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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티몬·삼성물산·두산인프라 20~30대 ‘희망퇴직’

“직원 간 형평성 위해 신입사원 포함”

(조세금융신문=유명환 기자) 최근 국내 대기업이 경영악화·사업구조조정·부서 슬림화 등에 이유로 차·부장급 대상으로 실사하던 희망퇴직을 이젠 20~30대 평사원에게까지 적용하고 있어 청년 세대의 고용불안이 상시화되고 있다. 특히, ‘신의 직장’이라고 불렸던 대기업과 IT기업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IT기업은 티몬과 삼성물산, 두산인프라코어가 20~30대 사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희망퇴직이 사회적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 13일 티몬은 지역사업부 직원 170여 명에게 24일까지 희망퇴직을 접수받는다는 사측 통보로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게 됐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희망퇴직을 공지 받은 한 직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블라인드’를 통해 희망퇴직을 공지 받은 한 직원은 “회사라는 게 이렇게 하루아침에 사람들에게 희망퇴직을 권고하는 그런 곳이냐”라면서 “근무한 지 6개월도 못 채운 직원들은 왜 뽑은 것이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오늘내일 실적보고 안 되겠다 싶으면 사업을 접어버리는 사업동아리입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속되고 있는 논란에 티몬 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역서비스부서 직원들에게 희망퇴직을 통보한 사실을 맞다.”라면서도 “직원들 간 형평성을 위해 신입사원 5명을 포함 시켰다”고 해명했다. 

이어 “최근 신입사원들과 면담을 한 뒤 명단에서 제외했다”라면서 “사업부서 직원들 대부분이 젊은 층에 속해있어 이직을 하는데 큰 어려움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직하기 좋은 나이”에 희망퇴직 통보

희망퇴직 명단에 속해 있는 지역사업부서 직원은 170여 명 중 대부분이 20~30대가 절반 이상 차지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티몬이 사업을 시작하는 시점부터 현재까지 근무했던 인원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택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 관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젊은 층들이 주로 이용하는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힘없는 청년들이라고 해서 필요할 때 쓰다가 자기네들이 필요에 따라 버릴 수 있는 제품처럼 취급한다면은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을 채용하는 문제에서 신중에 기여하지 못한 채 고용했다가 너 내 취직하기 쉬우니까 나가라 하는 기업의 기본적인 마인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대기업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말 삼성물산(건설부분) 직원들에 대해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당시 희망퇴직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들 중에는 20~30대 초반의 젊은 직원들도 포함돼 있었다. 입사한 지 5년이 되지 않은 사원·주임급들이다.

하지만 10여 일 만인 지난해 12월 28일 삼성물산은 사원·주임급 직원들에 대해서는 희망퇴직을 철회했다. 당시 두산인프라코어가 20대 직원들을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해 여론의 질타를 받은 직후였다. 

젊은 직원들은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기 위해 이미 회사를 나오지 않는 직원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자진해서 회사를 떠나겠다고 했던 직원들은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희망퇴직이 없던 일이 되면서 허탈해했다. 

삼성물산 측은 “처음에는 직원·주임 직원들도 희망퇴직 명단에 있었으나 나중에 철회했다”고 밝혔지만 그 배경은 설명하지 않았다.

두산인프라코어 역시 지난해 8월 희망퇴직 신청 과장에서 20대 직원, 입사 1∼2년차의 사원·대리급 직원들을 대상에 포함시키고 퇴직 신청을 강요해 드센 비판을 받았다. 

당시 비판 여론이 강해지자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1∼2년차 희망퇴직 신청을 철회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입사 1∼2년차 직원 28명이 낸 희망퇴직 신청서를 반려했지만, 일부 1∼2년차 직원들은 여전히 퇴직 의사를 밝혀 회사를 떠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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