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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고성만 시집 ‘마네킹과 퀵서비스맨’

저자 고성만/정가 9,000원/출판사 천년의시작

<마네킹을 배달하는 퀵서비스맨>

여자를 들고 달린다
가방 속에 든 여자의 몸은
여러 겹의 포장으로 둘러싸여서 잘 보이지 않는다
벌거벗은 마네킹이다 마네킹이 쳐다본다 마네킹을 때린다 마네킹이 운다
마네킹을 다시 집어넣는다 마네킹과 함께 도망친다 한사코 시의 외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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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킹과 퀵서비스맨’은 1998년 『동서문학』으로 등단한 고성만 시인의 첫 번째 시집이다.

시골에서 나서 도시로 나와 오십대가 된 시인은 현 세태를 한탄만 하는데 그치지 않고, 세상이 악보처럼 느껴지던 시절의 기억을 그러모아 조심스레 서정적 풍경을 복원해낸다. 

「남원역」에서 농약가게 빵집 우체국 담벼락에 기댄 낡은 자전거와 고압선 철탑, 벼가 자라는 논에 꾹꾹 심어놓는 기차 등으로 그리운 풍경을 회상하며 현대사회를 건조한 눈으로 응시하고 있는 것.

유홍준 시인은 추천사를 통해 “고성만의 시들은 ‘홑겹의 슬픔’을 안고 있다”면서 “시골에서 나서 도시로 나와 어느덧 오십 대가 된 자들은 그냥 이 시집을 펼쳐 읽으면 된다. 기어이 오염되고 변질된 우리들의 자화상이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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