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목록

이자보상배율 2년 연속 1 미만 500대 기업 49곳…산은, 37곳 '최다'

(조세금융신문=김사선 기자) 대출과 보증으로 연명하는 ‘좀비기업’ 구조조정 작업을 연내 완료하기 위해 정부와 은행의 칼날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매출 500대 기업 중 이자보상배율이 2년 연속 1 미만인 '부실 기업'은 모두 49곳, 이들 기업에 돈을 빌려준 제1금융권 은행은 14곳으로 각각 나타났다.

이자보상배율이 통상 1.5 이상이면 상환능력이 안정적이며, 1 미만은 기업이 경영 활동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차입금의 이자 비용도 내지 못내 잠재적 부실기업으로 평가된다.

2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1미만을 기록한 49개 기업은 지난해 3조925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지급해야 할 이자는 4조8666억원에 달해 이자보상배율이 -0.8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최근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국내 대기업 계열사를 포함해 500대 기업에 대해 정상적인 기업활동 여부와 이를 통한 대출 이자 갚기가 잘 이뤄지는지 낱낱이 살펴보고 연말까지 좀비기업 구조조정의 성과를 내도록 주문하면서 이들 기업들의 구조조정 여부도 관심사를 떠오르고 있다.

27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매출 500대 기업 중 이자보상배율이 2013년과 2014년 2년 연속 1 미만인 부실 기업은 모두 49곳으로 조사됐다.

주요 기업은 대한항공(지난해 매출액 11조9097억 원). GS건설(9조4875억 원), 대림산업(9조2947억 원), 한진해운(8조6548억 원), 현대상선(6조7786억 원), 현대미포조선(3조9674억 원), 코오롱글로벌(3조3639억 원), 경남기업(1조1532억 원) 등이었다.

49개 부실 기업은 각각 여러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했다. 이들 기업에 자금을 대준 1금융권 은행은 지난해 기준 모두 14곳이었다. 

은행별 부실 기업 수를 보면 산업은행이 37곳으로 가장 많았다. 여기에는 STX조선해양과 SK해운, 경남기업, 대한전선, 동국제강, 동부건설, 동부제철, 한진중공업 등이 포함돼 있다.

산업은행 다음으로 부실 기업이 많은 곳은 KEB하나은행(행장 함영주)이었다. 통합 전인 2014년 기준으로 옛 외환은행은 CJ푸드빌과 GS건설, KCC건설, LS네트웍스, 두산엔진, 삼성정밀화학 등 28곳, 옛 하나은행은 SPP조선과 계룡건설산업, 대성산업, 대한항공, 두산건설, 엑사켐, 이수화학 등 18곳이었다.

우리은행(행장 이광구)도 49개 부실 기업 중 31곳에 대출을 해줘 많은 편이었다. 주요 기업은 (주)STX와 STX중공업, 경남기업, 대창, 티케이케미칼, 한라, 한화케미칼, 현대상선 등이었다.

이 밖에 부실 기업이 많은 은행은 국민은행(행장 윤종규) 27곳, 신한은행(행장 조용병) 22곳, 수출입은행(행장 이덕훈) 20곳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기업은행(행장 권선주)은 6곳으로 적었다.

외국계 은행으로는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행장 박종복)만 4곳이 있었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광주은행(행장 김한) 3곳, 부산‧경남‧전북은행 각 2곳, 대구은행(행장 박인규) 1곳 등으로 조사됐다.

한편 최근 금융당국은 대기업을 포함한 국내 500대 기업의 재무구조평가 방식을 대대적으로 뜯어고치기로 했다. 금융권에 신용 공여가 50억 원 이상이거나 신용 공여가 500억 원 미만인 중소기업 중 이자보상배율이 2년 연속 1 미만인 기업을 대상으로 구조조정 여부를 결정할 것을 주문했다.

또 11~12월 실시할 예정인 대기업의 수시 신용위험평가도 엄격한 기준을 적용, 시행할 것을 요구했다. 중소기업이나 대기업 할 것 없이 한계기업의 옥석 가리기를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신용공여 500억원 이상인 개별 대기업에 대한 신용위험평가 기준을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신용위험평가 후 위험과 고위험을 평가를 받으면 은행과 개선이행약정(MOU)를 맺어 워크아웃 등에 나선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