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목록

[리뷰] 연극 취미의 방...‘잘 살고 싶다’는 가장 순결한 욕망

(조세금융신문=김명진 기자)

네 명의 남자가 한가로이 취미를 즐기던 어느 날, 경찰 미키는 의문의 실종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금녀 구역인 취미의 방에 찾아온다. 실종사건의 용의자로 지목 받은 그들은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려 드는데...

 

당신은 어떤 삶을 살고 있나요

 

연극 <취미의 방>은 공통점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인물들을 한 살인사건의 용의자라는 공통점을 만들어 그들이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는 과정을 유쾌하고도 코믹하게 그려낸다. 단 하나의 방에서만 일어나는 이야기를 치밀한 구조와 거듭된 반전, 코미디까지 갖춘 각본으로 풀어나가는 방식은 관객들을 빠져들게 하기에 충분하다.

 

취미에 방에 등장하는 네 남자는 가정과 사회에서 무거운 짐을 짊어진 채 살아가고 있다. 세상은 늘 그들에게 신중한 삶을 요구했고,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기를 강요받았다. 하지만 이들은 마음 속 한구석에 있는 어린아이와 같은 삶을 동경했고, 삶 그 자체를 즐기고자하는 욕망이 있다.

 

이들이 취미에 집착하는 이런 모습은 어쩌면 피폐해진 현실 속에서 정처 없이 떠돌고 있는 가련한 우리들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인간 소외와 정체성 상실 등 현대 사회에서 고립되어가고 있는 개인의 문제에서 벗어나 취미의 방 안에서 만큼은 가면을 벗은 채 비로소 잘 살고 싶다는 가장 순결한 욕망에 다가갈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세상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취미의 방 안에 몸을 숨기고 있다. 각자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 순수한 삶의 욕망을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 극을 보게 될 당신도 숨어있던 삶의 욕망을 깨울 수 있게 되길 바란다.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다

 

연극 <취미의 방>은 품격을 갖추고자 노력하지 않고, 코믹하면서도 할 말을 다하는 방식으로 관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범인은 누구이며, 사건의 진실은 무엇인가!'를 마지막까지 추리하게 만드는 각본의 힘이야말로 이 작품이 흥미로울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다만 극의 마지막까지 계속된 반전으로 인해 관객이 속아 넘어가는 혼란스런 상황이 연출된다. 시종일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던 관객들에게 피로감이 몰려오는 것은 당연하다. 너무 많은 친절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면 관객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까지 웃음으로 배웅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연극 <취미의 방> 공연 정보

 

공연기간 : 20151128~ 2016221

공연시간 : ~8, /3, 6(월요일 쉼)

공연장소 : 대학로 쁘띠첼 시어터

관람등급 : 10세 이상 관람가

출연 : 서범석, 김진수, 최진석, 맹상열, 김늘메, 정희태, 주민지, 지일주, 송유현 등

제작 : 연극열전

문의 : 02-766-6007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