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사단법인 함께하는음악저작권협회(이하 함저협)가 포스트 차이나의 핵심 요충지인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우리 창작자들의 권리 방어선 구축에 나섰다.
함저협은 지난 22일 말레이시아 음악저작권협회(MACP)와 현지 내 함저협 회원들의 저작물 보호를 위한 공연권·복제권 관리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물리적 거리와 비용을 효율화한 전자서명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계약에 따라 MACP는 말레이시아 내에서 이용되는 함저협 관리 곡 약 40만 곡에 대한 저작권 사용료 징수 및 분배를 전담하게 된다.
함저협이 파트너로 선택한 MACP는 1989년 설립된 현지 최대 음악저작권 집중관리단체다. 주목할 점은 MACP의 가파른 성장세다. MACP의 2024년 회계연도 기준 저작권료 총 징수액은 9,351만 링깃(약 340억 원)으로, 전년(7,852만 링깃) 대비 무려 19%나 증가했다.
이는 K-콘텐츠 소비가 활발한 동남아 지역에서 실제 '수익'으로 직결되는 징수 시스템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 함저협은 이번 협력을 통해 현지에서 발생하는 사용료의 정산 누수를 막고, 정산 정확도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함저협의 이번 행보는 말레이시아의 독특한 인구 구조와 디지털 환경에 기반한다. 말레이시아 통계청(DOSM)에 따르면 2025년 기준 말레이시아 인구의 중위연령은 31.3세다. 한국(44세)과 비교하면 훨씬 젊은 조직이다.
이러한 인구 특성은 곧바로 산업 지표로 나타난다. 말레이시아 음반산업협회(RIM) 집계 결과, 지난해 현지 음악시장 매출은 3억 3,900만 링깃(약 1,230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디지털 스트리밍 중심의 시장 재편은 해외 저작권 단체와의 협력이 필수적인 환경을 만든다.
함저협 관계자는 “말레이시아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모바일 기반 콘텐츠 소비가 확산되는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MACP와의 데이터 공유를 강화해 우리 창작자들에게 투명하고 신속한 분배가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이 단순히 한 국가와의 협업을 넘어, 동남아시아 전역으로 K-음악 저작권 관리망을 넓히는 교두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동헌 함저협 이사장은 “이번 계약은 말레이시아 시장에서 한국 음악 창작자의 권리를 체계적으로 보호하는 중요한 계기”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K-음악의 위상에 걸맞은 징수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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