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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조선‧해운 구조조정 여파 부실채권 급증…31조3000억

부실채권 규모 15년만에 최대…산은 부실채권 비율 6.7%로 가장 높아

(조세금융신문=김사선 기자) 은행권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규모가 31조원을 넘어서며 15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선, 해운업 구조조정으로 대기업 여신을 중심으로 부실채권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 가계 부실채권도 지난해 말보다 소폭 증가했다.

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현황(잠정치)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현재 은행권 부실채권 규모는 31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조3000억원 증가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6조6000억원 늘었다.

부실채권 규모로는 2001년 3월말(38조1000억원) 이후 15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집계됐다.

전체 여신 가운데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율은 1.87%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아친 2010년 3월(2.0%)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았다.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미국(1.54%, 작년 말), 일본(1.53%, 작년 9월 말) 등 주요국에 비해서도 높은 편이다.

부실채권은 대기업 여신 위주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기업 부실채권은 올해 3월 말 29조2000억원으로 전체 부실채권의 93.3%를 차지했다.

기업의 부실채권비율도 올해 3월 말 2.67%까지 상승했다. 대기업 부실채권 비율이 3월 말 4.07%로 작년 말보다 0.31%포인트 상승했다. 중소기업은 1.61%로 0.03%포인트 하락했다.

업종 별로는 조선(12.03%), 해운(11.43%)의 부실채권 비율이 높았다.

은행 별로는 STX조선해양,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여신이 집중된 산업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6.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수출입은행과 농협이 각각 3.35%, 2.15%였다.

국책은행에 비해 부실여신이 상대적으로 적은 시중은행의 경우, 우리(1.38%), 하나(1.24%), 국민(1.08%), 신한(0.86%) 등으로 부실채권 비율이 1%대 안팎을 나타냈다.

이재용 금융감독원 특수은행국 부국장은 "향후 조선업 등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부실채권 등 은행의 자산건전성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자산건전성 분류를 통한 적정 수준의 대손충당금 적립 등을 통해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해 나가도록 유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 3월말 가계 부실채권은 2조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000억원 늘었고, 신용카드 부실채권은 2000억원으로 유지됐다.

1분기동안 새로 발생한 부실채권은 7조5000억원으로 전 분기(13조3000억원)보다 5조8000억원 줄었으며, 정리된 부실채권은 6조2000억원으로 전 분기(6조5000억원) 대비 3000억원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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