어렸을 때부터도 계속 꿈이 시인이었다. 글쓰는 사람, 그래서 어머니가 시를 쓰셔서 자연스럽게 책도 많이 읽고 영향을 많이 받았고 집에 책이 많아서 읽는 것을 좋아했다. 일기 쓰는 것을 좋아했다. 고등학교때 인문계를 다녔는데 글을 너무 쓰고 싶어서 예술고등학교로 전학을 갔고 고3때 썼던 시로 등단했다. 지금까지 덕분에 계속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고 시사했다.

 

인터뷰에서 “예전에는 책을 낸다거나 지면으로만 독자와 소통을 했다면 지금은 낭독채널도 있고 여러 채널을 통해 소통하고 있으며 자유롭게 달라졌다. 역시나 SNS가 발달하면서 직접소통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시를 더 공부해야 하는 것, 어려운 것, 계속 탐구해야 것, 그런 것으로 아는 분들이 많았다면 소유되고 무언가 향유되고 무언가 즐길 수 있는 좀 더 그런 콘텐츠로 되고 있지 않나. 그리고 서로 좀 더 가까워졌다는 느낌을 받고 너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혜미 시인은 “‘영국의 시 번역센터’에서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도 너무 기쁘고 영광이었고 예전부터 꿈꾸어 왔던 일이었다.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에서만 이렇게 있을수 밖에 없는 일인데, 번역되면서 훨씬 더 많은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번역된다는 경험 그리고 여러 독자들은 만날 수 있다는 가능성 이런 것들이 너무 감사했다. 번역해 주신 소제는 저에게 너무 고마운 사람중에 하나이고 2쇄를 인쇄하게 됐는데 ‘리커버 에디션’이 나오게 됐는데 제가 좋아하는 사진작가분의 사진으로 나오게 되어서 표지가 이뻐진 만큼 더 많은 독자분들을 만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번역판 출간'에 대해서는 “좋은 경험이었는데, 어떻게 보면 우리는 한국어라는 하나의 체계속에서 계속 글을 읽고 쓰는데, 그런데 다른 세계를 열리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본적이 없었고, 아 뭔가 내가 표현한 단어를 다르게 번역한다는 것이 쉽고도 아름다운 그런 느낌이 되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 문화권이 아닌 다른 분들한테 제 작품을 읽힐 수 있다는 자체가 저를 넓어지게 했던 것 같다”고 했다.

 

번역본이 나온 덕분에 2번 정도 낭독행사를 했고, 가장 기억에 남는 낭독행사 중 하나는 하나의 텍스트를 12명의 번역가들이 번역해 주신 그런 프로젝트였는데 너무 감동했다고 한다.

 

왜냐하면 ‘보라의 바깥’이라는 첫 시리즈 제목을 어떤 분들은 ‘울트라 바이올렛’ 어떤 분들은 ‘아우더 오브 커플’ 이런 식으로 다 다르게 번역을 해주셨다. 그런 경험이 정말 재미있었고 만약 해외 독자분들이 읽고 저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다면 언어와 관련된 여러 가지 생각들을 나눌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별과 병’ 이혜미

 

왜 어떤 밤은 숯처럼 묻어나고 어떤 시간은 깨어져 빛나는 유리 조각이 되나 얼음으로 가득 찬 입을 열어 창백해진 이름을 부를 때

 

입속에서 외계의 돌이 씹힌다 밤의 검은 가루를 몸에 새겨 불길한 문신을 엮고 지난 꿈들을 위해 신전을 차려야 하는가 혀 밑으로 깨진 별을 숨기면 몸속의 돌들이 일제히 달을 향해 빛났다

 

낯모르는 이의 손톱을 태워 연기를 마시면 다른 몸을 얻은 것 같다 뼛속으로 빛들이 스며들어 살이 깊숙이 녹아내리는데 왜 어떤 몸은 부딪혀 불꽃이 일고 어떤 몸은 꿈속에 얼룩으로 머무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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