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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직전에 후회하는 것과 살면서 후회하는 것의 차이

(조세금융신문=서동필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 삶도 마찬가지지만 죽음은 되돌릴 수 없을 뿐더러 두 번 다시 경험해 볼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죽음 직전에 처한 사람들이 하는 후회는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커다란 울림을 주기도 하고 삶의 올바른 방향을 찾는데 힌트를 주기도 한다.


죽기 직전에 후회하는 것

삶의 끝부분 즈음에 와있는 노인들을 간호하는 호주의 한 여성이 노인들이 죽음 앞에서 가장 많이 하는 후회를 정리했는데, 이 후회들은 크게 두 부류 정도로 압축된다.


첫 째는 스스로에게 정직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사는 대신 주위 사람들이 원하는 삶을 살았거나, 자신의 감정을 꾹꾹 누르며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했다는 후회들이다. 훨씬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는데 겁이 나서 변화를 선택하지 못했고, 튀면 안 된다는 생각에 남들과 똑 같은 일상을 반복했다는 후회 역시 같은 부류다.


100세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은 죽음은 모르지만 삶은 어느 정도 되돌릴 수도 있다. 오래 살게 되면서 제 2의 인생이 가능해졌다는 의미인데, 이렇게 살게 되는 두 번째 인생은 스스로에게 정직한 삶을 살아보도록 노력하는 것 자체가 훌륭한 노후준비가 될 수 있다. 가족들 챙기느라, 남들 눈치 보느라 차마 할 수 없었던 자신만의 인생을 이제는 살아보는 것이다.


물론 첫 번째 인생은 아무 준비없이 부모의 도움으로 시작할 수 있었지만, 두 번째 인생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기에 진작부터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노인들이 많이 하는 두 번째 부류의 고민은 주위 사람들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는 점이다.


가족을 위해 산다고 살았지만, 막상 삶의 끝부분에 와보니 아이들은 다 커버려 대화하기 힘들고 배우자와의 관계도 서먹하기 그지없다. 친구들과 좀 더 자주 연락하며 얼굴 보기를 게을리하지 말았어야 했다는것 역시 같은 부류의 후회다. 인생 100세시대에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 단초를 제공해주는 후회다.


사람들은 거창한 행복을 꿈꾸지만 주위 사람들과 부대끼며 의지하며 사랑하고, 많이 얘기하고 자주 보는 것이 행복의 시작일 수 있다. 행복한 100세시대를 위해서는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죽음을 앞둔 노인들의 후회 가운데는 아무리 봐도 ‘돈을 더 많이 벌었어야 했는데’, ‘커다란 집에 살며 멋진 차를 한 번쯤 탔어야 했는데’와 같은 후회들은 없다. 돈과 관련한 후회는 죽음 직전에는 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그럼 돈은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아닌가.


살면서 후회하는 것

죽음 직전이 아닌, 삶이 현재 진행형인 사람들이 가장 후회하고 힘들어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건 단연코 돈과 관련된것들이다. 인생의 전반기를 마치고 은퇴를 한 노인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경제적 어려움’이고 그 다음이 ‘건강’이다.


죽음 직전에 처한 사람들이 하는 후회만 의미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하는 후회 역시 결국 우리들도 나중에 할 가능성이 높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삶이 곧 소비생활인 현대사회에서 돈에 대한 고민은 곧 삶에 대한 고민이기에 돈에 대한 걱정이 큰 것은 매우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다.


50%에 육박하는 노인빈곤율이나 노인들의 가장 큰 고민이 경제적 어려움이라는 통계적 수치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재무적 노후준비는 인생 후반의 삶을 지탱해주는 커다란 기둥이다. 이 기둥의 토대가 되는, 그래서 젊은 시절부터 다지고 준비해야 하는 것은 결국 연금이다.


내 월급에서 멋대로 떼어간다고 때때로 화가 나기도 하는 국민연금이나 회사에서 챙겨주는 퇴직연금, 그리고 내가 스스로 준비하는 개인연금이 결국에는 나중에 노후생활의 든든한 토대가 된다. 국민연금이나 퇴직연금은 다른 이가 알아서 챙겨줘 고맙기는 하지만, 연금액이 많지 않아 이것만으로는 노후생활이 불가능하다.


개인연금(연금저축)이 반드시 필요하다.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을 개인연금을 통해 메우고 채워 넣어야 한다. 연금저축은 노후에 겪을 수 있는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는 키다. 연금저축은 먼 미래의 노후생활에 큰 도움이 되지만, 현재의 자산관리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연금저축에 넣은 돈 중 400만 원까지는 13.2%(연간 총급여 5,500만 원 이하 근로자는 16.5%)로 세액공제를 해주기 때문에 연말에 52만 원(혹은 66만 원) 정도의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저축수단으로 가장 많이 활용하는 은행예금을 통해 이 정도의 이자를 받기 위해서는 3천만 원 이상의 자금을 꼬박 1년 동안 저축해야 한다.


400만 원으로 3,000만 원 이상의 예금효과를 볼 수 있는 게 바로 연금저축이다. 여윳돈이 새기면 아무 생각없이 예금에 넣어둘 것이 아니라 자신의 노후나 현재의 자산관리 측면에서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지 고민한 후에 활용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죽음 직전에 하는 후회나 살면서 하는 후회나 모두 중요하다. 죽음 직전 후회는 더 이상 삶에 대한 미련이 없다는 측면에서 조금 이상적이고 감성적이다. 반면 살면서 하는 후회는 현재 삶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매우 현실적이고 물질적이다. 우리들에게는 이상과 현실, 감성과 물질이 모두 필요하고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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