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은행권 가계대출이 다섯달 연속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이 2004년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역대 최대 규모로 증가하며 가계대출 상승을 견인했다. 특히 금융당국이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를 9월부터 시행한 것과 관련 그 직전 대출 막차를 탄 수요가 집중됐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중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전월 대비 9조3000억원 늘어난 1130조원으로 집계됐다. 집값 급등기인 2021년 7월 9조70000억원을 기록했던 이후로 3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당시 기준금리가 연 0.5%로 내려가면서 영끌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 지난달 이와 비슷한 수준의 대출 수요가 몰린 것이다.
그 중에서도 주담대가 전월 대비 8조2000억원 증가하며 890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4년 주담대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대 폭 증가다.
이와 관련 한은은 수도권 중심의 주택 매매거래가 증가하고 입주물량도 늘면서 주담대가 상당 폭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연기도 주담대 수요 급등에 영향을 미쳤다.
금융당국은 당초 스트레스 DSR 2단계 규제를 7월부터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2개월 늦췄다. 대출자들이 9월 전 7~8월을 ‘마지막 기회’로 인식하며 주담대가 크게 늘었다.
박민철 한은 금융시장국 차장은 “대출 규제 강화를 앞두고 주담대 선수요가 발생했다”며 “신용대출도 휴가철 자금 수요, 주식 저가매수 수요 등 일시적 요인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기간 가계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1조1000억원 증가했다. 6월에는 3000억원, 7월에는 1000억원이 줄었으나 8월 증가 전환했다.
한은은 9월 가계대출 증가폭이 다소 줄어들 것이라 내다봤다.
박 차장은 “8월 정부의 공급대책 발표 이후 가계부채 관리조치가 나왔고 은행들의 자율적 조치도 이어지고 있다”며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소폭 둔화하고 거래량이 축소되는 모습을 보이는 등 다소 진정되는 조짐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8월의 일시적 증가 요인이 사라지는 점도 9월 가계대출 증가폭 축소를 예상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8월 기업 대출은 전월 대비 7조2000억원 늘어난 1311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기업 대출의 경우 증가폭이 전월 대비 둔화(4조4000억원→1조9000억원)했고 중소기업 대출은 확대(3조4000억원→5조3000억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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